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옌(李言)
【정견뉴스】

은하계 (사진: Miguel Medina/AFP via Getty Images)
천문학자들이 은하계 깊은 곳에서 전례 없는 신비한 무선 전파원 ‘VT J1906+0849’를 발견했다. 이 천체가 보이는 극단적인 행동 패턴은 은하계 내에서 그야말로 전례가 없는 일이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의 제시 밀러(Jessie Miller) 연구팀이 2026년 10월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발표한 최신 연구와 사이언스알러트(ScienceAlert), Phys.org 등 과학 매체들의 종합 보도에 따르면, 이 천체는 지난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강렬한 무선 전파를 지속적으로 방출해 왔으며 그 행동 패턴은 은하계 내 일시적 성운 내지는 천체(transient)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완전히 뒤엎었다.
수십 년에 걸친 관측 궤적
천문학자들이 관측하는 대부분의 변광 천체는 변화 주기가 수 밀리초(ms)에서 수개월 정도로 매우 짧다. 그러나 VT J1906+0849는 ’10년’ 단위의 초장기 작동 주기를 보여주고 있다.
1996년: 미국 국립성간라디오천문대(NRAO)의 VLA 탐사(NVSS)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위치는 당시에 완벽히 비어 있는 상태였다.
2005~2014년: 이 천체가 모습을 드러내며 점차 밝아지기 시작하더니, 2014년에 약 200밀리얀스키(mJy)의 밝기로 최고조에 달했다.
2017년: ‘초대형 배치 망원경 탐사(VLASS)’를 통해 천문학자들은 지구로부터 최소 4만 9천광년 떨어진 은하계 외곽 ‘직각좌-백조자리 나선팔(Norma-Cygnus spiral arm)’ 너머에서 이 천체를 공식 포착했으며, 당시 측정된 밝기는 약 70밀리얀스키였다.
2015~2024년: 신호가 한때 약해지면서 과학자들은 이 천체가 점차 소멸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2025년 말~현재: 예상을 깨고 다시 밝아지기 시작했다.
기이한 스펙트럼과 ‘신비롭게 사라진’ X선
연구에 따르면 VT J1906+0849의 무선 스펙트럼 피크(최고점)는 극히 혼란스럽다. 2019년에는 피크가 약 1.9기가헤르츠(GHz)에 위치했으나, 2024년에는 약 0.8기가헤르츠로 하강했고, 2026년에는 다시 약 2.2기가헤르츠로 반등했다.
일반적인 상식에 따르면 동기 방사(synchrotron radiation)에 의해 팽창하는 물질 구름은 구름단이 확산함에 따라 스펙트럼 피크가 저주파 쪽으로 한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그러나 수년간의 관측 결과 VT J1906+0849는 공간적 팽창 흔적이 거의 관측되지 않았다.
게다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스위프트 망원경(Swift telescope)을 이용한 관측에서 천문학자들은 이 시스템이 마땅히 방출해야 할 강렬한 X선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이 천체의 정체는 더욱 깊은 수수께끼 속으로 빠져들었다.
과학자들의 추론: 젊은 마이크로퀘이사 및 강한 원반풍의 차폐 효과
연구팀과 천문학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현재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은 이 천체를 ‘마이크로퀘이사(Microquasar)’ 또는 이와 유사한 조밀 강착 시스템(블랙홀이나 중자성성이 동반성의 물질을 흡수하는 형태)으로 보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천체가 은하계 내에서 괴짜 천체로 유명한 ‘SS 433’과 유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조밀 천체가 동반성의 물질을 강탈할 때 일부 물질은 중심으로 떨어지고, 다른 일부는 강력한 제트(Jet)와 원반풍(Disk wind) 형태로 우주 공간에 다시 분출된다.
이처럼 중심 원반면에서 솟구쳐 나오는 원반풍(Disk wind)이 마치 두터운 장벽처럼 강착 과정에서 발생하는 X선을 완벽히 가려버리는 한편, 고에너지 입자 제트가 주변 가스와 상호작용하면서 기이하고 국소적인 무선 전파를 지속적으로 자극해 분출 물질의 자유로운 팽창을 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적외선 관측 역시 이 천체 주변에 초속 2,000km에 달하는 강력한 가스 유출이 존재함을 입증해주었다.
연구팀은 논문 결론에서 “VT J1906+0849는 타 파장(X선 등)으로는 식별하기 극도로 어려운 ‘은하계에 숨겨진 강착체 집단’을 발굴하는 데 있어 광역 무선 전파 탐사가 가진 거대한 잠재력을 잘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번 발견은 극단적인 우주 현상의 수수께끼를 푸는 새로운 열쇠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향후 천문학자들이 대규모 무선 전파 탐사를 통해 은하계의 어두운 구석에 숨어 있는 우주의 괴물들을 더 많이 찾아낼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에포크타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