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본선생
【정견망】
소요는 “휴” 하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밤은 아주 고요했고 그녀는 사방을 둘러보았다. 마치 수많은 악귀가 그녀를 뚫어지게 노려보고 있는 것 같았다.
강렬한 공포가 엄습했다.
“나는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는데, 어찌 된 일이지?” 소요는 혼잣말을 했다.
이상하게도 소요는 눈을 감을 수 없었다. 눈만 감으면 마치 얼굴에 피가 가득한 악귀가 나타나 그녀에게 목숨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발정념(發正念)을 하고 책을 보았지만, 거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며칠 밤 동안 줄곧 이랬다.
어떤 때는 밤새도록 쉬기 힘들었는데, 강렬한 공포가 그녀를 에워싸고 있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 며칠이 지났어도 여전히 이랬다. 그녀는 아예 밤에 잠을 자지 않고 책을 보고 발정념을 하며 명혜(明慧)와 정견(正見)을 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매우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는 예전에 두려운 마음이 거의 없었는데, 어찌 된 일일까? 안으로 많이 찾아보았지만, 이런 상태를 돌파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
그녀는 마음을 굳게 먹고 강렬한 한 생각을 내보냈다.
‘나는 사부님의 제자다. 나는 오직 사부님을 따라갈 것이며,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생사를 함께할 것이다!’
밤에 그녀는 꿈나라로 들어갔고 꿈속에서 사부님을 뵈었다.
그녀는 사부님이 매우 거대하시지만, 눈가가 붉어진 채 그녀를 바라보고 계신 것을 보았다.
그녀는 사부님을 우러러보며 물었다.
“사부님, 왜 울고 계시나요?”
사부님께서는 그녀를 손바닥에 받쳐 드시고는 다시 품에 안아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소요는 깨어난 후에도 사부님이 왜 우셨는지 명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다음 날 낮.
“나 대형 마트에 가려는데 너희도 갈래?” 소요가 물었다.
“대형 마트는 좀 멀어. 게다가 아주 긴 횡단보도도 건너야 해서 피곤해. 우리는 안 갈래.” 운희가 말했다.
“그럼 나 혼자 다녀올게, 안녕.” 소요는 말을 마치고 문을 나섰다.
소요는 마트를 구경하며 음료수와 간식거리를 샀고 떠날 준비를 했다.
그녀는 횡단보도 옆에서 빨간불을 기다렸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신호등은 계속 초록불이었고 빨간불로 바뀌지 않았으며, 길 위에는 여전히 차들이 많았다. 이때 한 행인이 오더니 말했다.
“이 신호등 방금 고장 났어요, 그냥 갑시다.”
그 사람은 말을 마치고 횡단보도로 걸어 나갔다.
소요도 별생각 없이 그를 따라 보도에서 내려와 맞은편으로 걸어갔다.
갑자기 또 한 차례 강렬한 공포가 엄습했다.
소요가 몇 걸음 걷지 않았을 때, 마치 무언가에 쫓기는 것처럼 횡단보도 위에서 달리기 시작했다.
이때 흰색 승용차 한 대가 전속력으로 달려왔다.
“쾅” 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 차가 소요를 들이받아 그녀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아!” 소요는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독백:
나는 자동차에 치여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그런데 몸 전체가 공중에 떠 있는 그 찰나, 갑자기 시간이 정지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공중에 떠 있는 내 머릿속에서는 놀랍게도 《전법륜》 116~119쪽에서 사부님이 말씀하신 위험을 만났을 때의 수련생 사례들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 그 내용이 한 번 다 지나가자 나는 땅에 세게 떨어졌다.
방금 《전법륜》 내용을 떠올렸기에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비록 땅에 세게 부딪혔지만, 나는 “벌떡” 하고 일어났다.
길가의 행인들과 차량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모든 차가 멈춰 섰다!
내가 일어나 뒤를 돌아보니, 나는 10여 미터나 날아가 있었다. 차에 치여 공중으로 떴다가 다시 땅에 세게 떨어진 것이었다.
내 음료수병들이 깨져서 바닥에 쏟아졌는데, 마치 커다란 핏자국처럼 보였다.
하지만 나는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다!
차 안에는 여운전자가 있었는데 겁에 질려 차에서 내리지 못했다. 내 생각에 그때 그녀의 다리가 나보다 더 풀려 있었던 것 같다.
나는 걸어가서 그녀에게 말했다.
“난 괜찮으니 그냥 가세요!”
