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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거이의 시 《대주(對酒)》 감상: 다투지 말고 웃으며 살자

청월(清越)

【정견망】

우리가 아는 많은 유명인들이 모두 거사(居士 역주: 중문에서 거사는 재가 불교 신자를 가리키는데 남녀를 포함한다)였다. 그들이 문제를 보는 것은 흔히 아주 높은 층차에 입각했다. 대부분 불가(佛家)나 도가(道家)에 기점을 두었다.

백거이의 《대주 두 번째》 도 마찬가지다.

달팽이 뿔 위에서 무엇을 다투는가?
부싯돌 번쩍하는 찰나에 의탁한 이 몸.
부유한 대로 가난한 대로 즐거움 있는 법,
입을 벌려 웃지 않는 이 어리석은 자로다.

蝸牛角上爭何事
石火光中寄此身
隨富隨貧且歡樂
不開口笑是癡人

“달팽이 뿔 위에서 무엇을 다투는가?
부싯돌 번쩍하는 찰나에 의탁한 이 몸.”

달팽이 뿔 위의 다툼이란 사소한 일을 두고 다툰다는 것으로, 물론 또 쇠뿔을 파고든다는 의미도 있다. ‘석화(石火 부싯돌을 부딪혀 나는 불꽃)’은 순간적으로 사라진다는 뜻이다.

사실, 우리가 죽어라 다투고 싸워온 일을,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생각해 보면, 모두 아주 사소한 것임을 발견하게 된다. 심지어 단지 분노를 표출하기 위한 화풀이에 불과하다. 또 일부 논쟁한 일은 모두 자신의 기점에 서서 문제를 본 것으로, 각도를 바꿔 바라 보면 자신이 정말로 쇠뿔을 파고들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간단한 예를 들어 보자. 1만 위안의 가치가 있는 물건을 경매하는데 두 사람이 체면을 위해 다툰다면 서로 경쟁을 벌이다 최종적으로 수백만 위안까지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 이 가격은 그 물건의 진정한 가치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승패를 떠나서 결국 양측 모두 무의미한 일을 했음을 깨닫게 되는데 둘 다 패배한 것이다.

“부유한 대로 가난한 대로 즐거움 있는 법,
입을 벌려 웃지 않는 이 어리석은 자로다.”

빈부와 관계없이 늘 미소를 지을 수 있어야지만 높은 경지다. 어떤 사람은 전생에 아주 좋은 일을 했기에 금생에 큰 복을 받는데 관직에 오르거나 큰돈을 버는 것이 당연하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전생에 그런 일을 하지 않았고, 금생에 아마 평범하게 살 것이다. 이런 것들은 다 몸 밖의 물건이다. 그런 것을 다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작은 이익이나 명예에 집착해 내려놓지 못하는 그런 사람은 아주 어리석은 것이 아닌가? 그래서 시인은 “입을 벌려 웃지 않는 이 어리석은 자로다”라고 말한 것이다. 여기서 “어리석은 자(癡人)”란 명예에 집착하고, 이익에 집착하며, 정에 집착하는 사람을 말한다.

[역주: 치(癡)에는 어리석다는 뜻도 있지만 뭔가에 사로잡혀 몹시 집착한다는 뜻도 있다]

어떤 사람은 “늘 웃는 사람은 운이 나쁘지 않다”고 말한다. 이 말도 일리가 있다. 사람이 오직 명예와 이익을 내려놓고 아울러 정(情)의 교란을 받지 않아야만 내려놓고 진정으로 웃을 수 있다. 명리정(名利情)을 내려놓은 사람은 마음이 자연히 맑고 깨끗해지기에 비로소 우주 법칙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 기왕 우주 법칙에 부합했다면 그럼 선보(善報)와 복보(福報)가 따르니 운이 반드시 좋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백거이는 거사였을 뿐만 아니라 또한 수련인이었다. 그의 이 시에는 선의(禪意)가 담겨 있다. 또한 인생에 대한 그의 진실한 체험과 소감이다.

경지가 높아지고 시야가 넓어질수록 세속적인 일은 다 사소해지고, 또한 쉽게 내려놓을 수 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8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