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荷姨)
【정견망】
그날 아침, 나는 주방 문에서 한 걸음 떨어진 곳에 앉아 문장을 수정하는 데 집중하지 못했다. 냄비 속 음식이 타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주방에서는 군만두를 하고 있었다.
살짝 탄 냄새가 나자, 살짝 탄 맛이 나는 게 딱 좋을 것 같아서 얼른 일어나 냄비를 화구에서 치웠다. 하지만 이미 때가 늦은 것 같았다. 탄 냄새는 점점 더 매캐해졌다. 냄비 뚜껑을 열지 않았는데도 탄 냄새는 점점 더 불쾌해졌고, 너무 불쾌해서 속이 울렁거릴 정도였다.
나는 원래 음식을 남기지 않는 사람이다. 맛있는 음식이 탔다고 해서 먹을 수 없다는 뜻은 아니고 그저 냄비 바닥에 붙은 검게 탄 부분을 제대로 먹을 수 없다는 의미다.
그리고 수련인에 대해 말하자면 겉보기에 나빠 보이는 것이 반드시 나쁜 일은 아니다. 변증법적으로 보아야 하는데 탄 것은 분명히 탄 것의 장점이 있다. 이 불쾌한 탄 냄새를 맡으니 바로 음식에 대한 집착이 완전히 사라졌다. 만약 향긋하고 바삭바삭했다면 군침을 흘리지 않았을까? 사람이 점점 더 먹고 싶어져서 점점 더 인이 박이지 않을까? 그래서 겉보기에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모두 별 차이가 없다.
냄비를 들고 젓가락으로 타지 않은 부분을 집어 먹어 보았다. 뜻밖에도 단번에 만두를 집어 올릴 수 있었다. 바닥을 보니 색깔이 조금 진해지긴 했지만 검지는 않았다. 입에 넣고 씹어 보니 나쁘지 않았고 탄내도 전혀 없었다. 다른 만두를 확인해 보니 역시 탄내가 없었고 이렇게 모든 만두를 다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만두가 다 검지도 않고 탄내도 없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만두가 없는 곳은 분명 숯처럼 시커멓게 타 있었다. 정말 신기하다!
아마도 내가 오늘 이 문제를 정념으로 대하자 예상치 못한 격려를 받은 것같다. 세상에! 온통 감사한 마음뿐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72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