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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내면 깊은 곳은 봄날

진한(秦漢)

【정견망】

겨울 마을은 언제나 회색빛이다. 들판과 도로 양옆에 남겨진 잔설은 동화 속 눈 내린 뒤의 세계와 비교하면 지저분하고 추하다. 얼굴에 부딪히는 바람은 다소 차갑고 아리며, 회백색 하늘은 냉랭하고 공허하다. 길가 오래된 괴화나무 가지 위에는 참새 몇 마리가 몸을 웅크린 채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있다.

마을은 매우 고요하고 길에 행인도 드물어 죽은 듯 적막하다. 마을에서 젊은이를 보기는 어렵다. 어떤 이는 몇 년 전 도시로 나가 집을 샀으나 지금은 대출금을 갚느라 허덕이고 있고, 어떤 이는 자식 학비나 아들 장가 밑천을 마련하려 타지로 일을 나가 명절에나 돌아온다. 마을에서는 오륙십 대가 젊은이 축에 든다. 그들은 아마도 이곳의 마지막 수호자일 것이다. 이 땅을 고수하며 남은 세월 동안 그들의 부모 세대를 기다리고 또한 자기 자신을 기다리다가, 결국 자기 자신마저 이 땅에 묻힐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한때 그들은 미래를 동경하며 청춘을 불살랐고, 생애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이곳과 꿈에 바쳤다. 지금 그들의 꿈은 어디에 있는가? 노쇠, 부채, 극한의 경쟁, 그리고 무력한 몸부림과 탄식뿐이다. 또 피곤함 속에서 억지로 기운을 내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생존의 고달픔이 이토록 압박해 온 적은 없었다. 막노동조차 이 나이에는 선택지가 없다. 1~2천 위안의 월급을 받는 아파트 경비나 쓰레기 수거 일도 수많은 눈이 독점하려 노리는 자리일 뿐이다.

숨이 막히는 나날들, 이대로 계속 고통받을 수만은 없어 밖으로 산책을 나선다. 마을 어귀의 늙은 괴화나무가 고요히 서 있다. 비바람과 눈보라가 몰아쳐도 여전히 꿋꿋하게 하늘을 향해 뻗어 있다. 문득 나뭇가지 사이로 무지개 같은 두 줄기 빛이 번쩍이더니 바람에 휘날린다. 다가가 보니 붉은 비단천 위에 금색으로 쓰인 표어들이 선명하다. “하늘이 공산당을 멸하니 삼퇴(三退)해서 생명을 보존하라”, “파룬따파하오 쩐싼런하오”. 이것이 바로 이 시대의 민의이자 마음의 소리가 아니겠는가? 순간 마음속에 화로를 지핀 듯 온기가 감돈다. 내면 깊은 곳에서 얼음과 눈이 녹아내리는 파열음이 들리는 듯하다. 그 소리는 공기 중에 넘실거리며 멀리서 가까이로, 다시 가까이서 멀리로 확산해 나간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005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