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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하시순(華夏詩醇)〗 왕유의 ‘송별’(送別) 감상

글/ 당련(唐蓮)

【정견망】

말에서 내려 그대에게 술을 권하며
어디로 가느냐? 물으니
그대는 세상에 뜻을 얻지 못해
남산 기슭에 돌아가 은거한다 말하네
더는 묻지 말고 가기만 하오
흰구름 다할 날 없으리니!

下馬飲君酒,問君何所之?
君言不得意,歸臥南山陲。
但去莫復問,白雲無盡時!

【주해】

음군주(飲君酒):그대에게 술을 권한다는 뜻. 여기서 음(飮)은 동사로 술을 마시라고 권한다는 의미.
지(之):가다.
남산(南山): 장안의 종남산을 가리킨다.
수(陲):근처
단(但):다만, 단지.

【분석 및 감상】

이 시는 현실에 만족하지 못해 은거하러 떠나는 벗을 송별하며 지은 작품이다. 시속에 문답법을 사용했다. 왜 은거하는지 묻자 벗은 뜻을 얻지 못해서라고 했다. 즉 현실 생활에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종남산에 들어가 은거하려(또는 수련)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해석은 벗이 좌절을 겪어 관직에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남산에 들어가 은거하려 한다고 본다. 필자는 이 해석이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정말 관직에 진출하지 못해 좌절했다면 나중에 은거하려는 뜻을 바꾸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이 시에서 가장 음미할만한 부분은 마지막 두 구절로, 시인의 태도를 잘 드러낸다. 이 두 구절에 대해 역사적으로 아주 다양한 해석이 존재해왔다.

청나라 문인 심덕잠(沈德潛)은 “흰구름(白雲)은 다함이 없으니 스스로 즐기기에 족하고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말은 할 필요가 없다”고 해석했다.

또 다른 이는 “산속의 흰구름은 다할 때가 없지만 세간의 부귀와 공명은 오히려 끝날 때가 있다. 이번에 산에 들어가 은거하노라면 저절로 즐거움이 있으리니 내가 구태여 힘들게 물어볼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해석한다.

두 가지 해석 모두 ‘흰구름은 다함이 없음’(白雲無盡)을 깊은 산에 은거하며 저절로 얻는 즐거움이 있음을 가리킨다고 본다.

벗이 종남산에 은거하는 것에 대해 의심할 바 없이 지지하고 찬성하는 시인의 태도를 잘 보여준다!

“단거막부문(但去莫復問)”이란 억지로 말리지 않고 지지한다는 뜻을 표시한다.

【제가평론(諸家評論)】

당중언(唐仲言): “이 작품은 어진이가 돌아가 은거하는 것을 송별하는 시이다. 대체로 질문을 통해 자신의 심정을 말한 것이 이와 같다. 또한 그대는 더 이상 내게 물을 필요 없으니 흰구름은 다함이 없으니 충분히 절로 즐거울 것이다.”(《당시해(唐詩解)》)

왕익운(王翼云): “이 시는 의미나 격조에서 이태백의 《산중문답(山中問答)》과 유사하다.”(《당시합선상해(唐詩合選詳解)》)

왕상기(王湘綺):“남조(南朝) 때 심약(沈約)이 지은 《별범안성(別范安成)》과 비슷한 패턴이 보인다.”(《수비당시선(手批唐詩選)》)

육시옹(陸時雍):“그윽하면서 저절로 얻음이 있다.”(《당시경(唐詩鏡)》)

종성(鍾惺):“단거막부문(但去莫復問) 백운무진시(白雲無盡時)란 10글자로 감정을 모두 표현했다. 함축된 의미를 깨닫지 못해도 깊이 음미해보면 왕유가 청정과 적막만을 고집했다기보다는 무심(無心)으로 세상을 살아간 사람임을 알 수 있다.”(《당시귀(唐詩歸)》)

왕세정(王世貞):“감개(感慨)와 기탁(寄託)이 모두 마지막 10글자에 달려 있다. 함축된 뜻을 모르겠으면 깊이 음미하다보면 저절로 보게 될 것이다.”(《예원치언(藝苑卮言)》)

심귀우(沈歸愚):“흰구름은 다함이 없어 족히 스스로 즐길 만하니 더는 뜻을 얻지 못했다고 말하지 말라.”(《당시별재(唐詩別裁)》)

황향석(黃香石):“이런 종류의 시는 말을 다하지 않는 것에 묘미가 있다.”(《당현삼매집황평(唐賢三昧集黃評)》)

원문위치: http://big5.zhengjian.org/node/157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