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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효람이 말하는 인과

작자: 황보용(皇甫容)

[정견망] 청나라 때의 학자이자 대신이었던 기효람(紀曉嵐)은 어려서부터 매우 기이하게 빼어났다. 책을 읽는데 어두운 곳에 앉아 있으면 눈에서 빛이 나서 등불을 켜지 않아도 사물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식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빛도 점점 없어졌다. 지금 말로 하자면 초능력이 있었지만 현실 사물을 접촉함에 따라 능력이 약화된 것이다. 기효람이 조정에 들어가 관리가 된 후 <사고전서(四庫全書)>를 편찬했고 관직에서 물러난 후 십여 년간 <열미초당필기(閱微草堂筆記)>를 지었다.

이 책에서 기효람은 해학적인 언어로 이야기 형식을 빌려 그가 일생 중에 겪은 많은 일에 대한 생각을 표현했다. 그 중 인과응보가 크고 작은 이야기에 대부분 관통되어 있었다. 기효람이 말하는 인과는 격식이 있고 자기 특색이 있었으며 형체가 있는 사람이나 형체가 없는 사람을 넘나들었으며, 혹은 선(善)에 대한 보답이나 악에 대한 보응으로 인연의 이야기를 펼쳐냈다.

<열미초당 필기> 7권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느 서생이 밤에 악비(岳飛)의 사당을 지나다가 문이 단단히 닫혀 있는데 어떤 사람이 사당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가 신명(神明)인 줄 알고 그를 성인이라 부르며 예의를 갖춰 절을 올렸다. 그러자 그 사람은 서생을 부축해 일으키며 말했다. “저는 높은 신이 아닙니다. 다만 우변사경(右邊司鏡)의 말단 관리이며 장부를 보내느라 여기에 왔습니다.”

서생은 사경(司鏡)이 무엇인지 물었다. “혹시 업경(業鏡-선악을 비추어 본다는 거울)인가요?” 그 사경은 말했다. “차이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종류입니다. 업경이 비추는 것은 사람들이 지은 선악(善惡)입니다. 하지만 사람 마음속에 미세한 변화는 기복이 무상한 각종 겉치레로 깊이 숨겨져 있어 왕왕 겉으로는 기린, 봉황처럼 당당하지만 내심은 오히려 도깨비 같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깊이 은닉되어 있어 업경은 비출 수 없습니다. 송나라 이후 이런 위장술이 점점 성행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과실을 숨기고 일생동안 발각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늘의 여러 신들이 상의하여 업경을 왼쪽대로 옮겨 진짜 소인(小人)을 비추고 심경(心鏡)을 오른쪽 대에 설치해 군자(君子)를 비추기로 했습니다. 두 거울의 둥근 빛은 좌우에서 마주 비칩니다.”

“이렇게 하면 사람의 내심을 통찰할 수 있습니다. 집요한 사람, 사악에 치우친 사람, 시커먼 사람, 굽은 사람, 대변처럼 더러운 사람, 진흙처럼 혼탁한 사람, 내심이 험악하지만 가려져 안 보이는 사람, 맥락이 좌우로 관통해 권세에 빌붙는 사람, 가시나 칼 같은 사람, 벌 전갈 호랑이 늑대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또 높은 벼슬아치를 추구하는 영상이 드러나기도 하고 금은보화의 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심지어 은은하게 춘화(春畵)의 상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겉으로는 도덕군자처럼 점잖은 거짓 군자입니다. 그중 진주처럼 윤택하고 수정처럼 투명한 사람은 천 명, 만 명에 한둘 있을까 말까 합니다. 나는 심경 옆에 서서 일일이 기록했습니다.”

3개월 후 악비 사당에 갔을 때 그에게 화복을 판정해보라고 했다. 그는 말했다. “아마 명망이 높을수록 징벌이 더 엄하고 수단이 교묘할수록 징벌이 더 심한가 봅니다. <춘추>에 노나라 240년 역사가 기록되어 있는데 그중 가증스러운 인물이 적지 않습니다. 하늘은 백이(伯夷)의 묘 사당을 벼락으로 때렸는데 이것은 하늘이 전이(展禽-유하혜)를 숨겨준 것에 대한 징벌로 나타낸 것입니다. 이것을 잘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서생은 가르침을 잘 받들어 집에 돌아온 후 도광황제가 쓴 편액을 하나 청했고 그 후 자기가 거주하는 방을 “관심(觀心)”이라고 불렀다.

