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섬(纖纖)
【정견망】
명대(明代) 시인 왕수인(王守仁 양명학을 창시한 왕양명)은 수련의 대가이기도 하다. 그의 저서는 후인들에게 아주 큰 영향을 끼쳤다. 그가 쓴 많은 시사(詩詞)들은 안에 담긴 함의가 상당히 현묘하다.
오늘 소개할 시는 《어떤 사람이 양지를 묻기에 답하다 2수(答人問良知二首)》 중 첫수로 모두 28자에 불과하다.
양지란 바로 혼자만 아는 때
이 앎 외에는 더욱 모르네
누군들 양지가 없으랴마는
양지를 아는 이 누구런가
良知即是獨知時
此知之外更無知
誰人不有良知在
知得良知卻是誰
“양지란 바로 혼자만 아는 때 이 앎 외에는 더욱 모르네”
이 시는 인구에 널리 회자되어 입으로는 바로 말할 수 있지만 안에 담긴 함의가 손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제대로 설명하는 사람은 드물다. 이 구절에 담긴 대체적인 뜻은 양지(良知)란 이 물건은 오직 자신만이 아는 것으로 외부인은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안에 담긴 함의는 바로 사람이 어떤 일을 하든 모두 남에게 해주는 것이 아니며 일체 일은 모두 자신에게 영향을 끼침을 말한 것이다.
고인(古人)의 설명에 따르면 사람이 금생에 누리는 복분(福份)은 전생에서 온 것으로 금생의 부귀는 바로 전세(前世)에 좋은 일을 했기 때문이다. 반대 역시 마찬가지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표면적으로는 화목하게 보이지만 뒤로는 온갖 나쁜 짓을 다하는데 결국에는 자신이 보응을 받는다. 뒷 구절은 간단히 말해서 당신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는 당신 자신의 마음속이 가장 잘 알며 남의 평가란 단지 참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누군들 양지가 없으랴마는 양지를 아는 이 누구이런가”
이 구절의 대체적인 의미는 매 사람의 마음속에는 누구나 양지를 갖고 있지만 자신의 양지를 찾을 수 있는 이는 누가 있는가? 사실 여기서 양지란 바로 사람마다 마음속에 있는 그런 선념(善念)과 진아(真我)를 가리키는 것이다.
고인(古人)은 “사람은 애초 본성이 선하다”고 한 것은 이런 기점에서 본 것이다. 이 양지가 바로 자신의 본성이 있는 곳이다.
만약 수련계의 말로 설명한다면 아주 간단하다. 사람의 본성(本性)이 바로 진정한 자신이며 선량하고 자비한 것이다. 그런 악념(惡念)은 모두 사람이 세간에서 오염된 미세한 먼지에 불과할 따름이다. 사람이 진정으로 양지가 있으려면 그럼 안으로 찾아서 자신의 내심이 선(善)한지 악(惡)한지 보아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진정으로 자신에 대해 책임질 수 있다.
이 시에서 가장 심오한 대목은 사실 이 마지막 구절 “양지를 아는 이 누구런가”이다. 여기서 시인은 마치 진정한 자신을 찾은 것처럼 보인다. 다시 말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개오(開悟)했다거나 도(道)를 얻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상은 오직 시인 자신만이 알 것이다.
오늘날의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다 천상의 신(神)이 전생(轉生)한 것이니 그럼 진정한 자신은 당연히 천상의 신이다. 그런데 사람이 천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바로 대법을 수련하는 것이다. 애석하게도 일부 사람들은 속세에 미혹되어 진정한 자신과 자신이 세상에 올 때의 큰 소원을 잊어버렸다.
원문위치: http://zhengjian.org/node/281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