나중에 정신을 차린 그녀는 반드시 나를 병원에 데려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고집했다.
나는 버스를 타고 학교로 돌아가야 했기에, 그때 사적인 일념의 사(私)가 움직였다.
‘당신이 나를 쳤고 내가 당신 돈을 뜯어낼 생각도 없으니, 차라리 나를 학교까지 데려다주면 어떨까? 그러면 버스를 타지 않아도 되잖아.’
그러나 이 생각이 생기자마자 나는 즉시 옳지 않음을 느꼈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사부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해도 된다고 말씀하신 적이 없다. 나는 남의 이익을 탐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나는 거듭 괜찮다고 말하며 그녀에게 계속 손을 흔들었다. 이때 나는 모든 차량이 운행하지 않고 멈춰 서서 나에게 길을 양보해주고 있음을 발견했다.
나도 모든 차량에 손을 흔들어 그들이 먼저 가게 했다.
소요가 숙소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저녁이었다. 그녀는 룸메이트들에게 방금 자동차에 치여 날아갔던 과정을 말했고, 룸메이트들은 모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란란과 운희는 그녀의 몸에 부상당한 곳이 있는지 꼼꼼히 살폈지만, 결과적으로 피부 하나 까진 곳이 없었다!
소요가 유일하게 느끼는 것은 공중에서 떨어질 때 발목 부분이 약간 삐끗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주 가벼워서 활동에 전혀 지장이 없었고 3~5일이면 나을 정도였다.
밤이 되어 불이 꺼졌다. 이번 사고를 겪고 나니 소요를 괴롭히던 그 알 수 없는 공포가 완전히 사라졌다.
그날 밤 그녀는 편안히 잠이 들었다……
“사부님!”
소요는 자신이 차에 치여 튕겨 나갈 때, 구세력(舊勢力)인 구지가 험악하게 그녀를 향해 날카롭고 예리한 천심정(穿心釘)을 던지는 것을 보았다.
이 날카로운 칼날은 그녀의 심장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소요의 머릿속에 대법(大法)이 스친 그 순간, 사부님께서 두텁고 무거운 손바닥으로 구지의 날카로운 칼날을 단단히 막아주셨다.
이 천심정은 사부님의 손을 관통했고, 즉시 사부님의 손바닥과 팔뚝은 선혈로 가득 찼다.
“사부님!” 소요는 울면서 외쳤다.
사부님께서 소요를 대신해 업력을 감당해주신 것이며, 사부님 자신의 선혈과 고통으로 제자가 털끝 하나 다치지 않게 바꾸어주신 것이었다.
그동안 소요가 느꼈던 알 수 없는 공포는 구지가 이미 참지 못하고, 어떻게 해서든 소요에게 머나먼 옛날의 ‘비녀에 찔린 고통[一簪之痛]’을 되돌려주려 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구지의 손바닥을 찔렀던 것은 일진천(逸眞天)의 혜희 전하로 신(神)이었다. 그러나 지금 구지에게 그 빚을 진 혜희는 사람이다.
신이 신의 위력으로 빚을 갚으라 하면, 사람은 목숨으로 갚을 수밖에 없다. 두 존재의 지위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소요가 겪은 이 교통사고는 바로 구지가 목숨을 가지러 온 것이었다.
이 교통사고가 나기 전, 구지는 한 무리의 구신(舊神)들을 찾아와 함께 정법(正法)을 방해하며, 이 업력을 이용해 대법제자를 박해해 죽이려 했다. 사부님께서는 구지와 그 구신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셨지만, 구지는 매우 고집스럽게 소요의 목숨을 앗아가려 했다.
그러므로 이 교통사고 역시 소요의 업력으로 인한 것이었고, 채권자가 목숨으로 갚으라고 하니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만약 박해가 발생하는 그 순간, 소요가 정념(正念)으로 사부님을 생각하고 법을 생각한다면 모든 것이 험난함을 넘겨 길함으로 바뀔 수 있었다.
하지만 그전까지는 사부님께서도 소요가 그 순간 사부님을 생각할 수 있을지, 법을 생각하며 정념이 있을지 알 수 없으셨다.
그래서 소요가 꿈속에서 사부님이 눈물을 흘리시는 것을 본 것이다. 사부님께서 그녀를 매우 걱정하셨기 때문이다! 사부님께서도 그녀가 관건적인 순간에 정말 해낼 수 있을지 모르셨다.
