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소로(蕭路)
【정견뉴스】
미국의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검측소(LIOGO) 발표에 따르면 지구에서 약 9억 광년 떨어진 은하에서 블랙홀이 중성자별 두 개를 집어삼키는 장면이 처음으로 포착됐다. 그간 블랙홀끼리 충돌하거나 중성자별끼리 합병된 경우는 관측됐지만, 블랙홀과 중성자별이 충돌해 합병하는 과정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더 신기한 것은 열흘 간격으로 두 차례나 블랙홀과 중성자별이 충돌한 것이다. 그동안 블랙홀과 중성자별의 충돌 확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생각해온 천문학자들은 이 극적인 현상의 확인에 고무돼 있다.
블랙홀은 아주 극단적인 천체의 일종으로 중력이 너무 강해서 빛마저도 벗어날 수 없어 빛을 발산하거나 반사하지 못해 암흑처럼 어둡게 보이기 때문에 블랙홀이라 한다. 중성자별 역시 극단적인 천체의 하나인데 보통 거대한 항성의 생명이 끝날 때 폭발하면서 남긴 잔해로 밀도가 대단히 높다. 완전히 중성자로 조성된 별의 밀도는 1세제곱 밀리미터 당 중량이 무려 십 수억 톤에 달한다.
이렇게 극단적인 두 천체가 하나로 합병되었으니 얼마나 강렬한 변화를 조성할지 상상해보라.
블랙홀이나 중성자별과 같은 무겁고 밀도가 큰 천체가 충돌해 하나로 합쳐지면 그 충격의 여파로 우주 공간에 잔물결인 중력파가 퍼져 나간다. 중력파는 2017년 처음 그 존재가 확인되었고 이를 최초로 확인한 3명의 과학자들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중력파 천문학이란 새로운 연구분야가 생겨났다.
당시 노벨상 수상 성과는 미국에 설치된 중력파 검출기로 중력파를 관측하는 ‘라이고(LIGO)’ 협력단과 유럽 이탈리아의 중력파 검출기를 이용하는 ‘버고(VIRGO)’ 협력단의 공동연구 결과물이었다. 이들은 태양 질량의 36배와 29배인 블랙홀 두 개로 이뤄진 쌍성(雙星)이 지구에서 13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충돌하면서 발생시킨 중력파를 처음으로 관측했다.
6월 29일 화요일 ‘천체물리학회지(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블랙홀이 중성자별을 집어삼킨 두 차례 중력파 신호가 2020년 1월 처음 발견되었다. 이는 과학자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시각에서 전대미문의 우주변화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블랙홀과 중성자별 사이의 합병을 최초로 관측한 것으로 간단히 말하자면 블랙홀이 중성자별을 삼켜 더 뚱뚱해진 겁니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연구원이자 이번 논문 저자 중 하나인 체이스 킴벌(Chase Kimball)의 말이다.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은 블랙홀의 합병이나 중성자별의 충돌을 관측한 적은 있지만 블랙홀이 중성자별을 삼키는 것은 관측한 적이 없었다.
“우리는 오랫동안 이런 현상이 존재할 거라고 생각해왔지만 직접 확인한 건 처음이다. 우리 우주 중의 쌍성계통에 대한 미세조정 및 그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에 관한 미래 천체물리모형에 도움을 줄 겁니다.” 킴벌의 말이다.
블랙홀과 중성자별의 합병과 이에 따라 발생하는 중력파는 아주 희귀한 관측기회를 제공해준다. 가령 블랙홀과 중성자별의 합병이란 이런 재난성(災難性) 우주폭발이 어떻게 시공의 팽창과 수축에 영향을 주는가 등이다.
“이건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며 언젠가는 유사한 현상을 관측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두 차례 관측의 시간이 불과 열흘간격이란 점이죠.” 루이지애나 주립대학 가브리엘라 곤잘레스(Gabriela Gonzalez) 교수의 말이다.
이번 연구에는 라이고, 버고 협력단과 함께 지난해 초 가동을 시작한 일본의 중력파 검출기 ‘카그라(KAGRA)’ 협력단도 참여했다. 이들 3개 협력단에 소속된 전 세계 과학자 1500여 명은 지난해 1월 5일 블랙홀이 중성자별과 충돌하면서 발생한 중력파를 관측한 데 이어 열흘 뒤인 지난해 1월 15일 블랙홀과 중성자별의 충돌에 의한 중력파를 연이어 관측했다.
연구진은 이번 관측으로 지구에서 10억 광년 거리 내에서 블랙홀과 중성자별의 충돌이 한 달에 한 번꼴로 예상보다 훨씬 자주 일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블랙홀과 중성자별의 크기나 회전 속도, 합병 과정 등은 천문학자들에게 여전히 수수께끼다. 연구진은 내년 여름 중력파 검출기로 새로운 관측을 진행해 중력파를 측정하면 이런 질문에 답이 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686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