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견 문화교재 편집소조
【정견망】
dēng guàn què lóu
登鸛鵲樓(등관작루)
bó rì yī shān jìn,huáng hé rù hǎi liú。
白日依山盡(백일의산진),黃河入海流(황하입해류)。
yù qióng qiān lǐ mù,gèng shàng yì céng lóu
欲窮千里目(욕궁천리목),更上一層樓(갱상일층루)。
【작가】
왕지환(王之渙)은 자가 계릉(季陵)이며 당나라 병주(幷州 지금의 산서山西 태원太原) 사람이다. 측천무후 수공(垂拱) 4년(688년)에 태어나 현종(玄宗) 천보 원년(742년)에 사망했다. 향년 55세.
그는 천성이 호방해 얽매임이 없었으며 시와 문장도 호쾌하고 열정이 넘쳤다. 그가 지은 시는 “악장(樂章 악공들의 노래 가사)으로 전해져 인구에 널리 퍼졌다.” 당시 대중들의 큰 사람을 받았고 세상에 널리 전해져 고적, 잠참, 왕창령 등과 이름을 나란히 했다.
하지만 과거시험이나 공명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생애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다만 묘지명(墓誌銘)에서 그가 “집에서는 효자로 소문이 났고 벗들에겐 의리가 있다고 알려졌으며 흉금이 넓고 강직해서 호방하고 기이한 인재였음”을 알 수 있을 뿐이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그는 아주 많은 작품을 썼다고 하지만 애석하게도 현재는 《전당시(全唐詩)》에 수록된 6수의 절구만이 전해질 뿐이다. 그중에서도 이 작품 〈관작루에 올라〉와 〈출채(出寨) 또는 양주사(涼州詞)로 불림〉가 가장 유명하다.
【주석】
(1)鸛鵲樓(관작루 guànquèlóu): 기록에 따르면 옛날의 관작루(鸛鵲樓)는 지금의 산서성 영청현(永清縣) 남서쪽 황하 연안의 작은 흙산 위에 있었다고 한다. 3층으로 된 누각으로 앞으로는 멀리 중조산(中條山)이 있고 아래로는 황하가 흘러 풍광이 아주 좋았다고 한다. 큰기러기와 비슷하게 생긴 물새의 일종인 관작(鸛鵲)이 이곳에 살았기 때문에 관작루라 불렸다고 한다.
(2)白日(백일 bórì):오후의 태양을 가리킨다. 오행(五行)에서 백색(白色)은 원래 서방을 상징하며 태양이 오후가 되면 서쪽으로 기울어지기 때문에 백일이라 부른다.
(3)依(의 yī):잇다, 따르다.
(4)盡(진 jìn):사라지다.
(5)黃河(황하 huánghé): 청해 바얀카르산(巴顏喀喇山 Bayankhar) 북쪽기슭에서 발원해 중국 북부를 관통하며, 길이가 총 4850킬로미터에 달해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강이다. 물속에 대량의 진흙을 함유해 물색이 노랗고 탁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6)入海流(입해류 rù hǎi liú):바다 속으로 들어간다.
(7)欲(욕 yù):하려 하다.
(8)窮(궁 qióng):다하다.
(9)更(갱 gèng):다시, 또. 고친다는 뜻으로 쓸 때는 경(更 gēng)으로 읽는다.
【해석】
오후의 태양은 산에 기대어 지고
황하는 멀리 바다로 흐른다
천 리 밖 풍경을 다 보기 위해
누각 한 층을 더 올라간다
【관련일화】
이 작품은 사람의 의지를 격려해준다. 시인은 관작루에 오르는 과정에서 한 층을 올라갈 때마다 서로 다른 시야가 펼쳐지고 감수도 다름을 발견한다. 이에 인생 역시 자신이 선 위치의 높이에 따라 서로 달라지며 상황 역시 달라짐을 깨닫는다. 하지만 높이 올라가려면 반드시 자신의 노력에 의지해 한 걸음 한 걸음씩 올라가야 한다. 이에 이 시를 적어 자신을 격려한 것이다.
시인은 필력(筆力)이 웅혼(雄渾)하고 감정이 풍부하다. 누각에 올라가보니 눈앞에 서산으로 기울어가는 태양과 멀리 보이는 산 및 끊임없이 흘러가는 거대한 강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바로 이런 시간과 공간에서 일어난 감흥을 ‘백일의산진(白日依山盡),황하입해류(黃河入海流)’라는 불과 10글자로 그려냈다. 과연 읽는 이로 하여금 과거는 마치 흘러가는 물처럼 한번 가면 돌이킬 수 없지만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조심하고 주의하면 과거의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수 있음을 느끼게 한다.
바로 이 순간 시인의 필봉이 갑자기 돌변하니 ‘욕궁천리목(欲窮千里目),갱상일층루(更上一層樓)’란 10글자로 속으로 하고 싶었던 말과 하고 싶은 일을 아주 소박하면서도 멋지게 표현해 낸다. 높이 올라가야 멀리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단순히 더 높은 장소에 올라간다는 의미뿐 아니라, 심신수련을 포함해, 인생의 사업에서 제고하기 위해 분발하는 것에도 적용할 수 있다.
중화민국시기 저명한 학자이자 언론인이었던 장태염(章太炎)은 일찍이 ‘욕궁천리목 갱상일층루’ 이 10글자야말로 천고의 명구(名句)라고 인정했다. 그의 칭찬이 결코 지나친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원문위치: http://zhengjian.org/node/48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