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简体 | 正體 | English | Vietnamese

명의 순우의가 맥을 보고 병을 치료한 이야기 (1)

글/ 사가(史珂) 정리

【정견망】

들어가는 말

태창공(太倉公) 순우의(淳于意)는 제나라 임치(臨淄)사람으로 젊어서부터 의술을 좋아했다.

한나라 고후(高后) 8년(서기전 180년), 당시 같은 군(君) 원리(元里)의 공승(公乘)인 양경(陽慶)에게 의술을 배웠다. 이때 양경의 나이는 이미 70이 넘었는데 자신의 비방과 의술을 전수할 아들이 없었기 때문에 순우의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던 비전(祕傳)의 의서(醫書)를 전수하기 시작했다.

또 황제(黃帝)와 편작(扁鵲)이 남긴 맥서(脈書)를 전수해 주었고, 다섯 가지 안색으로 병을 진단하여 사람의 생사를 알 수 있은 의술을 가르쳤다. 의심스러운 병의 증세를 알아내어 치료할 수 있었고, 약을 쓰는 것에 아주 정통했다.

순우의는 3년 동안 양경에게 가르침을 받았는데, 그동안 남의 병을 고쳐주기도 하고 살지 죽을지를 판단해주기도 한 것이 효험이 많았다. 그러나 임치 주변의 제후국들을 돌아다니며 노닐기만 하고 집을 집으로 여기지 않고 때로는 남의 병을 치료해주지 않기도 해 병자가 있는 집에서 그를 원망하는 자가 많았다.

문제(文帝) 4년(서기전 176년), 어떤 사람이 서장을 올려 순우의를 고발했다. 순우의는 신체 일부를 절단한 육형의 판결을 받고, 형벌을 받으러 역마로 장안으로 압송될 운명에 처했다.

순우의는 아들이 없고 딸만 다섯이었는데 막내딸 제영(緹縈)이 부친을 따라 장안에 들어가 간절한 상소를 올리자 문제가 감동을 받고 사면해주었다.

순우의가 집에 머무르고 있을 때, 황제가 조서를 내려 순우의가 병을 치료해서 살았든 죽었든 간에 효험을 본 자가 몇 사람이었는지, 또 그 환자들의 이름은 누구인지를 물었다. 그 조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네 의술에서 뛰어난 점은 무엇이고, 잘 치료할 수 있는 병은 무엇인가? 또 그것에 관한 의서(醫書)를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의술은 어디서 닦았는가? 몇 년 동안 배웠는가? 예전에 효험은 본 사람은 어느 현, 어느 고을 사람인가? 그들은 무슨 병에 걸렸던 것인가? 치료를 하고 약제를 쓴 후 그 병세는 어떻게 호전시켰는가? 모두 자세히 대답하도록 하라!”

다음은 순우의가 대답한 내용 중에서 몇 가지 일화를 뽑아 정리해본다.

◇◇◇ ◇◇◇

(1)

제나라 시어사(侍御史) 성(成)이 스스로 두통에 걸려, 제가 그의 진맥을 짚어보고 진찰하면서 말했습니다.

“공의 병은 매우 중해 제가 어떻게 말씀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곧 물러 나와 성의 아우 창(昌)에게 이렇게 알려주었다.

“당신 형님의 저병(疽病)입니다. 저(疽)가 장(腸)과 위(胃) 사이에 생기면 닷새 후 그것이 부풀어 오르고 다시 여드레가 지나면 고름을 쏟고 죽을 것입니다.”

성의 병은 과도한 음주와 방사(房事)로 인해서 생긴 것인데 결국은 제가 예상한 대로 죽었습니다.

제가 그의 병을 알 수 있었던 이유는 제가 그의 맥을 짚었을 때 간기(肝氣)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간기가 탁하며 고요한 것은 내부는 심각하지만 겉으로는 뚜렷하지 않은 병입니다.

『맥법(脈法)』에 따르면 “맥이 길고 현(弦 역주: 활시위같이 팽팽한 것)하며 사계절을 따라 변하지 않는 것은 그 병이 주로 간(肝)에 있습니다. 맥이 길고 팽팽하지만 고르면 경맥(經脈)에 병이 있는 것이고 불규칙하면 낙맥(絡脈)에 병이 있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경맥에 이상이 있는데 평온하면 그 병이 힘줄과 골수에서 생긴 것이고 맥박이 불규칙해서 갑자기 끊어졌다 높아졌다 하는 것은 그 병이 과도한 음주와 방사에서 생긴 것입니다.

