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각(李覺)
【정견망】
난파(欒巴)는 사천 성도(成都)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도(道)를 좋아해 속세의 일을 배우지 않았다. 당시 파릉(巴陵) 태수가 직접 난파를 찾아와 공조(功曹 역주: 진한시기 지방 태수나 현령을 보좌하는 직책)가 될 것을 청하면서 스승이나 벗처럼 예우했다.
난파가 공조로 있을 때 한번은 태수가 말했다.
“듣자 하니 공조께선 도(道)가 있다던데 그 기묘함을 한번 보여줄 수 있겠습니까?”
난파가 “예”라고 대답했다
곧장 가부좌를 하더니 벽속으로 들어갔는데 마치 구름처럼 연기로 피어올랐다. 잠시 후 아무도 난파의 흔적을 볼 수 없었다. 벽 밖의 사람들은 벽에서 호랑이가 나오는 것을 보고 모두들 깜짝 놀랐다. 호랑이는 곧장 공조의 관사로 돌아왔다. 사람들이 따라가서 보니 호랑이는 바로 난파가 변화한 것이었다.
나중에 난파는 효렴(孝廉)으로 천거되어 낭중(郎中)이 되었고 다시 예장태수(豫章太守)가 되었다.
여산(廬山) 사당에 신(神)이 있었는데 장막 안에서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술을 마실 때면 공중에 잔만 들려 있었다. 사람들이 가서 그에게 빌면 강과 호수에 각기 다른 방향의 바람을 불게 해 반대 방향으로 가는 두 배가 서로 만나게 할 수 있었다.
난파가 예장군에 태수로 부임하면서 여산 사당에 가니 그 ‘신’이 곧 사라졌다.
난파가 말했다.
“사당의 귀신(鬼)이 천관(天官)인양 속이고 백성들에게 재앙을 입힌 지 오래되었으니 마땅히 죄를 다스려야 한다. 이 일을 공조에 회부해 내가 직접 가서 잡을 것이다. 만약 제때 징벌하지 않으면 이 귀신이 이후 천하를 돌아다니며 가는 곳마다 제사 밥을 얻어먹고 양민을 시름케 할 것이다.”
이에 산천(山川)의 사직(社稷)에게 귀신의 행방에 대해 묻자 이 귀신이 제군(齊郡)에 가서 서생으로 변신해 오경(五經)을 잘 말해 태수가 딸을 아내로 삼았음을 알았다. 난파는 곧 제군태수에게 표문을 올려 귀신을 잡게 해달라고 청했다. 그러나 귀신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난파가 제군태수에게 말했다.
“당신 사위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 늙은 귀신이 사당의 신으로 가장하다가 지금 이곳으로 도망쳐 왔기에 잡으러 왔습니다.”
하지만 태수가 아무리 불러도 귀신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난파가 말했다.
“나오게 하는 건 싶습니다.”
그리고는 태수에게 붓과 벼루 책상을 준비하게 하고는 부적을 만들었다. 부적을 다 만든 후 길게 휘파람을 불자 공중에서 어떤 사람이 나타나 가져갔다. 하지만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곳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놀랐다. 부적이 귀신이 숨어 있는 내원(內院)에 이르자 서생이 부인에게 울면서 말했다.
“가면 반드시 죽을 것이오.”
잠시 후 서생이 부적을 가지고 태수부 마당에 왔다. 그러나 난파가 있는 것을 보고는 감히 들어오지 못했다. 난파가 꾸짖으며 말했다.
“늙은 귀신아! 어찌하여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느냐?” 이 말이 끝나자마자 서생은 살쾡이로 변했고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살려달라고 청했다. 하지만 난파는 죽이라는 칙령을 내렸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허공에서 칼이 내려와 살쾡이의 머리가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또 태수의 딸이 딸을 하나 낳았는데 이 아이도 살쾡이로 변하자 역시 죽여 버렸다.
난파는 예장군수로 복직했다.
예장에는 귀신이 많았는데 특히 독각귀(獨脚鬼 다리가 하나 달린 귀신)가 많아서 도처에서 백성들에게 재앙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난파가 온 후로는 더 이상 이런 우환이 없어졌고 요사한 것들이 일시에 소멸되었다.
