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계항(啟航)
【정견망】
천궁(天宮)에 거궐(巨闕)이란 신조(神鳥)가 있었다. 백색의 깃털을 가졌으며 목에는 검은 선이 둘러져 있다. 이 새는 까만 부리에 목을 잘 움직이고 눈은 뱅글뱅글 잘 돌아 말을 잘 듣지 않게 생겼다. 어느 날 거궐이 하늘의 못(天池)의 난간에 서서 못속의 경치를 보고 있었는데 무엇인가 생각에 잠긴 듯했다. 갑자기 날더니 수면에 살짝 부딪히며 붉은 잉어 한 마리를 잡아 가볍게 땅에 내려놓고 바라보았다.
잉어는 몸을 뒤집으며 입을 열어 소리 질렀다.
“거궐, 너는 또 내 아름다운 꿈을 깨웠어, 빨리 나를 돌려보내줘.”
거궐은 득의만만하게 깃털을 한번 스윽 쓸고는 말했다.
“넌 나와 오랫동안 놀아주지 않았잖니?”
잉어가 또 몸을 뒤집었다.
“너는 내가 한번 잠들면 오래 자야하는 걸 모르는구나?”
거궐이 말했다.
“네가 꽃으로 화(火)하고 연잎과 물고기로 화(化)한 것을 나는 전부 지켜봐왔다. 하지만 나와 안 놀아 주고 늘 잠만 잔다면 그건 안 되지.”
이때 청아한 피리소리가 들려오자 거궐이 말했다.
“주인님이 나를 찾으시니 돌아가야겠다.”
잉어가 말했다.
“우선 나를 돌려보내줘야지.”
신조는 입을 한번 삐죽하더니 오만한 자세로 “그러지, 하지만 다음에는 변신을 불허한다.”
말을 마치고는 물고기를 물어 못 속으로 되돌려주었다. 잉어는 물속에 돌아가 단번에 원래의 모양을 회복했는데 알고 보니 한그루 선초(仙草)였다. 이 선초에는 짙은 녹색잎이 4개가 있었는데 마치 녹색 리본 같았다. 선초의 마음에 따라 길어졌다 짧아졌다 할 수 있었고 네 잎은 뿌리부분에 시계방향으로 함께 돌며 붙어 있고 네 방향으로 자랐다. 때문에 사반초(四絆草)라고 불렸다.
매우 오래전에 이 사반초는 늘 천지(天池) 속에서 놀았다. 잎이 춤을 추며 물보라를 일으켰으며 사방으로 튀는 불보라 소리에 사반초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있었다. 한번은 사반초가 매우 즐겁게 놀고 있을 때 갑자기 어떤 눈빛이 자신을 주시하는 것을 느꼈다. 멈춰서서 조용히 주변을 살펴보았다. 난간에 한분의 선자(仙子)가 있는 게 보였다. 그녀는 흰옷을 입었고 녹색의 리본을 두르고 웃음을 머금은 채 자신을 보고 있었다.
선자가 그를 보고는 손짓을 하자 사반초가 얼른 뛰어갔다. 이때 선녀의 마음이 움직여 한척의 자를 전달했고 사반초는 즉시 받았다. 즉시 잎을 펼치고 선자가 요구하는 척촌의 범위로 뻗었다. 자는 선자의 뜻대로 이어서 어떤 동작을 했다. 돌기도 하며 뒤집히기도 했다. 선자는 기쁨을 금치 못해 사반초를 법기(法器)로 받아들였다. 평시에는 마음대로 못 속에서 놀았다. 사반초 역시 특히 영통하여 선자의 가르침 하게 변신할 수 있었다.
또 한번은 사반초가 천지에서 놀고 있다가 어떤 웃음소리를 듣고 머리를 들어보니 난간에 한 마리 하얀 새가 서 있었다. 목에는 검은 줄이 둘러져 있는데 이 새는 매우 눈치 있게 그것을 보고 있었다. 사반초는 매우 장난스럽게 물속에 타고 들어가서 한 마리 흰새로 변해 날아서 난간에 내렸다.
흰새가 말했다.
“너는 저 풀이 변한 것 아니냐, 나는 다 알지.”
사반초는 변신이 들키자 “아이쿠” 소리 지르면 물속으로 떨어져 원형을 회복했다. 수면에 엎드려 물었다. “너는 누구니?”
백조가 말했다. “나는 거궐이야. 제월선궁(霽月仙宮)의 사자지. 내 사형은 이름이 한담(漢澹)이라고 하는데 활동하길 좋아하지 않아.”
사반초가 말했다.
