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紫穹)
【정견망】
완전한 《유학경림》 판본에 관해
여러분들은 아마 《유학경림(幼學瓊林)》에 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고대의 여러 몽학(蒙學) 교재 중 걸작 중의 하나로 특히 고대 어린이 백과사전으로 불린다. 확실히 당시 사람들에게 아주 높은 평가를 받았고 “《유학경림》을 읽으면 세상에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이 책을 통독하면 중국 전통문화의 전체적인 모습을 대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이 아주 풍부하고 전면적이다. 다시 말해 고대문화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한자 원문은 낭송에 편리하고 문장이 아름다운데다 간단하면서도 배우기 쉬워 노인이나 어린이도 모두 읽을 수 있다. 지금 사람들이 읽는다면 고대문화를 이해하는 지름길로 삼아도 좋다. 중화(中華) 오천년 문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입문서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유학경림》 판본은 대부분 후인들의 이념이 더해지거나 일부만 골라낸 축소판이다. 때문에 본래 모습을 체현할 방법이 없다. 이에 우리는 완전한 판본의 《유학경림》을 제시해 여러분들이 통독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중공이 권력을 잡은 이래 강제로 중단된 전통교육의 진실한 면모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지금 해외에서 양두구육(羊頭狗肉)처럼 선사(先師)성인(聖人)을 2차적으로 모독하는 소위 ‘공자학원(孔子學院)’이 더는 우리 후손들을 기만하지 못하길 바란다.
《幼學瓊林》의 원래 명칭은 《유학수지(幼學須知)》 또는 《성어고(成語考)》, 《고사심원(故事尋源)》이다. 편저자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 하나는 명말 서창(西唱)의 정등길(程登吉 자 윤승允升)이 편집했다고 하며 다른 설에서는 명 대종(代宗) 시기의 진사 구준(邱浚)이 편집했다고 전해진다.
청 건륭(乾隆) 연간 추성맥(鄒聖脈)이 이를 증보해 《유학고사경림(幼學故事瓊林)》 내지는 간단히 《유학경림(幼學瓊林)》이라 불렀다. 총 4권 3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을 보면 위로는 천문(天文)과 신화(神話)에서 아래로는 지리(地理)와 인문(人文)에 이르고 인륜제도, 인물고사, 치국(治國)의 도(道) 등 삼라만상을 포함하고 있다.
원래 고인의 천인합일(天人合一)이란 방대한 우주관에서 내원했기 때문에 내함이 극히 크고 신비하고 아득한데다 행운유수처럼 우아한 문장이 더해져 일단 책을 들기만 하면 중간에 멈추기 어렵다. 지금 성인들이 읽는다면 단기간에 소양을 높이고 저속함에서 벗어나 환골탈태하게 할 수 있다. 전통교육의 층차는 지금 사람들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상당히 높다.
그렇다면 중국 고대의 아이들 또는 전체 중화민족은 대체 어떤 교육을 받았을까? 현대 교육과는 어디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을까? 만약 고대 교육의 실질을 똑똑히 알지 못한다면 진정으로 중국 고대문화를 이해할 방법이 없고 그럼 곧 아주 낮은 경지(境界)와 협애한 각도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혹자는 아주 저속한 각도에서 자신의 문화를 대한다면 근본적으로 그 진상을 볼 수 없다고 말한다.
전통교육의 실질: 반신(半神)의 특질과 덕을 중시하고 선을 권함
그렇다면 중국 전통교육의 실질은 대체 무엇인가? 《삼자경(三字經)》을 읽어본 사람들은 아마 “사람은 애초에 본성이 선량하다”는 첫 구절에서 선을 권하는 본질을 말했고, 전반적으로 아주 명확하게 사람에게 선(善)을 향하고 덕(德)을 중시하라고 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아직 중국 고인(古人)의 현오하고 심오한 문화적 내함을 드러내기에 부족하다. 또 강자아(姜子牙), 제갈량(諸葛亮), 원천강(袁天綱), 유백온(劉伯溫) 등 개조환대(改朝換代)에 뛰어난 계책을 내거나 역사가 나아갈 방향을 예언하고 천지의 현기(玄機)에 통달한 군사(軍師)를 길러내기에는 부족하다. 사실 이들은 모두 수도인(修道人)으로서 이미 비범한 지혜를 지녔을 뿐만 아니라 덕행(德行) 또한 고상했다.
물론 교육이 단지 사람 측면에 국한되면, 또한 마찬가지로 후인들에게 《서유기》나 《홍루몽》 처럼 수련색채가 풍부하고 인생이란 하늘이 정한 것이니 속세에 연연하지 말고 빨리 깨달아야한다는 경전대작을 쓰게 할 수도 없다.
