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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목기 시즌 3 (32)

화본선생

【정견망】

요진(瑤眞)이 돌아온 후 돌 탁자에 앉아 공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요진 곁에 있던 분홍색 옷을 입은 어린 시녀가 옆에 있는 주황색 옷을 입은 시녀에게 나직이 말했다.

“남주(南洲) 땅은 깨끗하지 못해 천신께서 가실 때마다 온몸에 먼지를 묻혀 오시니 우리가 옷을 갈아입혀 드리자!”

주황색 옷의 시녀가 말했다.

“그래, 마침 며칠 전에 방직사(紡織司)에서 새로 만든 의복 한 벌이 있는데 아주 예쁘니 내가 가져올게!”

분홍 옷 시녀가 기뻐하며 말했다.

“그 벽파(碧波) 긴 치마와 자정(紫靛) 대망토 말이니?”

주황 옷 시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빛이 흘러넘쳐서 정말 예쁘대!”

분홍 옷 시녀가 말했다.

“그 옷이 어떤 모양인지 전부터 보고 싶었어! 금린해(金粼海)의 잔물결과 아침 노을의 빛무리로 만들었다던데…”

두 시녀는 옷을 가지러 가며 도란도란 이야기했고, 요진은 공무 처리에 전념하느라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

잠시 후 두 시녀가 웃고 떠들며 옷을 가지고 돌아왔다. 분홍 옷 시녀가 부드럽게 말했다.

“요사(瑤司)님, 저희가 옷을 갈아입혀 드릴게요. 정말 예쁘답니다!”

요진은 건성으로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말했다.

“그래, 그래…”

두 시녀는 요진을 붙잡고 분주히 움직였다. 한참 옷을 입히고 끈을 맸으나 요진은 여전히 고개를 들지 않았다. 옷을 다 입힌 후 주황 옷 시녀가 자세히 보더니 말했다.

“이 의복은 너무나 화려하니 천신님의 머리를 예쁘게 빗겨드려야겠어.”

분홍 옷 시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장신구사(珠鈿司)에 가서 어울리는 장신구들을 좀 골라오자…”

장신구들도 골라온 뒤 시녀들은 요진의 머리를 땋고 빗기며 눈썹을 그리고 입술을 칠했다. 정성 들여 꾸미고 나서야 시녀들은 마침내 만족해하며 한마디씩 했다.

“천신님께서 이렇게 꾸미시니 정말 아름다우시네…”

이때 요진도 공무 처리를 마치고 일어나 거울을 보더니, 자신의 차림새가 꽤 마음에 드는 듯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나를 이토록 옹용화귀(雍容華貴)하게 꾸며주다니, 이 화려한 옷이 참으로 괜찮구나.”

주인이 만족해하는 것을 보고 분홍색 시녀가 신이 나서 말했다.

“요사님, 이 화복의 속치마는 벽파연의창연(碧波漣漪滄淵) 긴 치마라 하고, 겉옷은 자정방의유광(紫靛方儀流光) 대망토입니다. 여기에 홍단영보석(紅丹靈寶石) 가루액과 수비취금소(水翡翠金蘇) 보요(步搖), 옥서경구(玉絮瓊鉤) 귀걸이, 금기린(金麒麟) 엄빈(掩鬢 귀밑머리 장신구), 부요금(扶搖錦) 피백(披帛 어깨에 걸치는 비단)까지 곁들였으니…”

요진은 듣다가 웃으며 말했다.

“너희에게 미리 말해주는 것을 잊었구나, 나 조금 뒤에 또 나가야 한단다.”

주황옷 시녀가 긴장해서 물었다.

“요사님, 설마 또 그 남주 인간 세상에 가시는 건 아니죠?”

요진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시녀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다행이에요, 다행이야. 먼지 많은 곳만 아니라면 괜찮아요.”

요진이 웃으며 말했다.

“지부(地府)에 좀 다녀오려고 한다.”

