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简体 | 正體 | English | Vietnamese

그림 속 신운(神韻)

섬섬(纖纖)

【정견망】

회화(繪畫)는 신(神)이 사람에게 전하신 기예(技藝)의 일종으로 내함(內涵)이 자못 깊다. 명대(明代) 시인 이동양(李東陽)의 《가경중묵죽(柯敬仲墨竹)–가경중의 대나무 그림》에서 회화의 정수(精髓)에 대해 아주 생생하게 표현했다.

이 시는 칠언절구로 전체 28글자다.

대나무 그리면서 쉽고 어려움일랑 따지지 마시게
복잡하면 어렵다지만 간단한 대 그림 더욱 어렵네
그대도 보다시피 쓸쓸한 이파리 몇 개가
온 집안에 비바람 몰아쳐 추위를 이길 수 없게 한다네

莫將畫竹論難易
剛道繁難簡更難
君看蕭蕭只數葉
滿堂風雨不勝寒

1. “대나무 그리면서 쉽고 어려움일랑 따지지 마시게
복잡하면 어렵다지만 간단한 대 그림 더욱 어렵네”

회화는 일종의 기예로 어떤 그림은 대단히 복잡하다. 가령 여러분들이 잘 아는 저 유명한 《청명상하도(清明上河圖)》와 같은 그림은 등장인물도 아주 많고 매 사람마다 표정도 아주 복잡해서 이를 생생하게 표현하기란 사실 쉽지 않다. 하지만 회화의 쉽고 어려움은 그림의 복잡한 정도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그림은 간단할수록 더 그리기 어렵다. 간단한 것을 생생하게 그려내지 못하면 흔히 저속해지기 쉽다.

사실 이 점은 회화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분야도 마찬가지다. 가령 강연을 말해보면 흔히 시간이 짧을수록 어렵다고들 하는데 왜냐하면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이 표현하려는 내함을 상대방에게 전달하기란 아주 어렵기 때문이다.

2. “그대도 보다시피 쓸쓸한 이파리 몇 개가
온 집안에 비바람 몰아쳐 추위를 이길 수 없게 한다네”

여기서 시인은 눈앞에 한 폭의 대나무 그림을 보고 있다. 겉보기엔 아주 간단해서 불과 이파리 몇 개에 불과하지만 온 집안에 한 가닥 서늘한 기운이 드러나게 함을 느낀다. 중국의 산수화(山水畵)는 서방의 풍경화와는 다른데 중국화는 내함(內涵)을 중시한다.

그렇다면 내함이란 무엇인가? 바로 그림 배후의 일종 신운(神韻 신의 운치)을 말한다. 사실 이 역시 일종 생명의 존재다. 사실 중국화에서 그림을 그릴 때 좋은 그림이라면 배후에 모두 좋은 생명이 존재한다.

신(神)을 믿는 많은 사람들이 모두 집안에 불당(佛堂)을 만들고 또 신상(神像)이나 보살(菩薩) 같은 그림을 모시는데 왜 이럴 수 있는가? 사실 보살상(菩薩像) 배후에는 신(神)이 존재하는 것으로 그들은 신을 믿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돌봐줄 수 있다. 때문에 여러분들에게 알려주자면 보기 흉한 그런 그림들은 절대 공양하지 말아야 한다. 사실 그것들 배후에도 어떤 물건이 있는데 단지 사람을 해치는 물건이 존재할 뿐이기 때문이다.

시인은 한 폭의 대나무 그림에 대한 감상을 통해 우리에게 회화의 진정한 내함에 대해 알려준다. 사실 평범한 그림에는 신운(神韻)이 없고, 오직 좋은 생명이 존재해야만 비로소 그림에 생기가 넘칠 수 있다. 신(神)이 회화란 기예를 사람에게 전수한 이유는 바로 사람과 신 사이에 일종의 연계가 있게 해서 사람이 언젠가 법(法)을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단 사람이 무신론(無神論)을 믿게 되면 더는 신과 연계되지 않기 때문에 우주에서 도태될 것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4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