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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조(唐朝) 시인 이백 및 시가(詩歌) 감상 (13)

명월(明月)

【정견망】

12. 《옥계원(玉階怨)–옥 계단의 원망》

이백은 즐겨 달을 노래했는데 늘 명월(明月)을 빌려 마음속의 정서를 펼쳐냈다. 앞에 소개한 《정야사(靜夜思)》 외에도 이번 작품 《옥계원》 역시 함축미가 가득한 명작이다.

옥 섬돌에 흰 이슬 내려
밤 깊어 비단버선 젖어드네.
방에 돌아와 수정 주렴 내리고
영롱한 가을달을 바라보네.

玉階生白露(옥계생백로)
夜久侵羅襪(야구침나말)
卻下水晶簾(각하수정렴)
玲瓏望秋月(영롱망추월)

감상: 이백(李白)의 《옥계원(玉階怨)》은 구중궁궐 안에 있는 옥 계단의 원망을 노래한다. 비록 제목에 원망(怨)이 들어 있지만 직접적으로 원망이 드러나진 않는다. 이백은 호방하고 표일한 시풍 때문에 시선(詩仙)으로 불리는데 그가 창작한 시가(詩歌)들은 대부분 함축적인 수법으로 표현되어 있다. 후인들의 호평을 받는 이 작품 역시 함축적 수법을 남김없이 사용했다.

함축(含蓄)은 중국문화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의 하나인데 함축이란 흐릿하거나 모호하고 애매한 것과는 다르다. 문화요소에 대한 공동의 기초가 있으면 작가가 아주 명백하게 말하거나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모두 의미를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으며 의경(意境 역주: 작자의 주관적인 사상과 감정이 객관적인 사물이나 대상을 만나 융합하면서 생성되는 의미 내지는 형상을 가리킨다)을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다. 함축의 미(美)는 동방문화의 특징 중 하나다.

이백의 시가에서 우리가 볼 수 있다시피 동방문화는 포용성이 대단히 커서 호방하고 표일할 뿐만 아니라 함축과 완곡이 있어 각기 아름다움과 특유한 맛이 있어서 모두 감상하고 음미할만한 가치가 있다.

다시 이 시로 돌아오자. 앞 두 구절은 말 없이 홀로 선 옥 계단에 진한 이슬이 내려 비단버선을 적시며 여주인공이 여전히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뒤 두 구절은 찬 기운이 내리자 주인공이 방에 돌아와 수정 주렴을 내리지만 여전히 가을달을 응시하고 있다. 앞 두 구절에서 바보 같은 사랑을 드러냈다면 뒤 두 구절은 영롱한 달빛으로 사람의 그윽한 원망이 도드라지게 한다.

밤이 깊어지자 원망도 깊어져 외로움의 고통을 견디지 못한 여인이 주렴 밖에서 안으로 들어온다. 만약 저 달마저 없었더라면 아무도 같이 할 것이 없었다. 그러나 달은 말이 없고, 사람 역시 말이 없다. 오직 달만 바라본다고 썼다. 이것이 바로 “원망하지 않는 원망(不怨之怨)”으로 때문에 수심과 원망이 더욱 깊어 보인다. 시 전체에 원망의 정서는 한 글자도 없지만 독자들이 저절로 원망을 느끼게 한다. 시속에는 또 인물의 자태나 심리상태는 보이지 않지만 시인은 단지 인물의 동작만으로 함축적인 의미를 표현하여 독자로 하여금 시정(詩情 시에 담긴 정취)의 가장 깊은 곳으로 이끈다. 그러면서도 독자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겨 시정(詩情)이 더욱 멀고 깊어지게 한다.

(계속)

 

원문위치: https://www.minghui.org/mh/articles/2012/2/27/25053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