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희(雲熙)
【정견망】
부귀영화를 버리고 도에 입도하고자
노쇠를 핑계로 끝내 벼슬을 버렸네.
어찌 현달한 인재를 아끼지 않으랴만
(그대의) 고상한 마음을 어찌하랴!
세상에서 비결을 얻어
세상 밖에서 고아한 흉금을 펼치네.
홀로 청문(靑門)에서 전별하나니
여러 신하들 이별을 아쉬워하는 정이 깊구나!
遺榮期入道,辭老竟抽簪。
豈不惜賢達,其如高尚心。
寰中得秘要,方外散幽襟。
獨有青門餞,群僚悵別深。
이 작품은 당 현종이 친히 지은 《송하지장귀사명(送賀知章歸四明)–사명으로 돌아가는 하지장을 전송하며》라는 작품이다.
하지장(賀知章)은 “아이들은 나를 몰라 손님은 어디서 오셨냐고 웃으며 묻네.(兒童相見不相識,笑問客從何處來)”라고 노래한 자상한 노인으로 신하로서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점에 고향에 은둔해 도(道)를 닦기 위해 관직에서 물러난다. 이것을 보면 모든 사람이 다 세속의 부귀영화를 부러워하는 것은 아니다. 늘 그것을 담담히 보는 이들이 있다.
우리는 이 시인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잘 모르지만 역사상 황제가 친히 성문 밖까지 배웅하면서 환송하는 시를 지어준 사람은 아마 역사상 유례가 없을 것이다. 당시 재상이었던 이임보(李林甫)도 그에게 작별 시를 지었으니 시인의 위망과 덕행이 어떠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부귀영화를 버리고 도에 입도하고자
노쇠를 핑계로 끝내 벼슬을 버렸네.
어찌 현달한 인재를 아끼지 않으랴만
(그대의) 고상한 마음을 어찌하랴!”
시인(현종)은 부귀영화와 지위를 버리고 도를 닦으려는 하지장의 결정을 매우 고귀하게 여겼습니다. 시인이 보기에 수도(修道)란 아주 고상한 일이었음을 알 수 있고 수도인(修道人)에 대한 시인의 존중과 흠모를 잘 보여준다. 어쩌면 시인 자신도 수도할 마음이 있었지만, 다만 어쩔 수 없는 고충이 있었을 것이다.
“세상에서 비결을 얻어
세상 밖에서 고아한 흉금을 펼치네.
홀로 청문(靑門)에서 전별하나니
여러 신하들 이별을 아쉬워하는 정이 깊구나!”
“환중(寰中)”이란 천하를 의미하고 “방외(方外)”는 천하의 바깥으로 이익의 바깥으로 수도(修道)를 의미한다. “청문(靑門)”이란 당대 장안성 남동쪽의 문을 가리킨다. 시인은 문무백관을 이끌고 이곳까지 하지장을 전별하러 나갔다. 문무백관을 동반하고 직접 전별인사를 한다는 것은 현종이 하지장을 얼마나 중시했는지 보여준다. 또한 시인의 고결(高潔)함을 간접적으로 증명하는데 좋은 사람만이 도를 닦을 기연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중히 아끼는 신하를 떠나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과 그의 수도를 방해하고 싶지 않은 마음 사이에서 시인이 진퇴양난의 어려움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여러 신하들 이별을 아쉬워하는 정이 깊구나!”라는 구절은 시인 마음속의 어쩔 수 없음과 축복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어쩌면 이것이 진정한 군신(君臣)의 도(道)일 것이다. 상대가 자신을 섬기는 것보다 자신의 진정한 앞날을 위해 기뻐하는 것이다. 수도의 마음은 누구나 다 있지만, 다만 사람마음에 묻히기 쉬울 따름이다.
수도하려는 마음은 미신이 아니라 가장 순정(純淨)한 마음이다. 대법이 널리 전해져, 진상이 곧 드러날 것이다. 세인들은 왜 아직도 흐릿한가?
부록: 이임보가 하지장을 위해 지은 시 《황제의 칙명에 응해 사명으로 돌아가는 하지장을 보내다(送賀監歸四明應制)》
만족함을 알고 벼슬을 버리니
어찌 한대의 소광(疏廣)만이 현명하랴.
도에 입문해 진실한 동반자 구하러
황은(皇恩)을 버리고 신선을 찾아나서네
지혜로운 글에는 해와 달이 담겨 있고,
황상의 친필 구름이 날리는 듯.
학이 수레를 끄는 오(吳) 땅은 머나먼데
아득히 남쪽 끝이라네.
掛冠知止足,豈獨漢疏賢。
入道求真侶,辭恩訪列仙。
睿文含日月,宸翰動雲煙。
鶴駕吳鄉遠,遙遙南鬥邊。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93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