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화중생(浴火重生)하는 봉황의 내력
계항
[정견망]
내가 <만물은 영성이 있다: 곰인형이 말해준 봉황의 내력>을 쓰면서 교정을 보려고 하다가 과거 “욕화중생(浴火重生 불로 씻고 다시 태어난다는 뜻)”한 봉황의 내력 및 나와의 인연관계를 알게 되었다.
삼계(三界) 외의 한 층차에 하나의 단원세계가 있는데 묘현세계(妙賢世界)라 했다. 이곳을 주재하는 이는 묘현선자(妙賢仙子)였다. 묘현선자는 단정하고 우아하며 상투를 높이 틀었고 의상이 밝고 화려했다. 그녀는 늘 황금색 봉황을 타고 다녔다. 선자가 가끔 봉황에 앉아 옥피리를 들고 선악을 연주하면 불면 봉황은 일어나 춤을 추었다. 그러면 온갖 새가 다 날아와 모이는데 그 장면은 장관을 이룬다. 그런데 묘현선자는 바로 내가 아래로 걸어내려가는 과정 중에 그 층차 중에서의 형상이었다.
묘현세계에 통령산(通靈山)이란 선산(仙山)이 있다. 통령산의 어느 바위 위에 통령초(通靈草)라는 한 그루 선초가 자란다. 통령초는 잎이 두 개 밖에 없는데 파르스름하고 아주 예쁘며 신선 세계의 새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하루는 선초가 선학(仙鶴)의 머리위에 붉은 점이 있는 것을 보고 이 붉은 색이 아주 보기 좋다고 느껴 꼼짝도 않고 보고 있었다. 선학이 말했다. “네가 붉은 색을 좋아하니 내가 한 가지 물건을 주겠다. 기다려라.” 하고는 선학이 날아갔다. 얼마 안 되어 돌아왔는데 입에는 자홍색의 열매를 물고 있었다. 선학은 열매를 선초의 잎 중간에 놓았다. 그러자 열매에서 상큼한 웃음소리가 나더니 그 속에서 통통한 여자아이의 형상이 나타났다.
선학이 말했다. “이 열매는 산 뒤쪽의 돌 위에 있는데 이미 오래되었다. 내가 그것을 물어 와서 네 동반자로 삼도록 하마.” 선초는 고맙다고 하고 매우 좋아했다. 열매도 좋아했다. 천천히 이 열매는 붉은 색으로 변했는데 어떤 때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잎 위에서 기다렸다. 때로는 잎의 중간에서 떼구르르 굴렀고 또 밝은 빛을 내뿜었다. 또 어떤 때는 선초에서 뛰어나오기도 하고 날아온 새의 정수리에서 돌기도 하며 새가 날개를 폈을 때 그 위에서 뛰어다니며 선조와 놀았다. 시간이 길어지자 열매는 꽃봉오리로 변하여 선초에서 하늘거리며 선초와 혼연일체가 되기도 했다. 여기에 온 새들은 모두 그것들을 자모선초(子母仙草)라고 불렀다.
나중에 묘현선자가 인간세상으로 내려가 조사정법(助師正法) 하려고 했다. 선자가 내려갈 때 봉황은 통령산의 자모선초 부근의 한 바위 위에서 휴식하고 있었다. 자모선초의 열매는 봉황을 매우 좋아하여 봉황이 휴식할 때 열매는 그 옆으로 달려가서 놀았다. 봉황이 부주의로 입을 크게 벌리자 열매가 봉황의 체내를 보니 마치 시원 투명한 세계 같아서 놀고 싶은 마음이 크게 일어났으며 도대체 그것이 뭔지 보고 싶었다. 그래서 한 갈래 자색 기운으로 화하여 봉황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봉황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입으로 무엇이 들어온 것을 느꼈는데 매우 부드럽고 가벼워 아무것도 깨어난 후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다.
봉황이 돌아온 후 선자가 이미 내려 간 것을 알고 아무것도 고려하지 않고 선자를 따라가려고 했다. 이때 한 장의 천서(天書)가 나타났는데 그 위에는 이렇게 씌어 있었다 (대강의 뜻): 자모선초의 열매는 무수한 세월을 거쳐 자란 것인데 봉황이 무의식중에 선과를 먹어 자모선초의 자모가 분리되게 했으니 선초에게 빚을 졌으며 상환해야 한다.
