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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위(歸位)하기 어려운 망연자실 – 동파의 《후적벽부》 해독

청풍

【정견망】

《후적벽부(後赤壁賦)》는 소동파가 송 신종(神宗) 5년에 지은 부로, 《전적벽부(前赤壁賦)》의 자매 편이다.

소동파는 오대(烏臺) 시 사건 이후 황주(黃州)로 좌천되었고, 그곳에서 유명한 《전적벽부》를 지었다. 몇 달 후, 그는 적벽을 다시 방문해 이 작품을 썼다.

소동파의 글을 이해하려면 우선 그가 어떤 사람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그는 근기가 상당히 좋은 수도인(修道人)이었는데 이러한 관점에서만 우리는 그의 문장에서 진정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다. 그가 쓴 문장은 대부분 반본귀진(返本歸真)하고자 하는 갈망을 표현한 것으로, 수련의 각도에서 자신의 처지와 세상일에 대한 견해 및 수련 과정에서 감수(感受)와 깨달음을 담고 있다.

《후적벽부(後赤壁賦)》는 주로 수련에 대한 확고함과 일시적으로 귀위할 수 없는 망연자실함을 표현했다.

〚이해 10월 보름, 설당(雪堂)에서 걸어 나와 임고정(臨皐亭)으로 돌아가려는데, 두 손님이 나를 따라와서 황니(黃泥) 고개를 지났네. 서리와 이슬이 이미 내려 나뭇잎은 모두 지고, 사람의 그림자가 땅에 있으니 고개를 들어 밝은 달을 보고는, 돌아보며 즐거워하니 걸으면서 서로 노래로 화답하였지. 조금 있다가 내가 탄식하길, “손님은 있는데 술이 없고 술이 있는데 안주가 없으니 달 밝고 바람 맑아도 이 같이 좋은 밤을 어찌하리오.”라고 하니, 손님이 말하길 “오늘 해 질 무렵에 그물로 고기를 잡았으니 입이 크고 비늘이 가는 것이 꼭 송강(松江)의 농어같이 생겼다오. 다만 술을 어디서 얻을까?” 해서, 돌아와 아내와 상의했더니 아내가 말하길, “제게 술 한 말이 있는데 저장해 둔 지 오래되었으니, 당신이 갑자기 찾을 것에 대비한 것이지요.”

이에 술과 고기를 가지고 다시 적벽 아래에서 놀았다네. 흐르는 강물은 소리를 내고 깎아지른 듯한 절벽은 천척(千尺)이니, 산은 높고 달은 작은데 물이 말라 돌이 드러나거늘, 일찌기 지난 세월이 얼마이기에 강산을 다시 알아볼 수 없는 것인가? 나는 곧 옷을 걷고 올라가니, 가파른 바위를 밟고 무성한 풀을 헤치며 호랑이와 표범 같은 바위에 걸터앉고 뱀과 용 같은 나무에 올라가, 송골매가 사는 위태로운 둥지를 부여잡고 풍이(馮夷)의 숨은 궁전을 굽어보네. 어찌 두 손님은 따라오지 못하는가. 갑자기 긴 휘파람을 부니 초목이 진동하며 산이 울리고 골짜기가 응하여 바람이 일어나고 물은 솟구치거늘, 나 역시 기운이 없어져 슬프고 숙연해서 무서우니 두려워서 머물 수 없구나.〛

“흐르는 강물은 소리를 내고 깎아지른 듯한 절벽은 천척(千尺)이니, 산은 높고 달은 작은데 물이 말라 돌이 드러나거늘, 일찌기 지난 세월이 얼마이기에 강산을 다시 알아볼 수 없는 것인가?” 이 몇 구절은 아주 유명한데 표면적으로는 풍경을 묘사한 것 같지만 사실은 작자의 소감을 쓴 것이다. 몇 달 전 《전적벽부》를 쓴 곳이 바로 이곳이다.

당시 “하얀 이슬은 강을 가로지르며 물빛은 하늘과 맞닿았으니”르고 읊었으니 물색과 하늘 빛이 극히 아름다웠다. 그런데 오늘은 강물이 빠져 돌이 드러나니 자못 황량해서 소동파가 마음속으로 크게 감격한 것이다. 인생이란 마치 이 강물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강물이 아무리 오르내려도 달은 여전히 저렇게 밝고 환하구나.

