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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조(唐朝) 시인 이백 및 시가(詩歌) 감상 (12)

명월(明月)

【정견망】

10. 《독좌경정산(獨坐敬亭山)》

《독좌경정산(獨坐敬亭山)–경정산에 홀로 앉아》

뭇 새들 높이 날아 사라지고
외로운 구름만 한가로이 떠가는데
바라보아도 서로 싫증나지 않는 건
다만 경정산뿐이로다.

眾鳥高飛盡(중조고비진)
孤雲獨去閑(고운독거한)
相看兩不厭(상간양불염)
只有敬亭山(지유경정산)

이 오언절구는 천보 12년(753년) 가을 이백이 선주(宣州)에 놀러갔을 때 지었다. 당시 이백의 나이는 52세로 장안을 떠난 지 이미 10년이 되었다. 이 시는 문자 그대로 솔직하고 평이하지만 읽다보면 오히려 향기와 여운이 남아 이백이 홀로 경정산에서 가부좌할 때의 정취를 표현한다. 전체 시의 주선율은 ‘고요함(靜)’으로 행간에 이백 내심의 적막을 담고 있다. 이 점은 제목에 나오는 ‘독(獨)’과 처음 두 구절에 나오는 ‘진(盡)’, ‘고(孤)’, ‘독(獨)’, ‘한(閑)’ 등에서도 볼 수 있다.

새들은 날아가 흔적도 없고 하늘에 떠가는 외로운 구름도 머물고 싶지 않아 서서히 먼 곳으로 사라져간다. 오직 내가 바라보는 높디높은 경정산만 있지만 경정산도 묵묵히 아무 말 없이 나를 주시한다. 우리 둘 중 누구도 서로 싫증내지 않는다. 누가 이때 나의 적막한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오직 이 높디높은 경정산 뿐이다.

경정산은 지금의 안휘성 선성현(宣城縣) 북쪽에 있다. 이백이 경정산을 노래한 작품이 45수나 있는데 그중에서도 이 작품이 천고의 절창(絶唱)이다. 역대 문인들이 이백의 발자취를 찾아 경정산에 올라 필적을 남겼는데 당대(唐代)부터 청조(淸朝)에 이르기까지 3백여 명의 서화(書畫)명가들이 이곳을 찾아와 천편에 가까운 작품을 남겼다.

이렇게 평범하면서도 차분한 시가 왜 이다지도 많은 감동을 주는가 생각해보면 시인의 사상과 감정이 자연의 경물(景物)과 고도로 융합되어 ‘적정(寂靜 적막하고 고요함)’의 경계를 이뤘기 때문이다. 움직이는 듯 조용하고 조용한 듯 움직임이 있다.

“뭇 새들 높이 날아 사라지고 외로운 구름만 한가로이 떠가는데”는 움직임 속의 고요함이다. 높이 나는 뭇 새들과 한가로이 떠가는 외로운 구름은 경정산의 적정을 두드러지게 한다.

반면 “바라보아도 서로 싫증나지 않는 건 다만 경정산뿐이로다”는 고요함 속에 움직임이 있다. 시인은 마치 시처럼 그림처럼 경정산을 조용히 마주하지만 백번을 보아도 싫증나지 않는다. 서로 간에 마치 일종 영성을 나누고 적정의 정감을 교류하는 것 같다.

11. 만년 작품 《조발백제성(早發白帝城)》

《조발백제성(早發白帝城)–아침에 백제성을 떠나며》

아침 일찍 오색 구름 감도는 백제성을 이별하고
천리 강릉을 하루 만에 돌아왔네.
양쪽 강기슭의 원숭이 울음은 그치지 않는데
가벼운 배는 어느 덧 만겹 산을 지나왔네.

朝辭白帝彩雲間(조사백제채운간)
千里江陵一日還(천리강릉일일환)
兩岸猿聲啼不住(양안원성제부주)
輕舟已過萬重山(경주이과만중산)

이 작품은 이백이 유배 가던 도중 백제성에 이르러 사면소식을 들고 지은 칠언절구다. 이 작품은 이백의 시 중에서도 가장 널리 유전되는 명편(名篇)의 하나다. 시인의 유쾌한 심정이 강산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자태 및 물길을 따라 경쾌하게 떠가는 배와 혼연일체가 된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표일(飄逸)하고 호방하면서도 경쾌하고 원하는 일이 순조롭게 이뤄지는 가운데 자연스럽다.

당 숙종(肅宗) 건원(乾元) 2년(759년) 58세의 이백은 야랑(夜郞)으로 유배를 떠나는데 가는 도중에 백제성에 이르러 사면받자 배를 타고 강릉까지 돌아오면서 이 시를 썼다. 작품에 담긴 뜻은 백제성을 떠나 강릉까지 장강을 타고 돌아오는데 강물의 낙차가 커서 물이 아주 빨리 흘러 배가 마치 나는 듯이 가는 상황을 묘사했다. 두 번째 구절은 강릉까지 먼 길을 신속하게 돌아온 것이고 세 번째 구절은 산 그림자와 원숭이 울음소리가 신속한 여정을 부각시킨다. 마지막 구절에서 아무 물건도 없는 것처럼 가벼운 배는 물 흐름이 쏜살같이 빠름을 알려준다. 전체 시의 이미지가 신속해서 마치 혼이 아주 먼 곳으로 놀러간 것 같다.

(계속)

 

원문위치: https://www.minghui.org/mh/articles/2012/2/18/25053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