나중에 난파는 조정에서 상서랑(尚書郎)으로 불려갔다. 정월 초하루 큰 모임에서 난파가 좀 늦게 도착했는데 얼굴에 술기운이 좀 있었다. 황제가 어주(御酒)를 하사하자 난파는 마시지 않고 술을 서남쪽으로 내뿜었다.
이에 담당 관원이 “난파가 불경하다”고 아뢰었다. 황제가 그를 불러다 물어보니 난파가 대답했다.
“신의 고향에서는 신이 귀신을 잘 다스렸기 때문에 제가 살아 있음에도 사당을 세웠습니다. 오늘 아침 원로들이 제 사당에 와서 공양하기에 신이 빠져 나올 수 없어서 술을 좀 마셨습니다. 그래서 얼굴에 취기가 좀 있었던 것입니다. 또 방금 성도(成都)에 불이 난 것을 보고 입안에 있던 술을 뿜어 비로 변하게 해서 구했습니다. 어찌 감히 불경할 리가 있겠습니까! 조사해보시고 만약 거짓이 있으면 달게 벌을 받겠습니다.”
이에 황제가 파발마를 띠워 성도에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 성도에서 올라온 상주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월 초하루 밥을 먹고 나서 불이 났는데 순식간에 큰 비가 세 번이나 내리더니 동북쪽부터 불이 꺼졌습니다. 비를 맞은 사람들은 모두 비에서 술 냄새가 났다고 합니다.”
다음날 아침 갑자기 큰 비바람이 불더니 천지가 어두워져 마주 앉은 사람조차 볼 수 없었다. 난파가 간 곳이 없어졌다. 들리는 말로는 그가 성도로 돌아와 고향 친구들과 이별하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란 말을 했다고 한다. 남녀노소 모두 난파 사당에 가서 그를 배웅했다. 난파가 떠날 때도 비바람이 불어와 어둑해져서 어느 곳으로 갔는지 몰랐다.
자료출처: 《신선전•난파(欒巴)》
【평가】
문화대혁명을 거친 사람들은 모두 알다시피 당시 대량의 ‘상흔(傷痕)문학’작품이 탄생해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이 작품들은 당시 사회 상태를 진실하게 반영해 마치 당시 장면을 보는 것 같아 탄식이 그치지 않았다. 우리 세대 사람들은 직접 겪었기 때문에 그것의 진실성에 대해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고대 문화도 마찬가지로 당시 사람들은 확신이 있었고 아울러 우리보다 더 성실했다. 지금 이 《신선전》을 보면 매 편마다 출처를 명시해 함부로 편집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앞의 것을 이어받아 뒤에 전하는 이런 진지한 정신은 우리가 계승할 가치가 있고 후세에 진실로 남겨주어야 한다.
사람과 신이 같이 존재했던 고대에 신적(神跡)은 보편적으로 존재했기에 사람이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고인(古人)을 부정하는 지금 사람들이야말로 정말 어리석기 그지없는 것이다.
난파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사람들의 공양을 받는다고 해서 반드시 진짜 신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사당의 귀신을 신으로 여기고 섬겼던 것이다. 이는 마치 노스트라다무스 99년 7월에 관한 예언에서 “사람들이 행복한 생활을 획득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1]는 구절 앞에 “~라고 한다”는 단어가 덧붙여져 있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사람이 신(神)과 귀신(鬼)을 구별할 수 있는가? 난파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볼 수 있다시피 귀신 역시 도덕군자 행세를 하면서 경전을 논할 수 있고 신통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하는 짓은 제사밥을 얻어먹고 백성들을 괴롭히려는 것(이익을 얻기 위해 먼저 병을 다스리고 다시 ‘병’을 치료한다.)이다. 사람들은 일시적으로 이익을 얻은 것처럼 보이며 막연해서 깨닫지 못하고 심지어 살쾡이 아이를 기르기까지 한다.
그러나 신(神)이 고난에서 사람을 구원하는 것은 자비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사람이 공경하고 공양하면 그들은 거부하지 못해서 받긴 하지만 그 목적은 사람들에게 바른 신앙(正信)을 건립하고 신전문화(神傳文化)를 남겨놓아 사람의 도덕을 유지하게 하려는 것이다.
