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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미초당필기> 이야기 (1)

작자/ 제정승(齊整升)

【정견망】

1. “인과응보를 의심하지 말라”

청나라 때 고덕무(顧德懋)라는 관리가 있었는데 동악묘에서 명관(冥官 저승 관리)을 지냈다. 한때 친구와 대화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저승관아(冥司)에서는 정절을 지킨 부인들을 몹시 존중한다네. 하지만 정절에도 등급이 있다네. 예를 들어 어떤 부인은 자녀에 대한 정을 끊지 못해 개가를 원하지 않았을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집에 재산이 많아 여유있는 생활에 대한 미련 때문에 개가를 원치 않을 수 있지. 이런 사람들은 하등의 정절부인이지(간단히 절부(節婦)라고 한다). 또 일부 젊은 과부는 비록 내심으로는 정욕이 솟구치지만 예의로 자신을 억제하는데 이를 중등의 정부(貞婦)라 한다. 만약 내심이 마른 우물처럼 정서적인 파동이 전혀 없고 부귀영화에도 마음을 움직이지 않으며 추위와 고통에도 그 마음을 움직이지 않으며 이익을 따지지 않는다면 이야말로 최상등의 정부(貞婦)다. 이런 사람은 천에 하나도 찾기 어렵다.

만약 이런 정부가 있다면 귀신들조차도 그녀들을 보면 숙연히 일어나 공경한다. 내 기억에 어느 날 저승이 갑자기 시끌벅적해졌는데 들리는 말에 어느 정부(貞婦)가 온다고 했다. 염라대왕은 즉시 평소의 준엄한 얼굴을 고쳤고 다른 저승 관원들도 모두 옷매무새를 바로 잡고 일어나 영접했다. 잠시 후 용모가 정중한 한 노부인이 멀리서 천천히 걸어왔다. 그녀의 걸음걸이는 마치 보이지 않는 계단을 올라가는 것처럼 갈수록 높아졌다. 염라전에 가까워졌을 때 대전 위로 날아 올라가더니 어디론가 가버렸다.

염라대왕이 감동해서 말하길 ‘이 부인은 이미 승천했으며 우리 귀신들의 관할에 속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고덕무는 또 말했다. “좋은 신하도 대개 세 부류가 있다. 법을 잘 지키고 오직 규정을 두려워 지키는 사람은 하등 현신이라 한다. 명예와 절조를 중시하는 그런 사람은 청렴하고 공명정대하므로 중등현신이라 한다. 조정 사직에 충성하고 일심으로 국민들의 생활을 걱정하며 개인의 영예, 화복을 따지지 않는 사람은 상등 현신이라 한다.”

고원외는 또 말했다. “저승에서 가장 기피하는 것이 권익을 다투고 사리를 취하는 사람이다. 그들은 인간 세상의 혼란을 조성한 각종 악업은 대개 여기서 생긴다고 한다. 그래서 명부에서는 반드시 이런 사람이 곤궁하도록 하고 좌절과 실패를 하여 그들이 잃는 것이 얻는 것보다 많도록 한다. 그들은 갈수록 교묘하게 사욕을 취하고 모략으로 이익을 취하는데 귀신은 그들에 대해 갈수록 더 엄하게 제재한다.”

고원외는 또 “저승의 법조문은 이승의 법과 대체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모두 《춘추》처럼 엄격한 현자를 요구하거나 사람에게 선을 권한다. 만약 현자라 할지라도 집착하여 잘못을 범한다면 그에 따라 잘못을 따지며 처리한다. 사실 소인이라도 오직 그가 좋은 일을 좀 하면 마찬가지로 선한 보답을 준다. 세상 사람들은 저승에서 법을 집행하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여 인과응보의 일을 의심하는데 그건 완전히 잘못된 일이다.”

2. 말고삐를 잡아 은혜 갚은 귀신

애당(愛堂) 선생이 어느 날 밤 밖에서 술을 마신 후 말을 타고 밤에 귀가 했다. 갑자기 말이 놀라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 빽빽한 삼림 속으로 뛰어 들었다. 그 후 또 울퉁불퉁한 곳으로 달렸다. 몇 번이나 까딱하면 말에서 떨어질 뻔했다.

한참 급한 때 어떤 사람이 그 옆에서 번개같이 나타나더니 한손으로 고삐를 잡고 다른 손으로 그를 부축하여 말에서 내리게 하며 말했다. “저희 노모께서 전에 당신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오늘 당신이 골절할 위기에 처한 것을 보고 구해 보답합니다.” 애당 선생이 그의 이름을 물으려 하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보이지 않았다. 애당은 그가 귀신임을 알았다. 하지만 지난 일을 생각하니 평생 다른 사람의 노모를 구한 일이 기억나지 않았다. 귀신의 말이 어디서 유래했는지 알 수 없었다.

이것이 바로 불경에서 말한 ‘좋은 일을 해도 마음에 두지 않아야 가장 큰 공덕을 쌓는다’는 것이다.

3. 귀신도 바른 것을 침범하지 못한다

명나라 때 복주(福州)에 학사아문(學使衙門)이 있었는데 본래 세금을 걷는 관청이었다. 당시 환관이 폭정을 하여 관서 내에서 많은 무고한 백성들을 죽였다. 그래서 지금까지 그 관아에서 늘 괴이한 일이 있다. 지금 내(역주: 책의 저자 기효람)가 복건독학(福建督學)에 재직할 때도 하인들이 야간에 놀라는 일이 종종 있었다.

