(3) 창랑산 홍법 (상)
작자:백운비
【정견망 2007년 3월 31일】
1998년 3월 주말 오후.
한 량의 열차가 금사하(金沙河)을 따라 고산준령을 통과하고 있었다. 육청은 창문 가까운 자리에서 창밖으로 질주하는 청산을 보고 있었다. 수시로 푸르름 속에 한편 한편 거대한 붉은 주단이 잇달아 튀어나오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또 사라졌다. 그것은 산촌 지역 특유의 야생 두견화인데 또 영산홍(映山紅)이라고도 부른다. 지금은 바로 두견화가 만개하는 시절이라 마치 온 산과 들이 불 타는 것 같다.
오늘은 토요일이라 보도소에서 수련생들을 조직해 이웃한 창랑현(滄浪縣)에 가서 홍법을 하기로 약속한 날이다. 오후에 기차를 타고 저녁에 창랑현에 도착하여 잠을 잔 후 일요일 새벽 창랑산 공원에서 홍법하고 연공을 하려고 준비했다.
육청은 또 다시 과장에게 반나절 휴가를 청했고 과장은 시원스럽게 허가해주었다. 지금 공장은 반쯤 쉬고 있는 관계로 기술과 설계사들도 쉬면서 도면을 그리지 않는다. 작업장에서 카드놀이를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젊은 친구가 밖에 나가 기공을 선전하는 것이 그보다 낫겠네고 하면서 허락해주었다.
이번 창랑현 홍법에는 주의청과 육청이 많은 사람을 데리고 갔다. 두 보도원 외에도 8명의 수련생을 합해 총 12명이 갔는데 모두 자발적으로 참가한 것이다. 소성의 또 다른 한패는 왕건민의 인솔하에 작은 마을에 홍법하러 갔다.
홍릉도 육청을 따라 창랑현 홍법에 참가했다. 그녀는 수련에 정진하지 못했고 연공이나 법공부도 사흘 하고 이틀 쉬는 격이었다. 당시 홍릉은 백비가 외지로 출장을 나가 일요일에 심심했 때문에 창랑현에 홍법하러 간다는 말을 듣고는 자발적으로 참가하겠다고 한 것이다.
육청은 그녀가 무료함을 달래고 좀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의도임을 알았지만 그냥 좋다고 했다. 또한 단체 홍법활동에 많이 참가하는 것은 정진하지 못하는 수련생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육청 일행이 탄 기차는 단거리 완행이라 객차에는 빈자리가 많았다. 십여 명의 수련생은 넉넉하게 자리를 잡고 삼삼오오 무리를 이뤄 각자 잡담을 나눴다. 육청은 이것이 싫어 혼자 멀리 떨어져 앉아 조용히 청산을 바라보았다.
주의청은 사람들이 산만한 것을 보고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아 <정진요지>를 꺼내 들고 묵묵히 법공부를 했다. 소성에서 창랑현까지는 기차로 두 시간 거리인데 이 시간을 다그쳐 법공부를 했다. 평소 보도소 일이 복잡해 시간을 다그치지 않으면 공부할 시간이 부족해 법공부를 많이 할 수 없었다. 이는 용맹정진하게 수련하는 주의청으로서는 허용할 수 없는 일이었다.
다른 수련생들도 주의청이 공부하는 것을 보고는 부끄러운 생각이 일어 분분히 한담을 중단했다. 어떤 사람은 책을 보았고 어떤 사람은 설법녹음을 들었다. 객차는 즉시 조용해졌고 일부 여행객들은 이들이 일반 사람들과 다른 것에 호기심을 느껴 무엇을 하는지 물어보았다. 수련생들은 이 기회를 이용해 즉시 홍법을 시작했고 승객들에게 파룬따파를 소개했다. 그러자 객차 안은 또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했다.
육청은 속으로 찬탄했다. 주씨 아주머니는 확실히 잘하고 있구나. 이는 자신과 주씨 아주머니의 차이이다. 자신은 수련생들이 시끄러운 것을 보고 본능적으로 멀리 피해 조용히 혼자 지냈지만 주씨 아주머니는 자신과는 달리 자신의 높은 경지의 행위로 주변 수련자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이는 마치 한 송이 흰 연꽃이 혼탁한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듯 했다. 염되지 않은 그런 고결함이 인간세상에 하늘밖의 청량함을 가져다 줄 수 있고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정신이 들게 하니 정말로 대단한 진수제자(真修弟子)구나.