“네?” 시녀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싫은 기색과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요사님께서 그런 곳에 가실 줄 알았으면 이렇게 꾸며드리지 않았을 텐데… 아이고… 정말…”

요진은 이 옹용화귀한 차림 그대로 웃으며 지부로 향했다…

마침 오늘 지부는 꽤나 북적였다. 상계(上界)에서 죄를 지은 용 한 마리를 처형했는데, 용의 몸이 지부로 떨어지자 아귀들이 가마솥에 기름을 붓고 튀겨내고 있었다. 용고기 튀김은 아주 좋은 요리였다.

몇몇 귀리(鬼吏)들이 이 용고기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 술이 몇 잔 들어가자 탁상에 앉아 있던 백발이 성성한 노리(老吏 나이 든 관리)가 다시 옛일을 추억하기 시작했다. 그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어렸을 때 배고파 죽기 직전이었는데, 저 앞쪽에서 한 여신이 천천히 날아오시는 거야! 정말 자태가 우아하시고 빛이 만장하셨지! 정말이지… 너희 이분이 누구신지 아느냐?!”

그중 한 소리(小吏)가 귀찮다는 듯 말했다.

“서왕모(西王母)님이시겠지!”

노리가 계속 말을 이었다.

“맞다! 서왕모님이셨다! 그 후 나를 얼마나 놀라게 한 일이 있었는지 아느냐?!”

다른 소리가 말했다.

“그 후에 서왕모님께서 대추 두 알을 주셨고, 그걸 먹고 지금까지 살고 계신 거잖아요! 이보세요 어르신! 이 이야기는 이미 수천 번도 더 들었어요. 지겹지도 않나요?”

노리가 발끈하며 말했다.

“뭐라고! 너희가 서왕모님을 뵌 적이나 있느냐?! 너희는 그분 옷자락조차 구경도 못 해봤으면서! 내가 몇 번 더 말하는 게 어때서…”

한 소리가 빈정거리며 말했다.

“그분이 돌아가신 지가 언제인데, 우리가 그분을 보는 건 귀신 보는 거나 마찬가지지! 하하하하…”

노리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탁자 위로 뛰어 올라가 외쳤다.

“그 더러운 입 닥쳐라! 서왕모님을 모욕하지 마라!” 외치고 나서는 흐느끼며 말했다.

“나중에… 나중에… 곤륜산이 무너지고 나서 다시는 그분을 뵙지 못했지. 왕모(王母)님, 당신의 구명지은을 제가 아직 갚지 못했습니다!”

몇몇 소리들이 질색하며 말했다.

“또 취했네… 또 취했어. 나이 먹고 못 마시면 마시질 말지, 마시고 술주정 부리는 건 정말이지…”

소리들이 술을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소리가 들렸다.

“천신(天神)께서 오셨다! 모든 귀신은 물렀거라! 천신께서 오셨다! 모든 귀신은 물렀거라!”

귀신들과 관리들은 이 소리를 듣고 신의 광채에 흩어질까 봐 서둘러 몸을 숨겼다. 하지만 어리석은 노리는 술에 취해 눈과 귀가 어두워진 데다 피할 생각도 잊은 채 여전히 술을 마시고 있었다.

요진은 그들이 빛을 두려워함을 알고 먼저 광채를 거둔 뒤 지부에 내려섰다.

노리가 눈을 들어 보더니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염왕(閻王)이 요진을 맞으러 나왔다. 염왕이 다가와 막 읍을 하려는데, 그 노리가 요진 앞으로 달려들어 외쳤다.

“서왕모님! 서왕모님이시다! 당신은 서왕모님이시군요! 아직 살아계셨군요!”

염왕이 화를 내며 말했다.

“빨리 저놈을 끌어내라! 술을 저렇게 처먹다니!” 그러고는 서둘러 요진에게 웃으며 말했다.

“천신께선 노여움을 푸십시오. 저자는 늙어서 망령이 난 놈입니다! 나이가 너무 많으니 천신님께서 이해해 주십시오…”

요진은 노인의 눈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말했다.