건륭 갑신년(1764년) 여름, 선친인 도안공께서 복건학서에 오셨는데 어느 방에 귀신이 시끄럽게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곧 이불을 가지고 들어가서 잠을 잤는데 조용히 밤을 지냈으며 아무 일도 없었다.

어느 날 나는 완곡하게 권했다. “아버님, 제발 소중하신 몸을 사악한 귀신과 다투지 마시고 다른 방으로 가시는 게 어떻습니까?”

그러나 부친은 이렇게 나를 타이르셨다. “많은 선비들이 종종 귀신이 없다고 하는데 그건 어리석고 사리에 맞지 않으며 억지를 부리는 것이다. 그러나 귀신은 바른 것을 침범하지 못한다. 정인군자(正人君子)의 기는 바로 정기(正氣)다. 귀신은 반드시 그 사람을 두려워한다. 왜냐면 음기는 양기를 이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령 어떤 사람이 귀신에게 침범을 당했다면 그건 분명 그의 양기가 음기를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양이 성한 사람은 결코 혈기만 의지하여 성질이 거친 게 아니다. 사람의 심리는 늘 자상함과 부드러움을 품고 있어야 하며 이것이 양기이다. 마음속으로 악독함을 품으면 이것이 바로 음기다. 심지가 성실하고 맑으면 양기라 하고 내심이 음험하고 간사하면 음기라 한다. 공정하고 강직함은 양기이며 이기적이고 아첨하는 것은 음기다. 그래서 《주역, 상사》에 양을 군자에 비유하고 음을 소인에 비유한 것이다. 사람이 마음에 광명정대함을 갖고 있기만 하면 혈기는 순양(純陽) 순강(純剛)으로 표현된다. 비록 사악한 마, 귀신, 도깨비를 만나도 일신에 정기가 있는 사람은 어두운 방에서도 뜨거운 화로같이 아무리 굳게 얼은 얼음이라도 자연히 녹는다. 네가 책을 아주 많이 읽었으니 품행이 단정하고 박식한 사람이 귀신에게 침습당한 기록을 본 적이 있느냐?” 나는 부친의 이 말씀을 듣고 공경하게 가르침을 받았다.

지금까지 매번 그 생각을 하면 부친의 가르침이 귓가에 맴돈다.

4. 사람의 스승이 된 자는 한번 읽어볼 것

안읍(安邑) 사람 송반당(宋半塘)이 한때 은현(鄞縣)에서 관리로 있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은현에 어느 서생이 매우 글재주가 있었는데 벼슬길에서 여러 차례 곤란을 겪고 시험에 붙지 못했다. 나중에 이 서생이 큰 병에 걸렸는데 흐리멍덩한 상태에서 어느 관아에 도착했다. 그는 그곳이 마치 저승의 관아 같다고 느꼈다.

이때 반대편에서 관복을 입은 사람이 걸어왔다. 서생이 보니 잘 아는 사람이어서 얼른 다가가서 인사를 하며 그가 이 병에 걸렸는데 곧 죽을 몸이 아니냐고 물었다. 저승 관원은 “당신의 수명이 다하진 않았지만 복록이 다했으므로 아마 얼마 못가 이곳에 올 것이요.”라고 말했다.

서생이 말했다. “저는 금생에 평생 글을 가르치며 살았고 천리(天理)를 해치는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복이 다했다고 하십니까?” 관리가 탄식했다 “바로 당신이 글을 가르치며 벌었지만 아이들에 대한 학업, 품행에 대해서는 방임했기 때문이오. 저승 관리는 공이 없이 녹을 받으면 곧 양식을 훔치거나 낭비한 것과 같이 본다오. 반드시 마땅히 봉록을 깎아서 보상해야 합니다. 그러니 당신 수명이 다하지 않았지만 녹이 먼저 다한 것이오. 사람의 스승이 된 자는 임금, 아버지, 스승 세 가지 중에 하나이며 숭고한 영예를 누립니다. 당신은 다른 사람의 학비를 받고 자제를 잘못 이끌었으니 마땅히 가장 엄한 질책을 받아야 합니다. 관록이 있는 자는 관록을 삭감하고 관록이 없는 자는 식록(먹을 것)을 삭감하며 털 한오리 만큼도 오차가 없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왕왕 학식이 풍부한 지사나 유학에 통달한 대가들이 생활이 곤란하거나 젊은 나이에 요절하는 것을 보고 하늘이 불공평하다고 불평합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모두 스스로 생을 그르쳐 그 지경에 떨어진 것입니다.”

서생은 듣고서 실의에 빠진 채 깨어났다. 그 후 그의 병은 날이 갈수록 중해졌으며 결국 치료할 희망이 없게 되었다. 죽기 전에 그는 꿈에서 본 일을 그의 친척, 친구들에게 이야기 하여 그들에 직에 충실히 하고 선을 따르도록 권했다. 특히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은 학생의 품덕 교육에 진지하게 사람을 육성하도록 하라고 경고했다. 이 일은 이렇게 하여 세상에 퍼지게 된 것이다.

http://www.zhengjian.org/2016/04/12/152250.閱微草堂筆記故事精選.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