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德惠)
【정견망】
남북조 때 북위(北魏)에 이름이 원옹(元雍), 자(字)가 사목(思穆)이란 종실 대신이 있었는데, 헌문제(獻文帝) 탁발홍(拓跋弘)의 아들이자 효문제(孝文帝) 원굉(元宏)의 동생이다. 앞뒤로 영천왕(英川王), 고양왕(高陽王)에 봉해졌고 승상(丞相)을 비롯한 고위 관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호화롭고 가무 오락을 좋아해서 부(府) 중에 많은 여자 가무 예술인을 길렀는데, 그 중에 수용(修容)이라는 여자 예인이 있었다. 수용은 일찍이 신기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수용이 어렸을 때, 그녀의 어머니는 전심전력으로 선행을 베풀고 덕을 쌓았다. 어느 해 도적이 크게 일어나 난리를 일으키자 온 마을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감히 문을 열지 못했는데, 수용의 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노부인이 수용의 집에 와서 말했다.
“너희 집은 선행을 베풀며 음덕(陰德)을 쌓았으니 도적이 소란을 피우더라도 도적에게 피해받지 않도록 내가 너희를 숨겨줄 것이니 두려워하지 말거라.”
이어서 노부인은 소매에서 검은 비단 두 자를 꺼내어 갈기갈기 찢어서 수용 집안의 모든 사람들이 팔에 매도록 하였다. 비단(綾)은 가늘고 매끄럽고 무늬가 있는 견직물이다. 할머니는 피난용 음식을 준비할 필요 없이 나만 따라오기만 하면 된다며 집안에서 잃어버리는 물건이 없을 거라 말했다.
수용 모녀는 할머니와 함께 도원(道院)에 도착하자 할머니가 한 신상(神像)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신은 자비로우며 선행을 잘 베푸시니 너희는 그의 왼쪽 귀속에 숨거라.”
할머니는 그들에게 눈을 감으라 하고 그들을 업고 귓구멍 속으로 들어갔다. 신상은 보기에는 크지 않고, 귓구멍은 손가락 크기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이 신상 귓구멍 속으로 들어가니 신상의 귀는 마치 방처럼 느껴졌다. 이때부터 그들은 신상의 귓구멍에 머물렀고, 할머니는 아침저녁으로 두 번 찾아와 먹을 것을 가져다 주었다.
밖에서 보면 신상의 귓구멍은 손가락 굵기만 한데 할머니가 들어오면 신상이 귓구멍이 커지는 느낌이 드는데, 아마도 그 순간 공간이 뒤틀렸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날 도적 떼가 갑자기 도원에 와서 온갖 병기들이 난무하고 피비린내가 났다. 수용 처녀와 가족들은 신상의 귓구멍으로 밖을 기웃거리며 매우 두려웠다. 또 얼마 후 어느 날 저녁에 할머니가 오더니 한 사람의 머리를 보여주며 말했다.
“도적 두목은 이미 죽었고 나머지 무리는 뿔뿔이 흩어졌으니 더 이상 이곳을 괴롭히지 않을 것이다. 너희들은 집으로 돌아가거라.”
수용이 물었다.
“그럼 왜 진작 이 악적(惡賊) 두목을 제거하지 않으셨어요?”
그러자 노부인이 대답했다.
“이 도적들이 난을 피운 것 역시 천상(天象)이고 천수(天數)의 변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는 단지 소술(小術)을 지녔을 뿐이라 천명을 거역할 수 없단다. 다만 하늘이 내게 도적을 베어 죽이라고 명령하셨을 때에야 비로소 그 수급을 벨 수 있었다.”
이어 할머니는 신상의 귓구멍에서 수용 일가를 빼내 집으로 돌려보냈다.
수용은 그녀를 스승으로 모시고 도법(道法)을 닦아 반드시 고행하고 정진하여 노부인의 목숨을 구해준 은혜에 보답하겠노라고 맹세했다.
하지만 노부인이 “너는 선골(仙骨)이 아직 약해서 아무리 고생해도 안 된다.”며 바로 거절했다.
대신 그녀는 수용에게 ‘만수장(萬壽妝)’이란 화장술과 ‘연천곡(連遷曲)’이라는 노래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전수가 끝나자 곧 자취를 감추었다. 수용은 할머니가 가르쳐준 화장술과 가창법으로 유명한 기녀가 되었다. 당시 북위 왕조의 권신이었던 원옹(元雍)은 많은 여자 연예인들을 부(府) 중에서 길렀는데, 수용도 그중 하나였다.
《낙양가람기(洛陽伽藍記)》에 따르면 원옹이 죽은 뒤 그는 북위 왕조의 친왕이자 대신으로 불교를 믿었기 때문에 그가 복을 쌓게 하려고 조정에서 왕부(王府)를 ‘고양왕사(高陽王寺)’로 개축하고 왕부에 있던 여자들은 모두 비구니로 만들어 출가하게 했지만 또 시집간 여자들도 극소수 있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원옹의 미인 서월화(徐月華)는 개가하여 위장군(衛將軍) 원사강(原士康)의 측실이 되어 낙양 청양문(靑陽門)에서 살았다. 서월화는 공후(箜篌)를 잘 연주했으며 명비출새가(明妃出塞歌 역주: 명비는 한 원제 시기 흉노로 시집간 왕소군을 말한다. 왕소군이 국경을 떠나는 노래라는 뜻)를 잘 불러 이 노래를 듣고 감동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서월화는 항상 사람들에게 말했다.
“원옹이 생전에 가장 좋아했던 여자 예인은 하나는 수용이고 또 하나는 염자(豔姿)라 하는데 모두 ‘고운 눈썹과 하얀 치아, 한 성(城)을 뒤흔들’ 미모를 지녔고 수용은 ‘녹수가(綠水歌)’를 잘 불렀고 염자는 ‘화봉무(火鳳舞)’를 잘 췄습니다.”
노부인이 수양 일가족을 보호한 것은 그들이 선을 행하고 덕을 쌓았기 때문이다. 이로써 신령(神靈)은 착한 사람을 보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그녀가 수용을 제자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선골이 미약’했기 때문이니, 도가(道家)에서는 근기가 아주 좋은 사람만 골라 제자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수용의 최후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낙양가람기》에 나오는 것으로 보아 불문(佛門)에서 출가해 수련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본다면 노부인이 그녀에게 화장술과 가창법을 가르친 것도 사실 이후 불문에 출가해 수련할 수 있도록 기연을 깔아준 것이다.
게다가 노부인이 하늘의 뜻을 받들어 도적 두목을 제거한 걸 보면 신선(神仙)은 모두 하늘의 뜻에 따라 행동한다. 오늘날 중국 공산당은 부패가 만연했을 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세계적인 추세를 거스르고 경제를 점점 더 침체시켰다. 뿐만 아니라 1999년부터 파룬궁(法輪功)을 박해하기 시작했다. 파룬궁은 사실 기공의 형태로 전해진 불가(佛家)의 수련대법이니, 중공의 파룬궁 박해는 불법(佛法)을 박해하고 수련인을 박해한 것으로 하늘에 닿는 큰 죄를 저지른 것이다.
자료출처: 《여홍여지(女紅餘志)·협구(俠嫗)》, 《낙양가람기(洛陽伽藍記)·성남(城南)》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12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