기효람이 말한 심경이 진실로 존재하는지 우리는 고증할 수 없다. 그러나 이야기의 교훈은 사람의 마음에 경계를 일으켜 권선징악을 하는 것이다. 세상 사람은 자기 마음을 많이 보아야 한다. 깊이 숨겨진 무엇인지 말이다. 깊이 숨겨진 마음을 다른 사람은 알지 못하지만 하늘의 눈은 속이지 못하므로 반드시 같지 않은 방법으로 징계를 받게 된다. 사람들은 흔히 인과를 잘 알지 못해 고통과 번거로움을 가져온다.

<열미초당필기> 3권에 기효람은 심술(心術)에 관한 이야기를 실었다. 하간부(河間府)에 풍수남(馮樹楠)이라는 사람이 약간 글을 알아 경성에서 떠돌아 다녔다. 그는 매번 좋은 기회가 있었으나 늘 성사시키지 못했다. 그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면 사람들은 시원하게 도와주겠다고 대답을 했으나 아무도 직접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늘 가난하고 불행하며 우울한 날을 지냈다. 어느 날 그는 신선 여동빈(呂洞賓)의 사당에 기도를 올렸다. 저녁에 돌아온 후 밤중에 꿈에서 한 사람이 그에게 말했다. “너는 인정이 각박하다고 원망하지 말라. 이런 원인은 네가 지은 것이다. 너는 생전에 거짓말로 환심을 얻기를 좋아했는데 일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 여전히 남을 여러 번 충동질시켜 그 사람이 너의 정열에 감격하도록 했다. 악인을 만나면 그의 죄가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너는 그를 옹호해 네가 구해준데 대해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게 했다.”

“너의 행동은 비록 다른 사람에게 그리 큰 해는 끼치지 않았지만 인정과 의리, 명성은 다 너한테로 왔고 원망은 모두 다른 사람에게로 향했다. 너의 간사함은 너무나 심했다. 하물며 네가 추동한 좋은 일과 나쁜 사람을 구한 일은 모두 네 자신의 이익과 하나도 상관이 없으나 이런 사람들과 일이 조성한 영향과 해로움은 다른 사람이 감당해야 했다. 만약 이 일이 네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연루되면 너는 물러나 집안으로 틀어박혀 눈을 꼭 감고 다른 사람이 불에 타던지 홍수에 빠져죽던지 상관하지 않고 번거로워 하며 움직이지 않았다. 너 같이 이런 이기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이 신선에게 기도하면 되겠느냐? 너를 보면 겉으로는 친절한 척하지만 내심은 냉담하다. 그렇지 않느냐? 신이 사람을 평가하는 원칙은 이렇다. 만일 네가 한두 가지 잘못하면 네가 좋은 일을 한 것으로 보상할 수 있다. 네가 심술궂으면 저승의 법률은 너를 놓아주지 않는다. 너는 이 한평생 이럴 것이니 몸을 바르게 닦아라. 그러면 아마 다음 생에는 희망이 있을 것이다.”

인과 이야기는 늘 그가 재미있어 하는 것이다. 이런 일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백성들의 풍속을 교화하고 마음을 바르게 돌이키는데 있다. 자기든 남이든 다 좋게 된다. 인과는 바로 인과이며 믿든 안 믿든 인과의 보응을 저지할 수 없다. 그러므로 기효람은 십년의 시간을 들여 인과에 관해 저술을 남겼다. 인과 이야기를 보면 당시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위한뿐 만 아니라 후세 사람에게 수신(修身)의 귀감이 된다.

기효람은 남피(南皮)의 의사 이야기를 했다. 그는 부스럼을 치료하는데 몰래 독을 써서 늘 재물을 갈취했으며 그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늘 종기가 재발하게 했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사람이 죽었다. 어느 날 그의 아들이 벼락에 맞아죽었다. 기효람은 이 일에 대해 평론하기를 범죄가 극에 달하면 형벌이 처자식에게까지 미친다고 했다. 악을 짓는 것이 끝에 달하면 재앙은 자손의 몸에까지 이른다고 했다. 하늘이 그의 아들을 죽인 것은 그의 죄가 극악에 달했다는 것을 설명하며 화가 후사가 미치는 가장 중한 징벌을 받은 것이다.

발표시간: 2012년 2월 16일
정견문장: http://www.zhengjian.org/node/8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