난파는 아무 조건 없이 떠났는데 그는 본래 인간세상에서 가장 큰 이익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중시하는 소위 “개미만한 이익”에 대해 그는 전혀 미련을 두지 않았다. 바꾸어 말하면 위사위아(爲私爲我)한가 아니면 무사무아(無私無我)한가에 달려 있다.
이렇게 하면 우리는 행동으로 신과 귀신을 구별할 수 있다.
[역주: 자비심에서 무사무아하게 행동하면 신(神)이고 자신의 사적인 이익을 위해 위사위아하게 행동이면 귀신이란 의미]
현실 생활에서 한번 분석해보자. 사당(邪黨)은 마치 인민을 위해 정권을 타도한 것처럼 보이고 인민들도 그렇게 믿으며 그것의 권력탈취를 도왔다. 그런데 그것은 어떻게 인민에게 갚았는가? 소위 ‘영도권(領導權)’을 헌법에 삽입해 그것(공산사당)의 이익이 일체보다 높고 사람들의 일체는 다 그것을 먹여살리기 위한 것이다. 누가 이의를 제기하면 생존권이 박탈당하며 사람들은 생명의 희생을 치르더라도 그것의 영(靈 사악한 공산사령)을 모셔야 한다. 이것이 마땅히 받들어 모실 신(神)인가? 그것을 우두머리로 삼아야 하는가? 이것이 신인가 아니면 귀신인가?
사람이 만약 귀신을 신처럼 모시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되는가? 우리는 난파의 언행에서 명확히 알 수 있다. 바로 “사당의 귀신(鬼)이 천관(天官)인양 속이고 백성들에게 재앙을 입힌 지 오래되었으니 마땅히 죄를 다스려야 한다.” 즉, 죽여야 한다.
결국 귀신을 받들어모신 제군 태수는 자기 딸을 해친 것은 물론이고 그 후손까지 신(神)에 의해 훼멸 당했다. 왜냐하면 신은 사람이 귀신의 혈통을 잇는 것을 허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은 인류를 위한 것이나 사람은 감사할 줄 모른다.
또한 “예장에는 귀신이 많았는데 특히 독각귀(獨脚鬼)가 많아서 도처에서 백성들에게 재앙을 가져다주었다.” 심지어 귀신을 찬양하는 ‘찬송가’를 불러도 피해를 면할 수는 없다.
가령 중공 유소기와 임표가 모두 그랬다. 신이 가는 곳마다 귀신은 설 자리가 없다. 지금 사람들은 인품을 배우지 않고 귀신의 사악과 투쟁을 배우며 자신을 해친다.
과거의 관리는 그래도 좋은 점이 있었으니 바로 신(神)을 믿었다. 그러므로 비방을 따르지 않고 불러서 물어본 것이다. 제군태수는 비록 귀신이 자신의 사위였음에도 불구하고 난파더러 귀신을 잡게 했다. 만약 반대했다면 어떠했을까? 아마 따라서 훼멸되지 않았겠는가?
귀신이 얼마나 큰 능력이 있다고만 보지 마라. 신(神) 앞에서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것더러 나와서 죽음을 받으라고 하자 그것이 무엇을 할 수 있었는가? 부적이 오자 곧 복종했고 난파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본래 모습을 나타냈다.
우리는 지금 신구(新舊) 우주가 교체하는 특수한 역사 시대에 처해 있는데 마치 바둑의 ‘끝내기’에 해당한다. 중생은 모두 최후의 귀위(歸位)를 기다리고 있다.
신을 따라 배울 것인가 귀신을 따라 배울 것인가는 행동을 거울로 삼아야 하며 각자가 남을 것인가 남지 않은 것인가 선택해야 한다. 위로는 제왕에서 아래로는 서민에 이르기까지 어느 누구도 예외는 없다.
참고문헌:
[1] 노스트라다무스는 《제세기》 예언에서 이렇게 말했다.
“1999년 7월
앙골모아(Angolmois) 왕을 부활시키기 위해
공포의 대왕이 하늘에서 내려오리라.
그때를 전후로 해서 마르스(Mars)가 천하를 통치하는데
사람들이 행복한 생활을 획득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정진요지 2》〈예언참고〉)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503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