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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의 시: 사람이 그림 속에 들어간 듯

섬섬(纖纖)

【정견망】

사람들은 흔히 “시처럼 그림처럼(如詩如畫)”이라고 말한다. 그림에는 흔히 시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시는 흔히 그림 속에 있는 듯하다. 한폭의 좋은 그림은 흔히 시의 경계(境界)이며, 한 수의 좋은 시는 또 우리에게 배후의 아름다운 화경(畫境)을 보여준다.

이백의 시는 호방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낭만과 섬세함도 지니고 있다. 이백이 일찍이 천하 산수를 유람하다 《청계행(淸溪行)》이란 시를 지었다.

청계가 내 마음을 맑게 하나니,
물빛이 다른 물과 전혀 다르네.
신안강에 묻노니,
바닥이 보인다 한들 이것만 하겠는가
사람은 밝은 거울 속을 가고,
새는 병풍 속을 건너가네.
해 질 무렵 성성이는 슬피 울고,
공연히 먼 길손 슬프게 하네.

清溪清我心
水色異諸水
借問新安江
見底何如此
人行明鏡中
鳥度屏風裡
向晚猩猩啼
空悲遠遊子

“청계가 내 마음을 맑게 하나니,
물빛이 다른 물과 전혀 다르네.
신안강에 묻노니,
바닥이 보인다 한들 이것만 하겠는가”

시인은 바닥이 환히 보이는 청계(淸溪)를 좋아한다. 시인은 호방한 사람이라 자연히 솔직한 사람을 좋아하고, 에돌려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또한 마찬가지로 사람 마음이 청계처럼 맑고 투명한 것을 좋아한다. 다만 사람 마음이 바다처럼 깊으니 어찌 그리 쉽게 분명히 볼 수 있겠는가?

이상과 현실의 충돌은 시인을 좀 당황하게 한다.

“사람은 밝은 거울 속을 가고,
새는 병풍 속을 건너가네.
해 질 무렵 성성이는 슬피 울고,
공연히 먼 길손 슬프게 하네.”

청계의 물은 맑고 물결이 치지 않아서 마치 거울과 같다. 계곡 주변을 걷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마치 거울처럼 물에 비친다. 또한 주변 환경이 커다란 병풍 같아서 시인이 언급한 것처럼 새들이 병풍 속을 날아다니는 듯하다. 이 두 구절은 마치 자신과 산수(山水)를 그림 속에 담아낸 것과 같다. 거울이든 병풍이든 모두 그림 속에 있는 것 같지 않은가? 밤이면 들리는 성성이의 울음소리는 시인에게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사람은 밝은 거울 속을 가고, 새는 병풍 속을 건너가네.” 이것이 그림인가 아니면 신화인가, 정말로 뭐라 단정하기 어렵다.

시인은 마지막 구절에서야 주제를 언급했으니 이렇게 많은 글을 썼지만 여전히 자신의 고향이 그리울 뿐이다.

먼 길을 떠난 사람이 고향과 친인을 그리워하는 것은 아무리 강하다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의 고향은 대체 어디에 있는가? 천리 밖 태어난 곳인가 아니면 아득히 먼 천국 세계인가?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7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