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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 배후의 무한한 내함

섬섬(纖纖)

【정견망】

우리가 공인하는 예술(藝術)은 사실 다 천상에서 온 것이다. 그것은 신(神)이 우리에게 전해주신 것이다. 회화도 그중 하나다. 많은 회화에는 한 가지 특징이 있는데 신운(神韻)이 풍부하고,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기 어려워서 진짜 같기도 하고 가짜 같기도 한 느낌을 준다. 심지어 그림을 보고 난 후 마치 자신이 그곳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

여기서는 명대(明代) 시인 이동양(李東陽)의 《가경중묵죽(柯敬仲墨竹)–가경중의 대나무 그림》을 감상해보자.

대나무 그리면서 쉽고 어려움일랑 따지지 마시게
복잡하면 어렵다지만 간단한 대 그림 더욱 어렵네
그대도 보다시피 쓸쓸한 이파리 몇 개가
온 집안에 비바람 몰아쳐 추위를 이길 수 없게 한다네

莫將畫竹論難易
剛道繁難簡更難
君看蕭蕭只數葉
滿堂風雨不勝寒

“대나무 그리면서 쉽고 어려움일랑 따지지 마시게
복잡하면 어렵다지만 간단한 대 그림 더욱 어렵네”

대나무는 아주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 대나무에는 잎이 많기 때문에 똑같이 그리기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시인에 따르면 이런 번쇄(繁鎖)한 것이 가장 어려운 게 아니다. 반대로 가장 간단한 것이 오히려 가장 어렵다. 사실, 이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인데 오늘날 사람들이 왜 글이나 그림에서 뜻밖의 것들을 좋아하는가?(매우 추악하거나 아주 기괴해야 한다), 왜냐하면 간단한 것은 훌륭하게 쓰거나 간단한 것의 신운을 그리기란 가장 어렵기 때문이다.

“그대도 보다시피 쓸쓸한 이파리 몇 개가
온 집안에 비바람 몰아쳐 추위를 이길 수 없게 한다네”

우리는 흔히 “낙엽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가을이 온 것을 안다”고 말하지만, 나뭇잎 몇 장에서 다가올 비바람의 차가움을 느끼기란 매우 어렵다. 아마 나뭇잎은 가장 간단하기에 그리는 방법을 아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신운(神韻)을 그려내기란 그리 간단하지 않은데 바로 그림 배후의 내함(內涵 함축된 의미)이다. 중국화는 모두 내함을 중시하고 배후의 요소만이 진정한 의미를 체현하는 것이다.

시인이 표현하려는 것은 더욱 단순한 것일수록 배후의 내함이 더욱 깊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아주 이치가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얼굴에 짓는 미소는 전 세계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다 웃을 수 있다. 하지만 배후의 내함은 오히려 같지 않아서 어떤 사람은 선량한 미소를 짓고, 어떤 사람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어떤 사람은 부끄러운 미소를 짓는데 사실 또 음험한 미소도 있다. 모두 같지 않다. 미소는 이렇게 가장 단순한 표정이지만 오히려 표현하기는 가장 어렵다. 겉으로는 비슷하게 보여도 내함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 대법제자를 말하자면 세인의 눈에 아주 선량하게 보인다. 하지만 이런 선량은 겉보기에 일반인들의 선량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들의 인내와 자비는 결코 사람의 선량과 같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내심의 선량만이 진정한 선량이다. 간단 배후에는 무한한 내함이 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7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