“만일 네가 놀고 싶으면 나를 찾아와 우리 함께 놀자.”
거궐이 물었다.
“좋지. 하지만 이상하네, 넌 어째서 이런 능력이 있니? 변신 능력 말이야?”
사반초가 말했다.
“나의 주인이신 색영선자(索縈仙子)께서 가르쳐 주신거야.”
이렇게 사반초와 거궐은 좋은 친구가 되었다. 늘 함께 놀았다. 문장 머리에 한 장면은 바로 거궐과 사반초가 노는 정경이었다.
거궐은 피리소리를 듣고 주인 곁으로 날아 돌아갔다. 주인은 흰옷을 입었는데 부드러운 기운의 신선이었다. 그는 거궐을 보고 말했다.
“너무 많이 놀지 말아라. 이번에 네가 속세에 한번 내려가서 한가지 사명을 완성해야 한다.”
“무슨 사명입니까?”
“너는 천지로 가서 사반초를 데리고 하계의 마천국에 내려가라. 거기서 지맥(地脈)을 찾아라.”
“지맥이라! 좋죠. 반드시 도성 일대에 있겠죠.”
신선이 그것을 한번 쳐다보니 얼른 입을 닫았다.
“마천국의 지맥을 찾아가면 지맥 위에는 섬광이 비치는 점이 3-4개 있는데 바로 그곳이 지맥이다. 너는 해가 뜨기 전 사반초를 가장 밝은 곳에 놓고 사흘을 지켜야 한다. 어떤 다른 생령도 사반초를 교란해서는 안 된다. 사흘 후 사반초의 원신이 나올 수 있는데 그를 데리고 와라. 그러면 큰 공을 세울 것이다.”
거궐이 기뻐하며 말했다.
“지상에는 흙을 돋우어 공사를 해야하고 또 이 거궐이 수고해야 하는 군요! 보아하니 이번의 일이 적지 않으며 몇 개나 고쳐야겠군요. 그렇지 않으면 지상에 지맥이 어떻게 서너개의 눈이 있어요?”
신선이 말했다.
“함부로 지껄이지 말아라. 어쨌든 너를 안쓸 수 없군. 너는 사형보다 행운이야.”
거궐은 큰 두 눈을 뜨고 두 번 껌뻑하고는 날개를 펴며 입을 다물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사형은요?”
“그 녀석은 네게 줄 선과를 찾으러 갔다.”
거궐은 단번에 즐거운 소리를 내며 득의만만하게 두 걸음을 걸으며 말했다.
“오랫동안 선과를 못 먹었는데 돌아오면 맛을 좀 보겠군요.”
거궐은 천지로 가서 사반초를 자기 목에 걸고 하계(下界)로 날아갔다. 마천국에 도착하여 지맥을 찾아보았다. 지맥 위에 지안이 있는데 여명 전에 사반초를 가장 밝은 지안 위에 놓고 입으로 기를 불었다. 곧 그곳에는 하얀 운무가 가득 찼다. 사반초의 네 잎은 빠른 속도로 네 방향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거궐은 날개를 펼쳐 사반초가 사방으로 늘어나는 것을 덮었다. 사반초가 늘어나자 거궐의 날개도 따라서 늘어났다.
이 날 마락은 아침에 일어나 도성 남쪽에 넓게 백색 운무가 끼어있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느꼈다. 마채가 말했다.
“나는 하얀 안개가 있는 곳에 깃털 같은 장막이 있는 것을 보았어.”
문미가 말했다.
“아마 신령이 일종의 기이함을 나타내는 게 아닐까!”
도성 남쪽의 하얀 안개는 갈수록 커졌다. 마락은 출발할 때 누구도 운무에 접근하지 말라고 선포하고 안으로 반성해보았다. 잘못한 곳이 없음을 발견하고 또 신전으로 가서 신령에게 절을 하고 마음을 안정시켰다. 사흘째 아침 마락은 꿈에 안개가 감도는 곳에 금탑이 하나 있고 금탑 네 주위에 금갑의 호위병이 있는 것을 보았다. 깨어난 후 단번에 알았다: 마땅히 안개가 있는 네모서리를 지켜야 한다. 이는 탑을 건립할 곳이다. 오전에 마락은 갑옷을 입은 호위병 넷을 거느리고 신전으로 가서 제사장 몽강을 만나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몽강은 “이틀 간 내 눈 앞에 늘 일단의 하얀 기운이 끊임없이 늘어나는데 그 속에 무엇이 있는지 똑똑히 보이지 않았습니다. 홀연간 그 속에 존귀한 백조같은 새가 있는 듯 했습니다. 매우 조용히 서 있는 것이 어쩌면 그것이 길한 소식을 전하러 온 게 아닌가 합니다. 왕께서 사람을 시켜 주위를 지키게 하려는데 좀 좋지 않은 듯합니다. 왕께서 좀 더 기다리시면 제가 신의 뜻을 물어보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몽강은 신상에 절하고 정중히 이 일에 대해 아뢰었다. 잠시 후 일어나더니 정신이 편안해지며 마락에게 말했다.