“잠시 기다리게.” 요진이 손을 휘두르자 노인의 안질이 씻은 듯 나았다.

요진이 웃으며 물었다.

“이제 똑똑히 보이느냐, 내가 서왕모인지 아닌지?”

노리는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았다. 과연 전보다 훨씬 똑똑히 보였다. 노리는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며 요진에게 무릎을 꿇고 절하며 말했다.

“낭랑(娘娘)이십니다! 낭랑님이 맞으십니다! 낭랑님께서 예전에 소인의 목숨을 구해주셨는데 소인이 아직 보답도 못 했습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리들이 그를 끌고 나갔다. 염왕이 다시 말했다.

“천신께선 신경 쓰지 마십시오. 원래 미친 소리를 잘하는 놈입니다. 천신께서 이곳에 오신 데는 어떤 공무가 있으신지요?”

요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남주(南洲) 범인(凡人)들의 여러 대에 걸친 윤회에 대해 조사하러 왔소.”

염왕이 말했다.

“그러시군요. 천신님, 이쪽으로 오십시오.”

요진이 근원을 추적해 본 결과, 남주의 수많은 범인이 과거에 신(神)이었으며 그중에는 삼계에서 지위가 매우 높았던 신들도 있음을 발견했다. 일단 인간 세상으로 강등되면 인간계의 수많은 좋지 않은 요소의 영향을 받아, 옛 업을 갚기도 전에 새로운 업력을 쌓게 되어 인간 세상에서 계속 윤회하며 갚아야만 했던 것이다.

항상 몇몇 신선이 근기(根基)가 괜찮은 이들을 제도하기도 했으나, 백 년마다 도를 닦아 천계로 돌아가는 이는 극히 드물었으니 요진은 탄식을 금치 못했다.

요진은 돌아와서 곰곰이 생각했다.

‘지난 수년간 삼계를 위해 요괴를 처단하고 마귀를 물리쳤다고는 하나 대부분 남주에서 싸운 것이었다. 동주(東洲)는 다스려짐이 매우 훌륭해 아예 내가 할 일이 없었고, 북주와 서주는 본래 그리 혼란스럽지 않았으며 그동안 거의 다 척결했다. 오직 이 남주만이 처단해도 끝이 없는 마귀와 항복시켜도 끝이 없는 요괴가 넘쳐난다. 공공마저 남주에 머물기를 좋아하니, 그곳 사람들이 가장 무능하고 가장 미혹되었기 때문이다.

그곳 사람들은 무지 속에서 죄업을 짓고, 또 무지 속에서 죄업을 갚으며, 갚는 도중에 다시 업력을 쌓고 또 다시 갚는다… 도저히 갚을 수 없을 정도로 업력이 커지면 요마귀괴가 찾아가는 것이다. 남주 사람들에게 업력이 남아 있는 한, 이 마귀는 도저히 다 없앨 수가 없다.’

‘아, 이 남주 인간 세상은 미혹의 단지 같아서 누구든 그곳에 오래 머물다가는 결국 좋은 끝을 보지 못하는구나. 가장 좋은 방법은 범인들이 수련하여 신선이 되어 저 남주 고해를 벗어나게 하는 것인데, 결국 수많은 남주 사람도 과거에는 신이었으니…’

하지만 요진은 다시 생각했다. ‘사람을 제도해 신선이 되게 하는 것은 내 직책 범위 밖의 일이다. 이런 생각을 해서 무엇하랴, 싸움이 있으면 나가 싸우고 마귀가 있으면 항복시키면 그만이지, 이토록 마음을 쓸 필요가 무엇인가…’

그렇게 생각은 했으나 요진은 한가할 때면 여전히 몇몇 명산대천을 찾아 수도인(修道人)들을 찾아가 묵묵히 그들의 수련을 지켜보곤 했다.

어느 날 요진은 산천 위 구름 끝에 앉아 아래 동굴 속에서 수도하는 이를 지켜보았다. 그의 심지(心志)가 그리 굳건해 보이지 않았다.

