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소로(蕭路)
【정견망】
블랙홀은 우주 중에서 가장 특이한 천체의 하나로 인력이 너무 강해서 빛마저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일반 항성계의 중심에는 흔히 모두 초거대질량의 블랙홀이 존재한다. 하지만 태양 질량의 몇 배에서 몇십 배 규모의 항성규모 블랙홀은 보통 항성계 여러 구역에 분산되어 존재한다.
그런데 천문학자들은 최근 밀집된 블랙홀이 우리 은하계를 회전하는 한 성단(星团)에 존재하며 아울러 이 성단이 점차적으로 완전히 블랙홀만으로 구성된 성단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팔로마 5(Palomar 5)로 불리는 특이한 구상 성단이다. 이 성단에는 두 개의 밝은 꼬리가 있는데 그 속에 많은 항성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 두 꼬리는 아주 거대해서 길이가 3만 광년에 달한다.
지금은 이론적으로는 이런 ‘별 흐름(stellar stream)’이 성단 속에서 분출해내 만들어진 것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천문학자들은 아직 구체적인 물리과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팔로마 5 성단 별 흐름의 특성에 근거할 때 이 성단의 중심에 100개가 넘는 많은 블랙홀들이 밀집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성단에 포함된 항성 수에 비해 블랙홀의 수가 대략 예상치의 3배가량 되며 이는 성단 전체 질량의 20% 이상이 블랙홀로 구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블랙홀 하나의 질량은 대체적으로 태양의 20배가 넘는데 이것들은 질량이 아주 거대한 항성의 말기에 초신성 폭발 속에서 생성되며 이때의 성단은 아직 아주 어립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의 마르크 기엘레스(Mark Gieles) 교수의 말이다.
흔히 조석류(潮汐流 역주: 바닷물이 달의 인력에 의해 조수간만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처럼 은하를 도는 성단도 은하의 인력에 의해 변화하는 것)로 불리는 별 흐름은 성단이나 왜소 은하에 작용해 떨어져나간 항성이 은하를 회전하는 흐름이다. 최근 은하계 할로(halo) 중에 30개의 조석류가 발견되었다. 과학자들은 아마도 은하계 속에 있는 수많은 성단들이 교란을 받거나 파괴되어 형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이런 교란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우리는 이런 별 흐름이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 모릅니다. 다만 한 가지 견해는 그것들이 파괴된 성단이란 거죠. 하지만 최근 발견된 별 흐름은 모두 관련된 성단이 없었기 때문에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것들이 어떻게 별 흐름을 형성하는지 알기 위해 하나의 성단과 직접 관련된 조석류를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팔로마 5가 그 유일한 답인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그것을 자세히 연구하는 원인입니다.” 기엘레스 교수의 말이다.
연구팀은 성단의 형성에서 해체까지 이르는 과정 중에 매 항성의 궤도와 변화를 모의 실험했다. 연구결과 팔로마 5가 형성될 때는 블랙홀이 차지하는 질량의 비중이 낮았지만 성단을 탈출한 항성이 블랙홀보다 더 많았고 이 때문에 블랙홀의 비율이 점차 증가되었다.
블랙홀과 항성의 중력이 상호작용하면서 성단이 팽창되었고 보다 많은 항성들이 탈출해 조석류를 형성한 것이다. 최종적으로 성단이 완전히 해체되기 직전에는 성단 전체가 블랙홀로 전부 구성되었다.
“이번 연구는 우리의 이해를 도와줍니다. 비록 넓게 퍼진 팔로마 5 성단이 은하계 내 그 어떤 성단보다도 밝고 긴 꼬리를 지니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유일한 것은 아닙니다. 정반대로 우리는 아마도 유사하게 블랙홀을 중심으로 팽창하는 성단에서 이미 은하계의 조석 중에서 해체되어 형성된 최근 발견된 미세 별 흐름을 발견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라고 영국 서리대학 강사 데니스 에르칼(Denis Erkal)은 말한다.
기엘레스는 “우리는 이미 조석류를 형성하는 모든 성단 속에 보편적으로 대량의 블랙홀이 존재할 가능성이 존재함을 입증했습니다.”라고 했다. 이는 과학자들이 구상 성단의 형성과 항성의 초기 질량 및 거대질량 항성의 변화를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하다.
이번 연구에서 중력파도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대부분의 쌍(雙)블랙홀 합병은 성단 속에서 형성된다고 합니다. 이 상황에서 가장 큰 미지수는 성단 중에 블랙홀이 몇 개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블랙홀은 볼 수 없기 때문에 관측으로 결정하기가 아주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번 연구는 성단이 항성을 분출하는 과정에서 성단 안에 얼마나 많은 블랙홀이 있는지 관찰하는 방법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카디프 대학 강사 파비오 안토니니(Fabio Antonini)의 말이다.
이 연구는 2021년 7월 5일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발표되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687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