“저는 신께서 제게 한폭의 그림을 나타내 주신 것을 보았습니다. 태양이 일어날 때 네명의 호위병이 네 개 방위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응당 다음날 아침 태양이 뜰 때 가서 운무의 주위를 지켜야 합니다.”
다음날 아침(4일째) 거궐은 사반초의 원신이 나온 것을 보고 얼른 운무를 거두어들이고 사반초의 원신을 자기 등의 연한 날개 속에 숨기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거궐은 고개를 돌려 대지를 보니 네 호위병이 마침 운무로 덮인 방위를 지키려고 하고 있었다. 그래서 놀라마지 않았다. 이 국왕은 정말 대단하구나. 이 기간에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않았는데 지난 후 네 개 방위를 지킬 줄 아는구나, 정말 보통이 아니네.
거궐이 돌아간 후 신선이 말했다.
“너는 사반초의 원신을 천지의 성모선초 속에 넣어두어 그것이 쉬게 하여라. 그것을 귀찮게 하지 말고 돌아와 네 사형이 구해온 선과를 먹어라.”
거궐은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며 생각했다.
‘500년이 지나서야 또 한번 선과를 먹게 되는군. 게다가 사형이 구해온 것이라, 괜찮군.’ 하물며 거궐은 이 점을 분명히 했다. 오래지 않아 사반초의는 또 새 잎이 자라날 것이니 그것과 놀 수 있다.
거궐의 사형 한담은 역시 한 마리 신조였다. 온몸이 새카만 털로 덮여 있고 목에는 한줄의 하얀 줄이 둘러져 있으며 붉은 부리를 가졌다. 한때 거궐과 내기를 했는데 누가 사반초를 보호할 수 있는가 였다. 한담은 먼저 고험을 받기로 했다. 여러 신선들이 각종의 장면을 연화해내어 한담을 눈을 희미하게 했다. 한담은 8 번째의 경치에서 선과가 출현하자 사반초를 떠나버렸다. 이후 거궐을 고험했는데 거궐은 늘 사반초와 놀았으므로 사반초를 보호하는 것임을 알고 매우 기뻤으며 특히 경계했다. 여러 신선들이 26종의 각종 장면을 연화해내어 거궐을 흐리게 했지만 거궐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여러 신선들은 모두 거궐이 사반초를 보호할 수 있다고 의견 일치를 보았다.
이렇게 하여 거궐은 지상의 건축을 보호하는 신조가 되었다. 지상의 대형 궁전이나 각종 절을 건설할 때 지점과 방위의 확정은 대게 거궐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한담은 물 위의 건축을 보호하는 신조가 되었다. 거궐이 하늘의 명령을 집행할 때 사반초는 거궐을 도와 건축물의 범위와 촌척(자의 단위)를 확정하고 거궐은 사반초가 침범을 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했다.
삼계 중에 어느 층차가 높은 신이 있는데 묘상천군(卯象天君)이라 하며 자색의 넓은 도포를 입었고 도포에는 흐르는 별자리가 그려져 있으며 머리 뒤에는 ‘하늘시계(天時計)’가 있었다. 하늘시계는 원형에 가까운데 12개의 문자가 한바퀴 둘러 있으며 그중 한 개 문자가 밝게 변하면 밝을수록 일정한 천상(天象)이 출현하게 된다. 이것과 대응하여 천군의 도포의 성운도 변화가 발생한다. 작은 것은 몇 개의 별의 변화이며 큰 것은 천체의 변화도 모두 나타날 수 있다. 천군은 또 건곤황이라는 보배가 있는데 변두리는 얇고 중간은 두터운 양면 거울로서 미래 발생할 일을 볼 수 있다. 한면으로 천상의 장면을 볼 수 있고 다른 면은 지상의 장면을 볼 수 있다. 이번에 하늘시계의 어느 문자가 밝아졌고 천군이 거울을 살펴보니 거울에는 금탑이 나타났다.
그러니 각 신선들이 불탑을 건축하는 일체를 둘러싸고 한 일체의 일은 모두 하늘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었다.
(계속)
발표시간: 2013년 4월 27일
정견문장: http://www.zhengjian.org/node/118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