그때 그 수도인의 사부가 그를 동굴 밖으로 불러 엄숙하게 물었다.

“이 동굴 어귀에 있는 나무들이 무슨 나무냐?”

수도인이 대답했다.

“사부님, 복숭아나무(桃)와 오얏나무(李)입니다.”

사부가 더욱 엄하게 말했다.

“이것조차 명백하지 못한 것이냐! 이 도리(桃李)가 네 동굴 밖에 있는 것은 너에게 어서 인간 세상을 도리(逃離, 탈출 역주: 중국어로 桃李와 발음이 비슷해 의미가 통한다)하라고 알려주는 것이다! 오직 인간 세상을 탈출해야만 이 생로병사의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느니라!”

그 수도인은 사부의 가르침을 듣고 마음을 더욱 굳게 다지며 동굴로 돌아가 다시 가부좌를 틀었다. 수련자가 앉자마자 사부는 그의 몸속에서 원신(元神) 하나를 불러내더니, 그 원신에게 신통술법(神通術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요진은 구름 끝에서 이를 지켜보다가 웃음이 터져 나와 말했다.

“재미없구나! 정말 재미없어! 하하하!”

그 진인(眞人)이 머리를 들어 요진을 보더니 물었다.

“선인(仙人)께선 어찌하여 웃으십니까?”

요진이 천천히 구름에서 내려오자 그 수도인은 요진을 단번에 알아보고 말했다.

“원래 사법천신이셨군요! 어쩐 일로 이곳까지 오셨습니까?”

요진이 웃으며 말했다.

“선우(仙友)께서는 방금 왜 그리 고심하며 그 어리석은 제자를 가르치셨습니까? 몽둥이로 한 대 쳐서 기절시킨 뒤 부원신(副元神)을 불러내어 공을 연마하게 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지 않겠습니까?”

[여기서 부원신이 언급되는데, 사람에게는 원신(元神)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주원신(主元神)은 오직 하나뿐이며 우리 몸을 주재하는 진정한 자기 자신이다. 사람에게는 부원신도 있는데 부원신은 본인과 똑같이 생겼으나 진정한 그 사람이 아니다. 부원신은 인간 세상에 미혹되지 않으며 주원신이 업을 덜 짓도록 제어한다.]

그 선우가 웃으며 말했다.

“하하, 천신께서 농담도 잘하십니다. 수련이란 본인이 자원해야 하는 법인데 어찌 억지로 남을 수련시키겠습니까?”

요진이 말했다.

“본인이 자원했다면 당신은 마땅히 그 본인을 제도해야 하고 주원신을 제도해야지, 왜 부원신을 제도합니까?”

선우가 웃으며 말했다.

“천신께서 또 농담을 하십니다. 주원신을 제도하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수련계에서는 역대로 늘 부원신을 제도해 왔습니다. 게다가 다 똑같이 생겼는데 누구를 제도하든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하하.”

요진도 웃음을 터뜨리며 손을 휘둘러 복숭아나무 아래에 찻상을 차리고 선우에게 말했다.

“선우께서도 앉아 차 한 잔 나누시겠습니까?”

신선은 고개를 끄덕이며 앉아 요진과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다.

요진이 말했다.

“나는 지난 수년간 남주에서 마를 제거하며 수많은 범인(凡人)들의 생생세세를 보았습니다. 수많은 이가 과거에 성수(星宿)였고 신(神)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한 번 홍진(紅塵)에 떨어지면 다시 하늘로 돌아가기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당신들이 제도하는 것은 모두 부원신뿐이니, 그들 진정한 자신은 한 번도 돌아간 적이 없는 것입니다.”

신선이 말했다.

“우리가 사람의 주원신을 제도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주원신은 너무나 미혹되어 명리정(名利情) 중 어느 하나도 내려놓지 못하니 어찌 제도할 수 있겠습니까?”

요진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차를 한 모금 들이켰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