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섬(纖纖)
【정견망】
세인(世人)들이 보기에 거의 매 사람마다 모두 자유롭고 어디든 갈 수 있는 것처럼 보이다. 고대의 노예를 제외하면 말이다. 그러나 실제 현실은 그렇지 않다. 당조(唐朝)의 한 이름 모를 시인이 쓴 《형을 보내며(送兄)》란 이 시에서는 사람들이 인정하려 하지 않는 현실을 잘 보여준다.
이별의 길에 구름 처음 일더니
이별하는 역사(驛舍)에는 잎이 드무네
안타까운 것은 사람은 기러기와 달리
한 줄로 돌아가지 못하는구나
別路雲初起
離亭葉正稀
所嗟人異雁
不作一行歸
1. “이별의 길에 구름 처음 일더니
이별하는 정자에는 잎이 드무네”
처음 두 구절은 시를 쓰게 된 시간과 장소를 말한다. 아주 간단한 두 구절에서 형제가 이별할 때 운무(雲霧)가 막 나타나는 것을 보고 “구름이 처음 인다”고 말한 것이다. 기왕에 송별한다면 아마 이른 아침일 가능성이 큰데 저녁이면 어딘가에서 묵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별하는 정자”란 송별하는 역사(驛舍)의 건물을 가리킨다. “잎이 드물다”는 것은 대략 초봄을 의미하는데 잎이 막 피기 시작했지만 아직 듬성듬성한 것을 말한다. 시인은 여기서 환경을 묘사함과 동시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구름 처음 일더니”에서 구름은 운무(雲霧)를 가리키지만 또한 미망(迷茫)의 뜻이 담겨 있다. 즉, 자신도 앞길을 어떻게 걸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뜻이다. “잎이 드물다”는 것은 잎이 고르지 못하고 어떤 것은 이미 녹색으로 변했고 어떤 것은 아직 싹도 틔우지 못했음을 의미하는데 사실은 형제가 같이 떠날 수 없는 그런 안타까움을 암시한다.
2. “안타까운 것은 사람은 기러기와 달리
한 줄로 돌아가지 못하는구나”
여기서 시인이 말하려는 것은 사람이 기러기보다 자유롭지 못하다는 뜻이다. 기러기는 종종 대열을 지어 함께 돌아온다. 그러나 우리 사람은 겉으로는 자유로워 보이지만, 사실상 환경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진정으로 자유롭지 못하다. 사람들은 흔히 명예와 이익, 정, 은혜와 원수 등의 단속 때문에 자기 맘대로 일을 할 수 없다.
예를 들면 일자리의 제약(특히 오늘날의 사람들은 종종 모두 직업이 있다), 비즈니스의 제약, 친척의 제약(예: 가령 ‘부모가 살아계실 때는 멀리 여행하지 않는다’는 제약)과 여권이나 비자 등 다양한 제약이 있다. 이런 각종 제약 하에서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든 모두 제한을 받아야 한다.
시인은 여기서 무슨 이유 때문에 자신은 함께 떠날 수 없는지 언급하지 않지만, 필경 피치못할 사연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신선(神仙)은 대자재(大自在)하다고 말하는가? 왜냐하면 그들은 집착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사람은 명리정(名利情)에 얽매여 그 어떤 일을 하든 이것 저것을 재고 따져야 한다.
오늘날 사람들은 대부분 하늘에서 온 것으로 원래는 모두 대자재했다. 그러나 사람 속에 들어와 인간 세상의 굴레를 내려놓지 못해 비로소 고통스러운 것이다. 수련인은 불필요한 그런 집착들을 제거해야만 가장 아름다운 세계인 자신의 진정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인생에는 구속이 많지만, 신선은 아주 자재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집착을 내려놓고 자신의 본성을 회복하려 하지 않는가?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46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