소성에 보도소가 건립된 후 보도소의 일은 아직까지 주로 주의청 부부가 중심이 되었고 육청은 평소 직장에 출근했다. 단지 아침 일찍 만풍산에서 연공하고 토요일 저녁에 단체 법공부를 했으며 일요일 오후에는 보도원 법학습을 했다.
특별한 일이 있으면 세 사람이 서로 잘 교류해 빨리 협조했고 공통의 인식에 도달했다. 나중에 소성 연공인의 숫자가 갈수록 많아지자 연공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연공장과 학습장소가 몇 개로 늘어났고 보도원도 이에 상응해 증가했다. 육청이 맡은 주요 책임은 기계공장 연공장의 법학습과 연공이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매일 새벽 사람들에게 연공음악 녹음기를 틀어주었고 수요일과 토요일 저녁에 두 차례 단체 법공부를 조직했다. 기계공장에서 연공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겨우 6,7명이었다.
육청은 소성 보도소를 건립한 후 지금까지 수련에 매우 정진했고 스스로도 층차가 아주 빨리 제고되는 것을 뚜렷이 느꼈고 층층 경지의 돌파가 마치 화살을 쏜 것처럼 빨랐다. 육청은 스스로 생각해도 불가사의하여 어떻게 수련이 이렇게 빠를 수 있을까 하고 여겼다.
육청은 점오(漸悟) 수련에 속했다. 사부님께서 넣어주신 천목(天目)이 열리자마자 다른 공간의 빛과 파룬이 도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의 심성이 끊임없이 제고됨에 따라 층차도 돌파되었고 보는 것도 갈수록 미묘해졌으며 갈수록 수승해졌다.
특히 보도소를 건립한 후 육청은 법공부와 수련을 더욱 엄격히 했고 층차의 돌파도 더욱 가속화되었다. 때로는 하루에 몇 층의 천체를 돌파해 그야말로 화살보다 더 빨랐다. 육청은 우주 공간의 색깔과 연공인이 수련해낸 공(功)의 색이 서로 대응하는 것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조잡하고 거칠며 속인공간의 색깔인 빨주노초파남보, 유색(有色), 무색(無色)이었는데 다음에는 더 투명한 빨주노초파남보, 유색, 무색이었고 더욱 투명한 빨주노초파남보, 유색, 무색으로 진입했다. 이것을 유추하자면 무궁무진했다.
육청은 <전법륜>에서 점오에 관한 설법을 착실히 기억했는데 매 하나의 층차에 결코 연연해서는 안 된다. 육청은 처음에는 백비와 홍릉에게 자신이 본 장면을 설명해줄 수 있었으나 뒤로 갈수록 설명할 수 없었으며 이런 것을 말하면 백비 등이 흠모해 마지않아 그들의 수련을 엄중히 교란할 뿐만 아니라 자기의 제고에도 심각한 장애가 됨을 발견했다.
홍릉 등은 걸핏하면 육청에게 무엇을 보았느냐고 물으며 육청에게 자기들의 수련이 어떠한 지 봐달라고 했다. 종종 육청이 일단 말을 하기만 하면 천목이 한동안 봉폐되었고 영문을 모르게 밑으로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만일 그래도 깨닫지 않으면 방 벽에 머리를 부딪쳐 피를 흘리기도 했다.
나중에 주의청이 육청을 찾아와 매우 엄숙하게 육청과 법리적인 교류를 했고 다시 한 번 진정으로 사부님께서 1997년 6월 18일 발표한 경문 《가늠하는 표준을 다시 논함》을 학습했다.
육청은 놀라서 온몸에 식은땀을 흘렸다. 다른 공간의 것은 마음대로 말할 수 없는 것으로 더욱이 대법제자의 수련 정황은 더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자신이 본 것은 단지 자기가 있는 층차에서 나타난 것에 불과하며 결코 대법제자 전체의 진상이 아니고 또 속인 마음의 작용 하에 본 것은 어쩌면 마음에 따라 변화된 것인지도 모른다. 책임지지 못하고 마음대로 말하게 되면 수련생의 수련을 심각하게 교란하게 된다.
이때부터 육청은 입을 함구하고 백비, 홍릉이나 다른 수련생들에게 자신이 천목으로 본 현상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비록 홍릉이 아무리 자극할지라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나중에 백비, 홍릉 또한 법리로부터 자기의 집착심을 알았고 또 매우 좋지 않은 속인 마음이라 제거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때부터 다시는 육청에게 다른 공간의 일을 묻지 않았다.
육청이 다른 공간을 볼 수 있는 이 일은 점점 소성 수련자의 화제로부터 사라져가게 되었다. 그러나 소성의 노수련생들은 모두 보도소 부소장인 육청이 점오 수행하는 대법제자임을 알고 있었다.