봉황은 이것을 보고 어리둥절했다. 이때 또 한 장의 심상치 않은 천서가 나타났는데 그 위에는 “서약”이라는 두 글자가 쓰여 있었고 아래에 글자는 대강 이런 뜻이 적혀있었다: 봉황이 내려가서 선과가 단련하는 것을 도우면 선초에게 빚을 갚을 수 있다. 봉황이 내려가서 주인을 찾아 중생을 위해 고난을 감당하고 후세를 위해 문화를 남기고 정법이 오기 전에 다른 공간에 갇힐 것이다. 정법시기에 주인이 법을 얻어 봉황의 유래를 써내야만 비로소 구도 받을 수 있다.
봉황은 서약을 보고 주인이 법을 얻어야 한다는 굳은 일념이 나와서 우주의 구세력의 안배를 받아들이고 입으로 서약 용지에 서명을 했다. 그리고 나서 주인을 찾으러 내려갔다.
끊임없이 아래로 내려가는 중에 봉황은 역시 아래로 내려가던 다른 신선 세계의 일부 새들과 동행했다. 봉황은 자태가 대단한 남색 공작에게 부탁해 공작더러 이후에 자신을 좀 도와달라고 했다. 남색 공작은 말했다. “만일 가능하다면 내가 최대한도로 너를 도와줄께.”
다시 선과를 말하자. 선과는 봉황의 체내에 들어간 후 이곳이 매우 오묘하고 넓은 세계임을 느껴 나오고 싶지 않았다. 그 속에서 천천히 놀러 다닐 때 봉황이 내려갔고 열매는 점점 하계의 험악함을 느껴 더욱 나오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봉황이 한 차례씩 욕화중생 할 때마다 이 열매는 선단과 유사한 작용을 하여 시원한 감로수같이 봉황의 고초를 좀 경감시켜주었고 자기도 단련을 했다.
일정한 시기가 되어 우주 구세력의 신이 네 개의 신령을 파견했다. 손에 무형의 자물쇠를 들고 봉황이 또 한 번 욕화중생 하기 전에 봉황을 봉황산에서 쫓아내어 오동나무 사이에 무형의 자물쇠를 펼쳐 봉황을 가두었으며 그것의 발을 바위에 묶었다. 이때부터 봉황은 자유를 잃었다.
바로 이렇게 봉황은 바위에 갇혀 비몽사몽 매우 피곤했다. 선과는 이따금씩 탄식하는 소리를 내어 봉황이 결코 혼자서 고단한 것이 아님을 느끼게 해주었다. 봉황은 내심 초조하며 몸과 마음이 극히 초췌했을 때 순간 눈 앞에 붉은색 꽃잎이 번쩍하며 펄럭이며 떨어지면서 네 글자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았다: 정법을 기다려라. 이런 장면이 수십 차례 나타났다.
또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다. 어느 날 봉황은 미묘한 음악소리를 들었는데 그것은 인간세계에서 오는 선악이었다. 봉황은 알지 못했지만 그것은 대법제자의 연공음악이었다. 나중에 봉황은 또 “보도(普度)” 음악이 울리는 것을 듣고 조용히 귀 기울여 들었는데 내심 편안했으며 구도 받을 시간이 올 것을 알고 희망이 솟구쳤다. 선과 역시 늘 움직이고 있었는데 때로는 소녀의 형상을 드러내어 조용히 앉아 있었다. 이 공간 중에서 시간은 천년이상 흘렀으며 봉황이 아직 구함을 받지 못했으나 천음은 끊임없이 들려 봉황의 권태감과 내심의 초조를 쫓아버리기는 충분했고 늘 시원한 감을 느꼈다.
반년 전 나는 한마리 봉황을 보았는데 손 쓸 방법이 없었고 곤궁함을 견딜 수 없어 하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많이 생각하지 않았다. 이 글을 다 써갈 무렵 나는 산에서 바위가 갈라지고 봉황이 있는 힘을 다해 무형의 자물쇠를 벗어나 자유를 얻어 하늘에 날아오르는 것을 보았다. 선과도 이때 봉황의 입속에서 튀어나왔는데 빛을 내뿜었고 때로는 붉은 옷을 입은 여자아이 형상으로 화하여 봉황과 놀았다.
발표시간 : 2012년 2월 8일
정견문장: http://www.zhengjian.org/node/804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