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简体 | 正體 | English | Vietnamese

마음속 밝은 달

임우(林雨)

【정견망】

명대 시인 왕수인(王守仁 양명학을 창시한 왕양명)은 수도자(修道者)였다. 그에 대한 후인들의 평가는 대단히 높다. 여기서 소개할 시 《중추(中秋)》는 총 56자다.

작년 추석엔 흐리다 개더니
올 추석엔 계속 흐리구나
인생 백년 좋은 경치 자주 볼 수 없나니
더구나 백발이 차츰 침입함에랴!
내 마음에 절로 밝은 달 있으니
천고에 둥글어 영원히 흠이 없네
산하대지(山河大地)에 환한 달빛 있으니
마음이 즐거운데 하필 추석이 필요하랴!

去年中秋陰復晴
今年中秋陰復陰
百年好景不多遇
況乃白髮相侵尋
吾心自有光明月
千古團圓永無缺
山河大地擁清輝
賞心何必中秋節

“작년 추석엔 흐리다 개더니
올 추석엔 계속 흐리구나
인생 백년 좋은 경치 자주 볼 수 없나니
더구나 백발이 차츰 침입함에랴!”

이 4구절은 사람의 일생에 진정으로 좋은 날은 얼마 되지 않고 흔히 나쁜 날이 좋은 날보다 많음을 말한다. 시인은 중추(中秋 추석)를 예로 들어 작년에는 평범했는데 올해는 더 나빠졌다고 했다. 당시 사람의 수명은 일반적으로 4-50대가 많았고 70이 넘는 경우가 드물었으며 백 살은 사람의 극한이었다. 설령 백 살까지 산다 해도 또 진정 행복한 날은 불과 며칠 되지 않는데 게다가 사람은 또 질병에 시달릴 수 있다.

여기서 “중추”는 사실 단란하고 행복하다는 뜻으로 인생에서 행복한 날을 비유한다. 말하자면 천륜(天倫)의 즐거움이라 할 수 있다. “백발이 이른다”는 것은 늙고 쇠약해졌다는 것으로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는 뜻이 숨어 있으며 또한 생사이별(生死離別)의 고통이 있음을 함축한다.

“내 마음에 절로 밝은 달 있으니
천고에 둥글어 영원히 흠이 없네
산하대지(山河大地)에 환한 달빛 있으니
마음이 즐거운데 하필 추석이 필요하랴!”

여기서는 시인의 마음속에 “밝은 달”이 있어 흐리거나 맑거나 차거나 이지러지는 그런 변화 없이 줄곧 하늘에 환히 빛나고 있음을 말한다. 시인 마음속의 산하(山河)는 영원히 수려(秀麗)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단지 중추절 하루에 국한되지 않는다.

물론 여기서 “밝은 달”은 마음속에 지닌 선념(善念)으로 이해할 수도 있고 또한 수련인의 과위(果位 천상에 있는 신선의 세계와 성취)로 이해할 수도 있다. 시인은 또 수련하는 사람이라 자연히 능력이 있는데 만약 한 사람이 정말로 도(道)를 얻었다면 인간 세상은 고통스럽고 사람이란 모두 집착하고 가련한 것을 발견했을 것이다. 신(神)이 사람을 구도하려 하는 것은 그들이 인간 세상의 고통을 보았기 때문이다.

매 생명은 모두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의 즐거움이 있는데 사람에게는 사람의 즐거움이 있고 신(神) 역시 신의 즐거움이 있다. 수련인 역시 그들만의 즐거움이 있다. 시인은 수련인(修煉人)이기에 즐거움이 좀 더 많아 보인다.

 

원문위치: http://zhengjian.org/node/281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