작가의 마음속에서 달은 사실 생명의 진정한 기원을 상징하는데, 그의 생명이 진정으로 탄생한 곳을 상징한다. 때문에 “나는 곧 옷을 걷고 올라가니, 가파른 바위를 밟고 무성한 풀을 헤치며 호랑이와 표범 같은 바위에 걸터앉고 뱀과 용 같은 나무에 올라가, 송골매가 사는 위태로운 둥지를 부여잡고 풍이(馮夷)의 숨은 궁전을 굽어보네. 어찌 두 손님은 따라오지 못하는가.”라고 한 것은 단순히 달을 감상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산 정상에 올라 달을 바라보고자 하는 것은 자신이 회귀하려는 뜻을 표현한 것으로, 올라가는 과정은 아주 고생스럽고 다른 두 손님은 따라오지 못하지만 소동파는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 이 역시 고난 속에서도 두려움 없는 수련하려는 마음을 보여준다.

“갑자기 긴 휘파람을 부니 초목이 진동하며 산이 울리고 골짜기가 응하여 바람이 일어나고 물은 솟구치거늘” 여기서 긴 휘파람이 표현하는 것은 단지 큰 소리가 아니라, 나는 (천국 세계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수련하려는 마음을 지니면 곧 불성(佛性)이 나타난 것으로 시방세계를 진동한다. 그 어떤 물질이든 다 생명이 있기에 시인이 도(道)를 구하는 마음이 나왔음을 안다. 때문에 초목이 진동하며 산이 울리고 골짜기가 응해 바람이 일고 물이 솟구친 것이다.

“나 역시 기운이 없어져 슬프고 숙연해서 무서우니 두려워서 머물 수 없구나.” 동파는 도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일시적으로 돌아가기 어려웠기에 숙연히 슬퍼진 것이다. 이곳의 경지는 너무 높아서 그는 머물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하산해야 했다. 이는 유종원이 《소석장기(小石漳記)》에서 “그 경치가 너무 맑아서 오래 머물 수 없기에 이를 기록하고 떠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높은 경지에는 높은 경지의 표준이 있다. 심성이 제 위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머물 수 없다.

〚돌아와서 배에 올라타 강 흐름 가운데 풀어놓으니, 그 그치는 곳을 받아들여 멈추었네. 때는 거의 한밤이어서 사방은 적막한데, 마침 외로운 학이 있어 강을 가로질러 동쪽에서 날아오거늘 날개는 수레바퀴가 검정 치마와 흰 저고리 입은 것 같고 길게 소리 내어 울더니 우리 배를 스쳐서 서쪽으로 날아갔다네.

잠시 후에 손님은 돌아가고 나도 잠이 들었네. 꿈에 한 도사가 새털로 만든 옷을 펄럭이며 날아서 임고정(臨皋亭) 아래를 지나와 내게 읍하여 말하기를, “적벽의 노래가 즐거웠소?” 내가 그의 이름을 물으니 머리를 숙인 채 대답하지 않았다네. “오호라, 아아! 나는 알겠노라. 지난밤에 울면서 나를 지나 날아간 자가 그대 아니오?” 도사는 돌아보며 웃었으니 나 또한 놀라서 깨어났다네. 문을 열고 내다보았으나 그가 있는 곳을 보지 못했네.〛

이 단락은 역대로 꿈속의 환상으로 해석하지만, 사실은 꿈이 아니다. 선학(仙鶴)은 영기(靈氣)를 지니고 있어서 소식이 적벽을 여행하는 처음부터 끝까지 죽 지켜보고 있었는데 다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을 뿐이다. 동파가 배로 돌아온 후에야 선학이 일부러 모습을 드러냈다. 동파의 이 꿈이 아주 청성(淸醒)하니 그의 원신(元神)이 다른 공간에 들어가 선학을 만난 것이다. 다른 공간의 생명은 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선학(仙鶴)이 도사로 변했지만, 오성이 아주 좋았던 동파는 도사의 깃털 옷을 보고 단번에 알아챈다. 여기서 학이 나타나난 것은 동파에게 포기하지 말라는 격려였다. 그러나 그의 층차가 그리 높지 못해 동파에게 법(法)을 말해줄 수는 없기에 곧 사라진 것이다. 이쪽에서 소동파가 잠에서 깨어나 도사에게 가르침을 구하고자 간절히 기도했지만,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 그의 마음속 실망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소동파는 근기가 좋고 도를 구하려는 마음도 확고했지만, 필경 수련 과정 중의 사람이라 일시적으로 귀위(歸位)할 수 없었다. 《전적벽부》에서 소감을 쓴 게 비교적 많다면 《후적벽부》에서는 거의 묘사에 가까워 수련의 각도에서 보지 않으면 진정으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9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