다행히 소요는 그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것의 대부분이 법(法)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피부 하나까지지 않고 무사했다. 하지만 그녀 역시 일념의 사(私)가 생겨 남의 이익을 탐하며 차를 얻어 타려 했다. 이 일념의 사가 길을 가는 것과 관련이 있었기에, 그녀가 유일하게 입은 작은 상처가 발목 부분에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그녀가 즉시 그 생각을 배척했기에 발목도 금방 나았다.
소요는 구지가 천심정(穿心釘)을 사용한 직후, 순식간에 구지와 그 구신들이 있는 층의 공간에 갑자기 광풍이 휘몰아치는 것을 보았다! 번개와 천둥이 쳤다!
번개는 그들의 화려한 옷을 산산조각 냈고, 그들의 손과 발에는 두꺼운 쇠사슬이 갑자기 나타났다. 이것은 삭신련(索神鏈 신을 묶는 사슬)이었다. 그들의 등 뒤에는 음산한 철기둥이 나타났고, 이번에 대법제자 박해에 참여한 구신들은 모두 삭신련에 묶여 철기둥에 단단히 고정되었다.
이어 날카로운 번개와 천둥이 하나하나 그들을 내리쳤고, 그들의 살점이 튀고 가죽이 찢어졌다.
소요는 이 모든 것을 보며 말했다.
“이… 이 천뢰(天雷 하늘 번개)은 정신(正神)이 악을 제거하는 것인가?”
이때 한 정신이 말했다.
“아니다.”
소요가 다시 물었다.
“그럼… 우리 사부님께서 그들을 벌하시는 건가?”
정신이 다시 말했다.
“아니다.”
소요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갑자기 천둥을 내리는 신이 구름 끝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피를 토하고 중상을 입은 구지는 오히려 미친 듯이 크게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하하하하… 원래 당신이었군! 하하하하 당신이었어! 당신이 줄곧 나를 안배하고, 나의 안배를 안배하고, 나의 악을 안배하고, 나의 멸망을 안배했구나! 하하하하…”
구름 끝의 구신은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그 얼음 같은 냉막함은 구지와 똑같았다.
소요는 문득 깨달았다. 더 높은 층의 구세력이 아래 층의 구세력을 안배하여 그들이 정법을 방해하게 함과 동시에, 또한 그들의 최후 소멸까지 안배한 것이었다.
소요가 아직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구름 끝의 구신은 빠르게 신통을 발휘하여 방금 소요를 박해했던 구신들을 하나하나 소멸시켰다. 모두 형신전멸(形神全滅)시켰다!
마지막 남은 것이 바로 구지였다.
그가 구지마저 소멸시키려 할 때, 소요가 정신을 차리고 급히 외쳤다.
“구지! 빨리 파룬따파하오(法輪大法好)를 외쳐! 빨리!”
다급한 상황에서 구지가 한마디 외쳤다.
“파룬따파하오!”
구름 끝의 구신은 이를 보더니 모습을 감추었다.
하늘의 먹구름이 흩어지고 번개도 사라졌다.
소요는 숨이 끊어질 듯한 구지 앞으로 걸어가 물었다.
“도대체 왜? 도대체 왜 그렇게 나를 미워한 거지?!”
소요는 처음으로 구지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았다. 그가 하는 말이 들렸다.
“그래, 대체 왜, 도대체 왜 창세주께서는 너를 제자로 선택하고, 정화군(淨華君)을 제자로 선택하셨으면서 나만 선택하지 않으셨을까?”
소요는 깜짝 놀라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원래 이것 때문이었구나!”
구지는 웃으며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그래, 너와 정화, 한 명은 완악하고 한 명은 무능했지. 일진천의 모든 것은 나의 심혈이었다. 그런데 너희는 너무나도 복이 많더구나. 특히 너는 삼계에 오자마자 창세주의 딸이 되었지.”
소요가 말했다.
“질투, 질투가 너를 망친 거야.”
구지가 다시 울면서 소리쳤다.
“아니! 질투가 아니라 불공평함이다! 너, 정혜희(淨慧曦), 네가 그 보잘것없는 나무 지팡이로 일진천 사법 대천신인 내 안배를 부수어 버렸지! 그런데 창세주께서는 네가 그 나무 지팡이를 들고 삼계의 사법을 관장하게 하셨어! 이건 나를 모욕한 것이 아니냐?!”
이때 한 정신이 말했다.
“삼계는 반리(反理)다. 위의 잘못이 아래에서는 옳음이 되지. 창세주의 방식은 조금의 결점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구지는 다시 울며 소리쳤다.