육청이 사색에 잠긴 중에 열차는 창랑현 경내로 진입했다. 그런데 창랑현 철로의 경계비가 육청의 눈 앞에 나타나는 찰라 육청은 갑자기 매우 불편함을 느꼈다. 마치 어떤 생명이 희미한 곳에서 자기 일행을 엿보는 것 같다는 매우 강렬한 예감이 있었고 이번 창랑현 여행이 순조롭지 못할 것임을 느꼈다,
육청이 강렬하게 예감할 때 주의청 역시 마치 육청의 사유 파동을 느낀 것 처럼 머리를 들어 눈빛으로 육청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물었다. 육청은 주의청에게 미소로 고개를 흔들며 아무 일도 없다고 했다.
저녁 시간에 주의청, 육청 일행은 창랑현 시내에 도착했다. 사람들은 시내 작은 음식점에서 잠시 저녁 식사를 했다. 주의청은 다른 사람이 식비를 내는 것을 대신하려 했으나 사람들은 허락하지 않았다.
창랑현 홍법은 모두들 자원한 것인데 어떻게 그녀가 자기 대신 밥값을 내게 할 수 있느냐며 다들 안 된다고 했다. 사람들이 주의청에게 여러 번 말한 결과 밥값은 각자 분담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밥을 먹은 후 사람들은 창랑산 공원에서 가까운 초대소를 찾았는데 창랑현 목축국(畜牧局) 초대소였다.
초대소에 자리를 잡은 후 사람들은 단체 법공부를 하며 낭랑하게 책을 읽으면서 정신을 집중했다. 오직 육청만이 정신이 좀 없었고 불안한 예감이 더욱 강해졌다.
저녁 열시가 되자 사람들은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창랑산 공원에서 홍법해야 했으므로 각자 방에 들어가 휴식하고 잠을 잤다.
육청의 방에는 네 개의 침상이 있었다. 육청을 포함해 네 명의 남자가 잤으며 주의청 일행은 8명이라 두 개의 방에 나누어 투숙했다. 육청의 방에 있는 몇몇 남자 수련생들은 방에 돌아온 후 잠깐 이야기하고는 곧 잠이 들었다. 육청은 아미산에서 온 후 내내 자시(子時)에 가부좌하는 습관이 들어 나중에 대법을 수련할 때도 정공수련은 자시에 안배했다. 이에 잠을 이루지 못한 육청은 다른 사람들을 귀찮게 할까 봐 <전법륜>을 들고 복도의 불빛 아래서 법공부 하다가 11시가 되자 육청은 여관 뒤 화원에서 가부좌를 했다.
별빛은 찬란하고 은하수가 가로지르는데 산마을 소성의 사람들은 이미 깊이 잠들었고 꿈나라로 깊이 빠져 일체가 고요하고 상화하였다. 육청은 점점 입정하여 파룬따파 정공(靜功)수련 특유한 상태로 들어갔다. 마치 계란 껍질 속에 들어간 것처럼 미묘해졌고 다른 공간의 경치가 점점 육청의 눈앞에 전개되었다.
육청의 온몸에서는 흰 빛이 발산되었는데 부드러웠고 머리 위에는 큰 파룬 하나가 천천히 돌면서 담홍색의 빛나는 갓으로 육청을 완전히 덮어 씌웠다. 이는 대법 수련의 보호막이다. 이 때 기괴한 일이 발생했다. 보니 육청의 몸에서 갑자기 몸을 벗어난 하나의 육청이 나가더니 육청 옆에 앉아 가부좌를 하고 결인(結印)하고 입정했다.
그의 모습은 가운데 앉은 육청과 같은 크기이며 자세나 입은 옷까지도 같았다. 더욱 괴상한 것은 중앙에 앉은 육청의 몸에서 또 희고 검은 두 갈래의 광명이 발사되어 보호 갓으로 날아가더니 희고 검은 두 마리 용이 되어 담홍색의 보호막 주위를 감싸고 돌았다. 육청을 위해 호법(護法)하는 것이 분명했다.
육청은 이렇게 조용히 파룬따파 정공 “신통가지법(神通加持法)”을 연마했는데 현묘하고 장엄했다. 그러나 먼 하늘에서 먹구름이 서서히 일어나더니 은은히 천둥소리가 울려왔다. 마치 일종 알 수 없는 위험을 전해주는 것 같았다.
발표시간:2007년 3월 31일
정견문장 : http://zhengjian.org/zj/articles/2007/3/31/4305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