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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막아줄 산 하나 없는 것이 가장 고통

영월(迎月)

【정견망】

가로지른 언덕에서 아래로 도도히 흐르는 큰 강을 굽어보니,
부원당 앞에는 만리의 수심이 가득하구나.
시선을 막아줄 산 하나 없는 것이 가장 고통스러우니,
회남 땅에 눈길을 끝까지 주어도 모두 신주일세.

橫岡下瞰大江流,
浮遠堂前萬裏愁。
最苦無山遮望眼,
淮南極目盡神州。

대복고(戴複古)는 자(字)가 식지(式之)이며, 남당(南塘)의 석병산(石屏山)에 거주했기에 스스로 석병(石屏), 석병초은(石屏樵隱)이라 호(號)를 지었다. 천태 황암(天台 黃岩: 현재의 절강 태주) 사람으로 남송(南宋) 시대의 유명한 강호시파(江湖詩派) 시인이다. 평생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강호를 유랑하다가 이후 귀향해 은거했으며, 80이 넘어 사망했다. 저서로는 《석병시집(石屏詩集)》, 《석병사(石屏詞)》, 《석병신어(石屏新語)》가 있다.

이 시 《강음부원당(江陰浮遠堂)》은 시인이 애국 충정을 토로한 서정시이다. 안계(眼界)가 넓고 기세가 방대하지만, 숨이 막힐 듯한 아픔을 느끼게 한다. 이 아름다운 강산이 바로 눈앞에 있으나 이미 타인의 손에 넘어갔다. 그러한 치욕의 고통은 오늘날의 우리가 쉽게 체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로지른 언덕에서 아래로 도도히 흐르는 큰 강을 굽어보니,
부원당 앞에는 만리의 수심이 가득하구나.”

여기서 ‘가로지른 언덕(橫岡)’은 부원당이 위치한 군산(君山)을 가리킨다. 시인은 산에 올라 아래로 도도히 흐르는 강물을 굽어본 후, 부원당으로 돌아와 홀로 슬퍼한다. 마음속의 격분은 말하지 않아도 명백하다.

“시선을 가로막을 산 하나 없는 것이 가장 고통스러우니,
회남 땅에 눈길을 끝까지 주어도 모두 신주일세.”

우리는 흔히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편해진다(眼不見,心不煩)’라고 말한다. 가장 가슴 아픈 일은 보이지 않으면 그나마 나은데, 시시각각 눈앞에서 어른거릴 때 가장 고통스러운 법이다. 시인은 차라리 산이라도 있어서 빼앗긴 영토를 가려주기를 얼마나 바랐겠는가. 그러나 안타깝게도 시인이 시선을 끝까지 던졌을 때, 잃어버린 강산이 한눈에 고스란히 들어왔다.

시인의 이러한 심경에 가장 크게 공명할 수 있는 이는 아마도 남당의 마지막 황제 이욱(李煜)일 것이다. 강산을 빼앗긴 채 구차하게 목숨을 연명하며 억지웃음을 지어야 했던 심정이 어떠했겠는가.

시인은 서글픔과 동시에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 모든 상황이 형성된 원인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을까. 어느 왕조든 쇠락은 제왕과 대신들의 사치와 끝없는 욕망에서 시작된다. 관리들이 백성들의 생계를 돌보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향락과 탐욕만을 챙길 때 일어나는 결과이다.

인간세상의 모든 것은 오늘날의 정법(正法)을 위해 문화적 토대를 닦은 것이다. 이 시에서 시인의 슬픔 이면에 있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제왕이든 관리든 늘 백성과 중생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백성이 편안하게 살며 생업에 종사할 때 비로소 자신도 그 영광을 함께 누릴 수 있다.

오늘날의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천체와 중생을 구도하기 위해 온 이들이다. 탐심을 내려놓고 사치스러운 욕망을 버리며 당당하게 좋은 사람이 되고, 나아가 대법을 얻는 것이야말로 오늘날 세상 사람들의 진정한 출로(出路)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033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