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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이야기: 고해를 벗어나다

글/ 과정(果正)

【정견망】

과거 인도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물질적인 차이에 따라 계급관념이 생겨났는데 차이가 아주 컸다. 이를 카스트 제도라 한다.

이중에서도 가장 가난하고 가장 열악해서 남에게 무시당하는 카스트가 바로 수드라였는데 대부분 노비나 노예로 살면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을 했고 그러면서도 학대를 받았다.

사위성에 니티(尼提)라는 수드라가 있었는데 남의 분뇨를 대신 처리해주었다. 그는 남들이 가장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하면서도 사람이 아주 성실하고 선량해서 평소 한마디 불평도 하지 않았다.

한 번은 부처님이 정관(靜觀) 중에 니티를 보니 그의 업력이 이미 거의 다 사라져 마땅히 고해(苦海)를 벗어날 때가 되었다. 그래서 부처님이 아난과 거리를 나와 골목 입구로 갔다. 마침 니티가 똥이 가득 찬 통을 메고 골목을 나오다 부처님이 오시는 것을 보고 스스로 비천하다는 생각에 피하거나 돌아가려 했다. 감히 성자인 부처님과 마주칠 엄두를 내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골목이 너무 좁아서, 피할 곳이 없었다. 그는 속으로 당황한 나머지 허둥대다가 똥통이 갑자기 깨져버렸다. 니티의 온몸이 똥으로 가득했고 놀라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그저 고개만 푹 숙이고 감히 부처님을 보지 못했다.

이때 부처님이 니티에게 다가가 이렇게 물었다.

“니티여, 그대는 출가할 의향이 있는가? 고해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느냐?”

니티는 부끄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부처님은 고귀하고 숭경(崇敬)하시며 따르는 제자들도 다 귀족의 자제들입니다. 저는 신분이 낮은데 어찌 그들과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무슨 복으로 출가해서 고해를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불법(佛法)이란 깨끗한 물과 같아서 일체 더러운 것들을 다 씻어낼 수 있고 세간의 그 어떤 것이든 일단 깨끗한 물로 씻으면 금방 깨끗해질 수 있단다. 불법은 또 맹렬한 불과 같아서 일체를 태울 수 있으니 그 어떤 것이든 일단 성화(聖火)가 닿기만 하면 즉각 순수하고 깨끗해진단다. 불법은 또 가장 평등한 것으로 빈부귀천의 차이가 없고 오직 부처님을 믿고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며 부지런히 수행하기만 한다면 누구나 다 출가할 수 있단다.”

부처님의 이 말씀은 니티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그는 이에 부처님을 따라 기원정사(祇園精舍)에 가서 머리를 깎고 출가했다. 나중에 그는 열심히 수행해서 아주 빨리 수다원과를 증득했다.

불법(佛法)을 듣고 조용히 가부좌하며 선(禪)을 닦자 니티는 점차로 지혜가 열렸고 부처님의 법리에 대해 깨달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또 받들어 실천할 수 있었다. 머지않아 곧 나한과위를 증득했다.

여기서 다시 니티가 출가할 시점으로 돌아가 보자. 당시 세간에서 지위나 재산을 따지던 많은 사람들이 니티의 출가 소식에 큰 불만을 품었다. 그들은 이렇게 비천한 출신이 어떻게 출가제자가 되고 아울러 대중의 공양을 받을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생각할수록 마음이 불편해졌고 이에 국왕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국왕더러 부처님에게 니티를 제자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하도록 했다.

이에 코살라 국의 파사닉 왕이 탄 수레가 기원정사로 와서 부처님께 가르침을 청했다.

수레가 문 앞에 이르고 국왕이 내린 후 숲을 지나는데 이때 큰 바위 위에 위의(威儀)가 단장(端莊)한 한 비구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파사닉 왕이 예의를 갖춰 그에게 물었다.

“부처님을 뵙고 싶으니 통보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바위 위에 있던 그 비구가 대답을 하더니 즉각 바위 속으로 사라졌고 곧 다시 왕 앞에 돌아와서는 이렇게 말했다.

“부처님께서 지금 대왕과의 만남을 허락하셨습니다.”

파사닉 왕이 이 비구를 보니 문도 없고 틈도 없는 바위 속을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것이 참으로 놀라웠다.

이에 부처님을 만났을 때 절을 올리고 합장한 후 그 비구에 대해 물었다.

“부처님, 방금 저를 위해 통보해 준 그 비구는 신통이 보기 드문데 그의 존함이 어떻게 되는지요?”

부처님이 미소를 지으며 대왕에게 대답했다.

“파사닉 왕이시여, 당신께서 오늘 특별히 이곳에 찾아온 까닭은, 나더러 왜 당신들이 보기에 가장 비천한 사람을 제도하는지 물으러 오신 게 아닙니까? 나는 사람을 제도함에 가난한 자나 부귀한 사람을 따지지 않고 똑같이 대합니다. 당신이 묻고자 하는 그 비구가 바로 니티입니다. 그는 이미 나한과를 깨달았는데 당신이 본 이가 바로 그입니다.”

파사닉 왕은 이 말을 듣고 몹시 부끄러웠다.

부처님이 이어서 말씀하셨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빈부와 귀천은 모두 업력(業力)으로 얻은 것입니다. 한 사람이 인자하고 겸허하며, 어른을 공경하고 아이를 보호하며, 마음을 닦고 덕을 기른다면 그는 반드시 귀인(貴人)으로 태어나게 됩니다. 반대로 한 사람이 흉악하고 잔인하며 교만하고 방탕하다면 그의 최후는 반드시 비천하게 태어날 겁니다.”

파사닉 왕이 이어서 부처님께 물었다.

“그렇다면 니티는 왜 이렇게 비천하게 태어났습니까?”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과거에 가섭(迦葉) 여래가 열반하신 후 10만에 달하는 승단에 비구 한 명이 있었는데 아주 교만해서 평소 사람을 대할 때도 오만하고 무례했습니다. 자신의 일을 남에게 시켰고, 때로 몸이 불편하면 게을러져서 늦게 일어나고 일찍 잤으며, 남에게 자기 방을 쓸게 했고, 다른 비구를 자신의 시자로 삼았으며 그러면서도 어른을 공경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이후 오백 년 동안, 대대로 사람의 똥을 치어온 것으로 금세(今世) 이르러 업장(業障)이 사 사라져 부처를 만나 제도 받게 된 것입니다. 이것 역시 그가 당시 출가해서 도(道)를 배운 인연이 있기 때문입니다.”

파사닉 왕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다 들은 후 부처님의 위덕(威德)과 불법(佛法)의 무량한 자비로 여러 사람을 제도해 고해에서 벗어나게 한 것을 찬양했다.

이 이야기에서 볼 수 있다시피 사람이 남을 업신여기고 억압하며 남을 존중하지 않거나 심지어 무례한 말로 남에게 상처를 준다면 결국에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 스스로 가련해진다. 니티가 오백년 동안 똥을 치우는 일을 하면서 업을 없앤 것은 바로 한때 교만하고 안하무인이었기 때문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85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