《서유기》는 당승(唐僧)의 서천취경(西天取經)을 말하면서 불가 수련에서는 모름지기 구구 81층의 난을 거쳐야 함을 이야기했고, 《홍루몽》은 보옥(寶玉)이 겪은 인간세상의 번화함이 천계(天界)에서 배치한 한 차례 큰 연극에 불과하다고 썼다. 속세에 내려와 온갖 고생을 겪으면서, 선악에는 보응이 따르고 속세는 모두 몽환(夢幻)일 뿐이니 최후에 도를 깨달아 천계로 돌아가는 사상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수행(修行)과 관련되고 신불(神佛)과 관련된 이런 사상은 반드시 어려서부터 교육에서 정해진 것이다. 그러니 전통교육은 유석도(儒釋道)와 아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유가에서는 인의(仁義)를 말하고, 도가에서는 수도(修道)와 덕을 중시할 것을 말하며, 불가에서는 수불(修佛)과 선행(善行)을 말한다. 삼가(三家)의 문화는 각기 사람에서 신(神)에 이르기까지 부동한 측면을 책임지는데 또한 서로 관련되어 형체와 그림자처럼 뗄 수 없으며, 전형적인 천인합일의 반신문화(半神文化)를 만들어냈다.
이런 문화 특질은 우리의 조상인 황제(黃帝)가 이끌어 남겨놓은 것이다. 우리는 본래 염황(炎黃)의 자손이며 황제야말로 우리의 시조이다. 절대 서양에서 건너온 마르크스-레닌이 아니다. 황제의 역사는 바로 제왕(帝王)의 신분으로 나라를 다스린 과정 속에서 도를 깨닫고 도를 닦으며 치국(治國), 역법(曆法), 음악, 복식 등 인문을 남겨놓았고 최후에 용을 타고 하늘로 되돌아간 역사다. 그는 본래 일국의 국부(國父)로 몸소 백성을 가르쳤으며 덕을 중시하고 도를 닦아 최후에 반본귀진(返本歸真)해서 진인(真人)으로 수련 성취되었다. 다시 말해 신선으로 수련 성취한 수행의 문화였다. 때문에 우리 조상들은 중국을 가리켜 신주(神州)라 불렀고 그 후손들은 신의 백성이다. 문화는 가장 근본적으로 신(神)이 전하신 것이다. 신전문화(神傳文化)는 본래 수련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만약 굳이 한마디 말로 전통교육의 특질을 개괄한다면 그것은 유석도가 교차해서 이룩한 신전문화로 반신반인(半神半人)의 문화에 속한다.
유도(儒道)는 본래 일가
중국인들이 흔히 말하는 ‘도덕(道德)’이란 두 글자의 내원은 노자가 제자에게 전한 《도덕경》에서 나왔으니 중국에서 선을 권하고 덕을 중시하는 권선중덕(勸善重德) 교육의 배후에는 깊이를 가늠할 수조차 없는 심오한 수련문화가 있다. 그러므로 천인합일, 천지인(天地人) 삼재 사상은 지금껏 유가교육에서 분리된 적이 없다. 심지어 유가 여러 경전의 으뜸 역시 도가의 《역경》이다.
공자 자신이 노자에게 가르침을 받은 적이 있는데 마치 황제가 신선인 광성자를 찾아가 도를 물은 것과 같다. 그는 몇 차례에 걸쳐 노자를 찾아가 가르침을 구했고 사람 이 층차에서 사람이 되는 도가의 이치를 풀어냈다.
때문에 우리 민족은 수천 년간 하늘을 공경하고 신을 믿으며 덕을 중시하고 선을 행하면서 선악에 보응이 있음을 믿어온 아주 선량하고 활달한 민족이다. 동시에 사람을 놀라게 하는 지혜를 펼쳐냈다.
이는 고대 우리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이런 교육을 받았기 때문임을 의미한다. 이 점을 분명히 알아야지만 진정으로 고인의 권선중덕(勸善重德)과 지혜의 근원을 알 수 있고 또한 진정으로 《유학경림》 및 다른 경전들을 바르게 보고 이해할 수 있다.
통독 중심
여러분들이 이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도록 우리는 다음 편부터 직접 《유학경림》 제4권 ‘석도신귀’(釋道鬼神) 1장부터 시작해 고대 아이들은 대체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형식상에서 우리는 통독을 위주로 하되 필요할 경우 독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평주(評注)를 더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631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