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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이 당승(唐僧)에게 선물을 요구한 일을 말하다

대법제자

【정견망】

어렸을 때, 신화 소설 《서유기(西遊記)》를 읽다가 마지막 부분에 잊히지 않는 장면이 하나 있다. 당승 사도(師徒) 일행이 천신만고(千辛萬苦)끝에 어렵게 서천(西天)에 도착해 마침내 진경(真經)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여래 아래의 두 대제자(大弟子)들로부터 뜻밖의 난을 겪는데, 당승에게 돈을 줘야만 진경을 준다고 했다.

당승 사도들이 이를 무시하자 결국 무자(無字) 경서를 받았다. 나중에 자신들이 속은 것을 깨달은 당승 사도는 여래불께 돌아가 두 화상을 고발하지만 여래는 제자를 꾸짖지 않고, 그저 당승에게 진경을 주라고만 당부했다. 그럼에도 두 화상이 여전히 당승에게 선물을 요구하자 당승은 먼 길을 오느라 선물을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면서 어쩔 수 없이 식기인 자금발우(紫金缽 역주: 애초 당승이 대당을 떠날 때 태종이 선물로 하사한 물품의 하나)를 꺼내 두 화상에게 넘기고 나서야 진경을 손에 얻는다.

그런데 당승에게 선물을 요구한 두 화상은 이미 나한으로 수련 성취된 인물로 하나는 가섭(迦葉)이고 다른 하나는 아난(阿難)이다. 둘 다 부처님의 10대 제자로 꼽히며 석가모니 부처님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렇다면 이 두 사람은 득도(得道)한 고승이라 할 수 있는데, 왜 그들은 여전히 돈을 요구했을까?

《서유기》는 표면적으로는 신화 소설이지만, 사실 도가의 고인(高人)이 엮은 수련 이야기다.

중화민국 이전까지 서유기의 저자는 줄곧 원대(元代)의 장춘진인(長春真人) 구처기(丘處機)로 알려졌다. 포송령(蒲松齡)은 “손오공은 바로 구옹(丘翁 구처기)의 우화”라고 언급했다. 즉 서유기에서 손오공은 구진인(丘真人)이 쓴 우화 인물이라는 뜻이다.

당시 구처기의 제자 중 한 명이 스승의 전기적인 여행에 관해 《장춘진인서유기(長春真人西遊記)》라는 책을 쓴 적이 있다. 구처기의 명성이 워낙 높았고, 《서유기》에 따로 저자 서명이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소설 《서유기》를 구처기가 쓴 것이라고 오인한 것이다.

명말청초(明末淸初)에, 황우직(黃虞稷)이란 대 장서가(藏書家)가 있었는데, 그는 아주 많은 책을 수집하고 그 컬렉션의 목록을 작성했다. 그는 앞서 언급한 오승은의 《서유기》를 지리학 책으로 분류했다. 이를 통해 본다면 오승은의 《서유기》가 한때 지리 여행기로 간주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나중에 민국시기에 들어와 노신(魯迅 루쉰)과 호적(胡適 후스) 역시 이 자료를 알고 있었다. 그들이 속인 사회에서 매우 유명했기 때문에 서유기 저자가 오승은이란 설명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서유기》는 이 신화 소설의 속칭일 뿐이고 전체 명칭은 《서유석액전(西遊釋厄傳)》이다. 만약 정말로 오승은이 이 책을 썼다면, 사료(史料)에 오승은이 쓴 《서유석액전》이라 적혀 있어야 한다.

여기서 필자는 서유기의 진짜 저자가 누구인지에 대해 자세히 살필 여유는 없다. 하지만 장회체(章回體) 목록을 보면 도가 연단술(煉丹術) 특유의 용어들이 대량으로 등장하는 것을 보면 저자는 도가(道家)의 고인임에 틀림이 없다. 저자는 우리에게 다채로운 신화 이야기를 제공하는 외에 또 도법(道法)과 불법(佛法)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작품 속에 녹여 넣었다.

한 부의 신화소설이 역사적으로 광범위하게 유전되어 내려온 것에는 절대 아무런 연고가 없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실 다른 공간에서 발생한 이야기를 기록한 것이다. 우리는 평행(平行 또는 우주) 공간을 말하는데 우리 이 공간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 공간들이 아주 많다. 어떤 곳은 시간이 좀 빠르고 어떤 곳은 좀 느리며, 사회 상태도 완전히 같진 않다. 《서유기》 이야기는 바로 이런 하나의 평행 공간에서 발생한 것이다. 우리 이 공간에 당승이 있다면, 그의 그 공간에도 당승이 있다. 사회적 상태가 완전히 같진 않기 때문에 그들의 공간에도 손오공, 저팔계, 사화상 등이 있다.

작가는 가섭과 아난이 취경인(取經人)에게 선물을 요구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한 가지 이치를 알려주고자 한 것이다. 바로 “잃지 않으면 얻지 못하는 것(不失不得)”으로 당신이 무언가를 얻으려 한다면 그럼, 반드시 어떤 것을 잃거나 또는 다른 것으로 교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승에게 있어 그가 잃은 것은 속인 중에서 밥을 먹는 그릇으로 즉 그가 가장 소중히 여긴 것으로 이것이 바로 그의 최후 집착이다. 사실 그가 진정으로 잃은 것은 바로 속인 마음이다.

전에 어떤 사람이 내게 부처에 대해 물었다.

“그는 그렇게 큰 애를 쓰시면서 사람을 구하려 하는데 그는 대체 무엇을 얻습니까?”

내가 대답했다.

“그가 얻는 것은 바로 정각(正覺)으로 수련 성취한 신(神)입니다.”

두 대나한(大羅漢)에 대해 말하자면 그들이 수호한 것은 바로 잃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는 이치였다. 사람이 수련한다고 해서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을 순 없으면 오직 얻으려고만 하고 대가를 치르려 하지 않는 이것은 속인 중에서도 옳지 않은 것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5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