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견 문화교재 편집소조
【정견망】
zuǒ yì lí huā
左掖梨花(좌액리화)
lěng yàn quán qī xuě,yú xiāng zhà rù yī。
冷艷全欺雪(냉염전기설), 餘香乍入衣(여향사입의)。
chūn fēng qiě mò dìng,chuī xiàng yù jiē fēi。
春風且莫定(춘풍차막정), 吹向玉階飛(취향옥계비)。
【작가】
구위(丘為)는 당나라 때 절강(浙江) 사람이다. 여러 차례 시험에 떨어진 후 고향에 돌아가 다년간 열심히 공부한 후 당 현종 때 진사(進士)가 되었다. 관직은 나중에 태자우서자(太子右庶子)까지 이르렀다.
구위는 효성이 지극해서 계모를 효성스럽게 모셨다. 그 때문인지 신선의 영약으로 알려진 영지(靈芝)가 집안 뜰에 자라기도 했다. 고위 관직에 있었음에도 고향에 돌아와 현(縣) 청사 앞을 지날 때면 말에서 내려 걸어갈 정도로 사람이 아주 겸손했다. 왕유의 칭찬을 받은 성당(盛唐)시기 산수전원시인이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당나라 시인 중에서 가장 장수했다고 하는데 향년 96세였다.
【주석】
(1)左掖(좌액 zuǒyì): 궁궐 좌측에 있는 건물이란 뜻. 당나라 때 문하성(門下省)을 가리킨다. 당대에 문하성과 중서성(中書省)이 각각 대궐 정전 좌측과 우측에 붙어있었기 때문에 좌액이라고 하면 문하성을 가리킨다. 여기서 액은 옆에 딸린 건물이란 뜻으로 고문 시사(詩詞)에서만 사용된다. yì로 발음한다. 반면 일반적인 백화에서 겨드랑이란 뜻으로 쓸 때는 yè로 읽는다.
(2)冷艷(냉염 lěngyàn): 배꽃의 순결하고 눈처럼 흰 자태가 얼음처럼 차가우면서도 아름답다는 의미.
(3)欺(기 qī): 이긴다, 뛰어넘는다.
(4)乍(사 zhà):갑자기.
(5)入衣(입의 rùyī):향기가 옷 속으로 스며든다.
(6)莫定(막정 mò dìng):그치지 말라.
(7)玉階(옥계 yù jiē):궁궐의 계단이 마치 옥처럼 깨끗하다는 뜻.
【번역】
차가운 농염함 흰 눈을 능가하고
은은한 향기 어느 덧 옷 속에 스며드네
봄바람아 멈추지 말고
옥 계단으로 불어 날려주렴
【관련일화】
이 시에서 시인은 자신을 좌액의 배꽃에 비유했다. 자신은 배꽃처럼 고결하고 아름다운 존재이니 천자의 인정을 받아 나라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 심정을 표현했다.
배꽃은 추운 겨울을 견뎌내고 봄이 온 후에야 비로소 고결한 모습으로 피어난다. 그 밝고 깨끗함이 얼음이나 눈을 능가한다. 배꽃이 추위를 두려워하지 않고 견뎌내는 것은 마치 시인이 각고의 수양을 통해 먼저 청고(淸高)한 품격(品格)을 닦은 것과 같다. 그 후 마치 배꽃 향기가 바람에 날려 황궁에 들어가듯이 시인 역시 여러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재능을 화려하게 꽃피우고 싶다는 바람을 적었다.
예전에 독서인(讀書人 선비)은 과거에 합격하기 전에 10년 정도 춥고 어려운 시절을 버티며 자신을 수양하는 일이 아주 흔했다. 물론 관직에 나아갈 수 있는지 여부는 사람마다 각기 운명이 다르기 때문에 억지로 구해서 되는 일은 아니다. 소위 어느 업종이나 아주 뛰어난 사람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오직 고생을 두려워하지 않고 닦은 후에야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사람에겐 저마다 자신만의 세계가 있게 마련이다.
원문위치: http://zhengjian.org/node/48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