“아니! 나를 모욕하는 것이다!”
소요가 말했다.
“아니야, 너를 모욕하는 게 아니라 너를 일깨워주는 거야. 너에게 문제가 있음을, 이 안배가 틀렸음을 일깨워주신 거라고. 만약 내가 그때 너의 안배를 부수지 않았다면, 너는 지금까지 살아있지도 못했을 걸. 네가 얼마나 큰 죄를 지었을지 몰라! 우리 사부님께서는 줄곧 너를 구하고 계셨어! 방금 전에도 만약 그 ‘파룬따파하오’라는 한마디가 아니었다면, 너는 진작에 너의 위에서 너를 안배한 구세력에 의해 형신전멸되었을 거야! 창세주께서는 줄곧 너를 구하고 계셨단 말이야!”
구지는 고개를 떨구고 더는 말하지 않았다.
그가 설마 이 일을 모르겠는가? 그는 알고 있었다! 다만 승복하지 못할 뿐이다.
소요는 이때 구지가 여전히 승복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또 그가 여러 번 자신을 박해했던 것을 생각하니 내면에서 원망이 올라왔다. 그녀는 나무라는 어투로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구지, 구지야, 너는 정말 심리가 뒤틀리고 변태 같구나! 정말 어리석기 짝이 없어! 속인들 말로 하면 똥 막대기를 물고서 꽈배기를 줘도 안 바꿀 놈이야……”
이때 구지가 갑자기 다시 피를 토했다.
소요는 얼른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으며 생각했다.
‘아이구, 내가 방금 무슨 말을 한 거지? 이건 욕하는 거잖아? 그가 이 지경이 되었는데 내가 욕을 하다니, 엎친 데 덮친 격이 아닌가. 아이구, 수구(修口)를 못 했고 수심(修心)을 못 했어. 매를 맞아야 해, 매를 맞아야 해.’
소요는 손으로 자기 입을 때렸고, 구지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소요가 말했다.
“뭘 봐, 우리 주원신(主元神) 수련은 원래 이래. 늘 잘못을 저지르고 늘 자신을 바로잡고, 그러다 또 틀리면 다시 바로잡고…… 만약 너희 구세력의 그 죽은 논리대로라면, 우리에게 잘못을 허용하지 않고 잘못하면 십악불사(十惡不赦)로 여기겠지. 그럼 이 우주는 다 멸망하고 말 거야. 그건 죽음의 순환이라고.
봐봐, 우리는 그런 죽은 논리가 아니야. 네가 나를 죽이려 했지만 우리 사부님께서는 나 대신 업력을 감당하셨고 너희에게 상처까지 입으셨어. 하지만 우리 사부님께서는 여전히 너를 구하셨잖아!
마음속에 훼멸(毁滅)이 있으면 자신도 훼멸되고, 마음속에 관용과 구도가 있어야지만 비로소 원융불멸(圓容不滅)하는 거야.”
구지의 심란함이 점차 가라앉았다. 그가 하는 말이 들렸다.
“희 전하, 나는 평생 감사 인사를 한 적이 없고 은혜는 은혜로, 원한은 원한으로 갚아왔어. 이제 나는 죽을 텐데, 네게 빚진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까?”
소요는 그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쳇, 감사 인사도 안 하다니…… 참 당신이라는 사람은……”
소요는 한 손을 들어 엄지와 검지 사이에 아주 아주 작은 틈을 만들고 구지에게 물었다.
“봐봐, 이게 뭐게?”
구지는 알지 못했다.
소요가 웃으며 말했다.
“너의 밴댕이 소갈딱지야.”
이번에 구지는 화가 나서 피를 토하지 않고 오히려 “푸하하”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소요가 처음으로 본 구지의 진심 어린 웃음이었다.
소요가 말했다.
“봐, 다들 원한을 마음에 두지 않으니 얼마나 좋아!”
이때 구지의 몸에 있던 사슬이 사라졌고 철기둥도 사라졌다. 구지가 하마터면 땅에 쓰러질 뻔하자 소요가 그를 부축해 주었다.
소요가 구지를 부축해 땅에 앉히자 구지가 말했다.
“혜희, 이 모든 것은 내가 자구(自救)하려고 한 데서 시작되었어.
복서국(福西國)을 기억하지? 그곳은 우리 일진천의 이웃이었지.
