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티아나 데닝(Tatiana Denning)
【정견뉴스】

인간의 두뇌는 태생적으로 이야기를 지어내는 본능이 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 이야기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우리 인생의 모습은 크게 달라진다.(Catherine Delahaye/Getty Images)
매일 우리는 주변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나름대로 해석하며 살아간다. 타인의 표정, 갑작스러운 계획 변경, 답장 없는 메시지, 혹은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처럼 아주 사소한 순간들이 우리 마음속에서 조용히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거의 찰나의 순간에 우리는 빈칸을 채워 넣는다. 그 의미를 판단하고,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추측하며, 그것이 나 혹은 다른 사람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지 생각한다. 우리가 미처 깨닫기도 전에 짧은 순간은 마음속에서 하나의 완성된 서사로 펼쳐진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들이 언제나 사실은 아니다. 그것들은 종종 우리의 두려움이나 과거의 경험, 그리고 자신과 세상,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는 관점에 영향을 받는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때로 현실을 왜곡하는 렌즈처럼 정교한 함정이 되기도 한다.
많은 경우 이러한 생각들은 우리를 사실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그것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의 관념으로 고착되어 감정과 반응,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심지어 스스로를 방어하려는 기제가 작동하기도 한다. 본래 중립적이었던 순간이 무겁게 느껴지거나, 단순한 오해 때문에 서로의 거리가 멀어질 수도 있다. 설령 상대방에게 전혀 나쁜 의도가 없었더라도 말이다.
이런 이야기들은 고요히 우리 내면의 안녕을 흔들어 놓는다. 상상 속의 갈등 속에 우리를 가두고, 나눴던 대화를 몇 번이고 되새기며 타인의 동기를 추측하게 만든다. 어쩌면 누구도 지우려 하지 않았던 감정의 짐을 스스로 짊어지게 되는 것이다. 점차 이러한 과정은 우리의 시야를 좁게 만들고, 세상을 실제보다 더 냉혹하게, 사람들을 실제보다 더 불친절하게 보이게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영향은 깊어진다. 우리가 만든 이야기는 타인을 보는 방식뿐만 아니라 자신을 보는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감정을 좌우하고 결정을 유도하며 대인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초의 상상은 곧 두려움, 불안, 질투, 분노, 심지어 원한으로 번질 수 있다. 우리가 그 이야기를 믿으면 믿을수록 우리의 현실은 그 정의 안에 갇히게 된다.
이야기 뒤에 숨겨진 진실
왜 우리는 자꾸 이야기를 엮어내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부정적인 면을 찾는 것일까?
과거의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비판받거나 거절당했던 순간, 혹은 오해받았던 기억들이 마음 깊은 곳에 흔적을 남겨 새로운 상황을 해석할 때 몰래 영향을 준다. 어떤 일이 익숙하게 느껴지면 뇌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과거의 해석을 가져와 해결하려 든다.
어쩌면 사물을 이치에 맞게 설명하려는 본능 때문일 수도 있다. 불확실성은 불안을 야기하므로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미 형성된 틀을 찾는다. 의도를 추측하고 동기를 짐작하며 이야기를 구성함으로써 명확함과 통제감, 그리고 심리적 위안을 얻으려 한다. 의혹이나 불안이 생길 때 의지할 곳을 찾는 셈이다. 혹은 어떤 생각이나 감정, 사실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아 누군가 그것을 표현했을 때 본능적으로 자신의 관점과 반응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야기를 지어내기도 한다.
오랜 기간 자신과 타인을 관찰하며 필자는 이것이 자아를 보호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깨달았다. 우리는 과소평가되거나 오해받고 싶어 하지 않으며, 방해받거나 불편해지는 것, 실망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만약 발생할지 모르는 상처를 예견할 수 있다면, 비록 그것이 상상일지라도 미리 준비를 갖춰 그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우리 관점 바꾸기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야기가 시작되려는 찰나를 알아차리고, 결론을 내리거나 의도를 추측하거나 불확실한 것을 확정 짓기 전에 잠시 멈출 수 있다.
인간의 두뇌는 본래 이야기를 만드는 데 능숙하다. 하지만 이야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하면 우리에게는 멈출 기회가 생긴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 있다. ‘이 이야기는 진짜인가? 내용은 완전한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가설인가? 나의 두려움이나 불안감, 과거 경험 때문에 무언가 덧붙인 것은 아닌가?’
잠시 멈춰 설 때 비로소 이해와 수용, 공감의 공간이 생긴다. 사물의 좋은 면을 바라보고 최선의 가능성을 가정해 볼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 안에서 우리의 시각은 부드러워진다. 대부분의 사람이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각자의 두려움이나 한계, 오해 때문에 그렇게 행동했음을 깨닫게 된다. 심지어 그들의 말과 행동이 결코 나를 해치려던 것이 아니었거나, 혹은 나를 겨냥한 것조차 아니었음을 알게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완전히 다 알 수는 없으며, 타인의 의도를 완벽히 이해할 수도 없다. 하지만 자신의 인지와 관점을 어떻게 관리할지는 선택할 수 있다. 경청하고 관찰하며, 부조화를 일으키는 추측과 서사들을 내려놓을 수 있다.
결국 우리가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반드시 진실이라기보다 과거의 경험에 대처하는 우리만의 방식인 경우가 많다. 자신이 만들어낸 이야기를 자각하고 의문을 던지며 가볍게 대한다면, 불필요한 가설의 무게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가장 즐거운 깨달음은 아마도 이것일 것이다. 즉, 뇌가 들려주는 모든 이야기를 다 믿을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사물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자아를 보호하려는 충동을 줄이며, 한 걸음 물러나 더 넓은 시야로 문제를 바라보고 타인의 입장에서 이해하려 할 때 우리는 비로소 이성과 선의로 응답할 기회를 얻게 된다.
전체 모습이 마침내 드러날 때 우리는 종종 자신이 지어냈던 이야기가 결코 온전하지도 진실하지도 않았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삶이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다정하고 너그럽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저자 소개: 타티아나 데닝(Tatiana Denning) 박사는 예방의학 및 가정의학 전문의다. 그녀는 마음 챙김, 건강한 습관, 체중 관리에 집중함으로써 환자들에게 건강 개선에 필요한 도구와 지식,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영문 원문 제목은 “The Stories We Tell Ourselves”
(에포크타임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018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