그리고 닷새 후에 종기가 부풀어 오르고 다시 여드레가 되면 고름을 쏟고 죽을 것을 안 것은 그의 맥을 짚었을 때 소양(少陽)에 처음으로 대맥(代脈)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대맥의 출현은 소양 경맥에 병이 생긴 후 소양 낙맥에까지 발전되어 병이 주로 낙맥에서 발전되어 병은 급속히 전신에 퍼지게 되어 결국 사람은 죽게 되는데, 그것은 낙맥에서 생긴 병 때문입니다. 이때에는 아직 대맥이 왼손 촌구맥(寸口脈) 초관(初關) 일분(一分)에 나타났을 뿐이므로 속에 열은 있어도 고름은 나오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나 오분(五分)까지 미치면 소양의 말단에 이르게 되고, 다시 그때부터 여드레가 지나면 고름을 쏟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대맥이 위로 이분(二分)까지 이르면 고름이 나오기 시작하고 말단까지 이르면 종기가 부풀어 올라 있는 대로 고름을 쏟고 죽는 것입니다.

열이 높아지면 양명(陽明)의 경맥(經脈)을 찌르게 하고 소락맥(小絡脈)을 타게 하는데, 소락맥이 움직이면 낙맥이 서로 연결된 부분에 병이 생기고, 이렇게 되면 또 문드러지고 풀어져서 낙맥이 서로 막히게 됩니다. 이리하여 열기(熱氣)가 위로 상승하여 머리에 이르게 되면 두통이 됩니다.

(2)

제왕(齊王) 둘째 아들의 아이가 병에 걸려, 제가 불려 들어가 진맥을 보았습니다. 그 때에 저는 진단을 마치고 “기격병(氣鬲病)입니다. 이 병에 걸리면 사람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고 음식이 목구멍을 넘어가지 않게 하고 때로는 담(痰)을 토하게 합니다. 이 병은 마음에 근심이 많아 늘 먹기를 싫어했기 때문에 생겼습니다.”

저는 즉시 그에게 하기탕(下氣湯)을 지어 마시게 했습니다. 그러자 하루 만에 기가 내려가고 이틀 만에 식욕이 돌았으며 사흘 만에 완전히 나았습니다. 이 아이의 병을 알아낸 것은 그 맥을 짚어보니 심장에 병이 있는 맥상을 느꼈기 때문인데, 심맥(心脈)이 무겁고 탁하며 안정되지 않고 빨랐습니다. 이것은 낙맥에 양기(陽氣)가 엉겨서 생긴 병입니다.

『맥법』에 따르면 “맥박을 손가락으로 짚으면 빨라졌다가 손가락을 떼면 느려졌다 해 안정되지 않는 것은 그 병소(病巢)가 마음에 있는 것이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전신에 열이 있고 맥박이 빨리 뛰며 힘이 있는 것을 중양(重陽)이라고 하는데, 양열(陽熱)이 심하면 마음을 어지럽게 해 번민하게 되고 음식이 넘어가지 않게 됩니다. 이것은 마음속으로 너무나 슬퍼한 결과에 의한 것으로서 병은 근심에서부터 생긴 것입니다. 만약 때맞추어 치료하지 않으면 열이 혈맥(血脈)을 상하게 하고 낙맥을 병들게 해 위로 역류합니다. 피가 역류하면 죽게 되는 것입니다.

(3)

제나라의 낭중령(郎中令) 순(循)이 병이 들었을 때 많은 의사들이 모두 기(氣)가 거슬러 올라가 심장 속으로 들어가서 생긴 병으로 여겨 침을 놓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진찰해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병은 용산(涌疝)인데 이런 병에 걸리면 대소변을 보지 못한다.”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순(循)이 말했습니다.

“대소변을 보지 못한 지 사흘이 됩니다.”

그래서 제가 화제탕(火劑湯)을 마시게 했습니다. 한 번 마시니 소변을 보게 되었고, 두 번 마시니 대변을 시원하게 잘 보게 되었고, 세 번 마시니 병이 다 나았습니다. 이 병은 지나친 방사 때문에 걸린 것입니다.

제가 순(循)의 병을 안 것은 그의 맥을 짚었을 때 오른손 촌구맥 부분의 기가 급박하고 맥에 오장(五臟)의 기가 느껴지지 않았으나 맥상이 아주 크고 빨랐기 때문입니다. 맥이 빠르면 몸의 중초와 하초의 열사(熱邪) 물이 소용돌이치듯 용솟음칩니다.

왼손 맥이 크고 빠르면 열이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고, 오른손 맥이 크고 빠르면 열이 위로 끓어오르는 것인데, 좌우 어느 쪽의 맥에도 오장의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용산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또 체내에 열이 있으므로 소변이 붉은 것입니다.

자료출처: 《사기 편작창공열전》)

(계속)

 

원문위치: http://zhengjian.org/node/24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