나는 복서국 왕자가 창세주의 제자로 전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미래에 그가 창세주의 아들 역할을 연기할 것이라는 것도 알았다. 그래서 나는 그들과 상의하여, 대법제자와 인연을 맺는 방식으로 삼계에서 창세주와 인연을 맺으려 했다. 그렇게 하면 마지막 말겁(末劫)에 구도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
그런데 상의하고 상의하다 보니 변질되어 버렸어. 인연을 맺는 것이 방해하는 것으로 변해버렸지. 그렇게 된 거야.”
소요가 물었다.
“하지만 창세주께서는 이미 일진천에 오셨었잖아! 청령만(淸靈彎)을 남겨주셨고! 너는 그저 청령만을 잘 관리하기만 하면 됐어! 창세주께서 정법하실 때가 되면 자동으로 바로잡혔을 텐데! 너희는 아예 스스로 안배해 자신의 주(主)를 다시 아래로 내려보내 인연을 맺게 할 필요가 없었다고!”
구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그렇게 간단한 일이었는데 내가 복잡하고 실패하게 만들었구나.
내가 창세주의 구도를 받고 싶어 하면서도 자구(自救)에 집착했기 때문이야. 이웃 세계에 대한 불복하는 마음도 있었지.
나도 몇 번이나 이렇게 계속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어떤 힘이 반드시 나를 이렇게 계속하게 만들었고 돌이키기 어렵게 했다.”
소요가 말했다.
“그게 바로 너의 위에 있는 구세력이 너의 안배를 안배하고, 너의 도태도 안배한 거야.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다 지나갔어.”
구지는 미소를 띠며 소요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것들은 모두 형신전멸되었지만 나는 아직 아니지. 그 이유를 아니? 그들은 모두 다른 대법제자들에게 실질적인 잘못을 저질렀지만, 나는 너를 박해하려 했지만 단 한 번도 진정으로 성공한 적이 없기 때문이야.
그러니 나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 우리 일진천의 혜희 전하는 정말 아주 대단해.”
소요는 매우 놀랐다. 구지 같은 사람이 남을 칭찬하다니! 비록 이 “대단해”라는 말이 소요를 조금 찔리게 했는데 스스로 자신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문득 깨달았다.
한 대법제자가 정념정행(正念正行)하고 사부님의 요구대로 하기만 한다면, 사실 그것이 바로 중생을 구하는 것이다. 설령 상대방이 당신과 묵은 원한이 있는 구세력이라 할지라도, 그가 당신을 박해하는 데 성공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그가 돌이킬 수 없는 죄업을 짓지 않게 하고 도태를 면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때 한 정신(正神)이 다가오더니 먼저 소요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고, 소요도 고개를 끄덕여 답례했다.
이 정신이 다시 구지에게 말했다.
“일진천 사법 대천신 호우경천존(逸真天司法大天神護佑擎天尊) 구지는 창세주의 정법을 방해하고 대법제자를 여러 차례 박해하려 했으나 모두 미수에 그쳤다. 하늘을 찌르는 큰 죄를 지었다.
창세주께서는 자비가 홍대하시어 네 일념의 뉘우침을 보시고 도태를 면하게 하셨으나, 제신(諸神)이 정한 81가지 죄상에 대해 너는 하나하나 모두 갚아야 하며 한 치의 오차도 없어야 한다.”
이어 이 81가지 죄상서가 자동으로 구지의 손으로 날아갔다. 정신이 물었다.
“구지! 죄를 인정하는가?”
구지는 엎드려 절하며 말했다.
“구지, 죄를 인정합니다! 멸하지 않으신 창세주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이때 땅에 틈이 갈라졌고 정신이 다시 말했다.
“삼계에 가면 수억 겁의 시간이 너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니, 이는 네가 정법을 방해한 죄다. 하지만 이 억겁의 시간 속에서도 만약 네가 여전히 깨닫지 못하고 계속 악을 행하여 업력이 과도해진다면, 역시 형신전멸될 것이다.
악을 버리고 선을 따를 것인지 아니면 계속 악을 행할 것인지는 너 자신에게 달렸다. 자, 시간이 되었다. 하계(下界)로 내려가라.”
예전의 ‘원수’가 온몸에 피를 흘리며 떠나려 하는 것을 보자 소요는 갑자기 마음이 아파져 눈가가 붉어진 채 외쳤다.
“구지! 다시는 악을 행하면 안 돼! 형신전멸되면 안 돼! 내가 네가 은혜 갚기를 기다리고 있을 께!”
구지는 미소를 지으며 소요를 바라보았고 눈물을 머금은 채 고개를 끄덕이며 천계 아래로 뛰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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