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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구령의 《제여점(題旅店)》: 비몽사몽간에 고향을 그리다

임우(林雨)

【정견망】

새벽에 깨니 초가집 처마 위에 달은 낮고
비몽사몽간에 희미한 고향.
이 세상에 무엇이 늙음을 재촉하는가?
반은 닭 울음소리, 반은 말발굽

曉覺茅簷片月低
依稀鄉國夢中迷
世間何物催人老
半是雞聲半馬蹄

고인(古人)이 향수를 노래한 시사(詩詞)는 아주 많지만, 청대(淸代)에는 이런 작품이 비교적 적었다. 청대 시인 왕구령(仇寧)의 작품 《제여점(題旅店)–여관에서 쓰다》은 구상이 참신하고, 행간에서 담담한 무력감과 애수가 드러난다. 또 리듬감 넘치는 언어는 마치 생명 중에서 조용히 사라져 가는 무언가를 찾도록 우리를 재촉하는 듯하다.

“새벽에 깨니 초가집 처마 위에 달은 낮고
비몽사몽간에 희미한 고향.”

날이 개기도 전에 시인은 잠에서 깼다. 힘든 여행길에 깊이 잠들기란 본시 어려웠을 것이다. 달은 초가집 처마 아래 낮게 드리워져 있었고, 어슴푸레한 가운데 시인은 비몽사몽간에 마음이 여전히 고향의 따뜻한 꿈에 잠겨 있는 듯하다.

이 시에서 가장 음미할 만한 것은 ‘향국(鄕國)’이란 두 글자다. 왜 ‘고향(故鄕)’이라 하지 않고 ‘향’ ‘국[國]’이라 했을까? 일반적으로 나라라 함은 독립적인 영토를 지녀야 하는데, ‘國’에 ‘口’가 있는 것이 바로 봉폐된 것을 뜻한다. 시인은 아마도 이를 통해 고향이란 단지 사람이 태어난 곳이 아니라, 영혼이 소속감을 느끼는 정서적인 “나라[國度]”임을 암시하려는 듯하다.

“이 세상에 무엇이 늙음을 재촉하는가?
반은 닭 울음소리, 반은 말발굽”

닭이 울면 하루가 시작되고, 분주한 말발굽 소리에 하루가 간다. 사람은 이렇게 바쁘 지내는 가운데 총총히 시간이 흘러간다. 돌이켜보면 어느덧 불혹에 접어든다.

집을 떠나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아마 이런 감정을 잘 이해할 것이다. 어쩌면 6개월에 한 번, 아니 몇 년에 한 번 정도만 집에 돌아갈 지 모른다. 떠날 때는 갓 태어난 아이가, 다시 만났을 때는 이미 걸음마를 떼고 있고, 나중에 다시 만났을 때는 서당에 가서 글을 배우거나, 심지어 공명을 꿈꾸며 과거 준비를 시작했을지 모른다.

눈 깜짝할 새에 백 년이 지나가고, 눈 깜짝할 사이에 큰 포부를 품었던 청년도 어느새 늙어 백발이 되었다.

고인은 “인생이란 천지 사이에서 마치 담벼락 틈을 스쳐 지나가는 흰 망아지와 같아서 순식간에 끝난다.”라고 했다. 생명이란 이토록 짧기에 시인의 애석함과 무력감을 이해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인생이 이렇게 짧고 고달프기에, 어떤 이들은 유한한 세월 너머의 영원을 찾아서 도(道)를 닦고 장생(長生)을 구한다. 필경, 아무리 풍요로운 인생이라도 그저 눈앞을 스쳐 가는 구름에 불과하며, 마치 모두 일념지간(一念之間)에 불과한 것처럼 보인다.

대법이 전해진 것은 우리에게 도를 닦아 하늘로 돌아갈 가장 좋은 수련법을 준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인간 세상의 덧없는 화려함을 내려놓지 못하는가?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96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