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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시 《산중(山中)》: 인생 번뇌는 탐심

섬섬(纖纖)

【정견망】

주리면 송화 줍고 목마르면 샘물 마시며,
어쩌다 산 주변을 거닐 뿐.
양지바른 언덕에 부드러운 풀 두터이 깔고,
피곤하면 아기 사슴과 함께 잠드네.

饑拾松花渴飲泉
偶從山後到山前
陽坡軟草厚如織
困與鹿麛相伴眠

당대(唐代) 시인 노동(盧仝)의 시 《산중(山中)》은 표일(飄逸)하고 소탈하면서 속세에서 멀리 떨어진 은자(隱者)의 생활 풍경을 그려냈다. 산속에 사는 노인은 아무런 욕심이나 구하는 것이 없이 자연에 의지하며, 고요하고 맑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

“주리면 송화 줍고 목마르면 샘물 마시며,
어쩌다 산 주변을 거닐 뿐.”

이 시에 등장하는 노인이 시인 자신인지, 우연히 만난 산속 은사인지, 아니면 시인이 마음속으로 동경하는 이상적인 삶인지 명확하지 않다. 배고플 때는 송화(松花 소나무 꽃)을 줍고, 목마를 때는 산속 샘물을 마시며, 행동에 아무런 구속이 없어 자연스럽다. 어쩌다 산 주변을 거닌다는 말속에 속세를 벗어난 듯한 느낌을 준다.

시에서 주인공의 용모를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는데, 이런 방식은 ‘형체를 잊고 도에 들어가는(忘形入道)’ 것과 의미가 통한다. 산속에는 거울이 없으니 굳이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볼 필요도 없다. 그가 평소에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시인은 언급하지 않는다. 고인(古人)이 산속에 은거할 때는 대개 가부좌나 수행을 일상으로 삼았으니, ‘생계를 위해 일하지 않는’ 이런 자유로운 상태가 바로 시 속 주인공이 처한 경계(境界)일 것이다.

“양지바른 언덕에 부드러운 풀 두터이 깔고,
피곤하면 아기 사슴과 함께 잠드네.”

양지바른 언덕의 풀은 마치 옷감처럼 부드럽고 두터운데, 그 풀에 기대어 잠시 눈을 붙이면 그 옆에는 아기 사슴이 조용히 함께한다. 아기 사슴(鹿麛)은 온순하고 부드러우며, 흔히 장수와 상화(祥和)함의 상징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화로운 한가로운 생활이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산속에 사는 사람은 당연히 혹독한 겨울의 눈, 식량 부족, 맹수 출몰 등의 난관에 직면하게 마련이다. 시에서는 이에 대해선 일절 언급이나 설명이 없다.

만약 이러한 조건 속에서도 여전히 담담하고 자족할 수 있다면, 오직 한 가지 해석만 가능할 뿐인데 바로 분명 수행인(修行人)일 것이다.

산속 노인의 생활은 물질에 방해받지 않고, 재물을 하지 않으며, 얻고 잃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마음에 걸림이 없어 만족스럽고 여유롭다. 산에는 꽃이 만발하고 아기 사슴이 곁을 지키는 이런 깨끗하고 평안한 모습은 확실히 사람 마음을 동경하게 만든다.

사람이 번뇌하는 이유는 대부분 집착에서 비롯되는데 얻지 못할까 봐 걱정하고, 얻은 것을 잃을까 걱정한다. 만약 자신에게 속하지 않은 것을 굳이 애써 구하려 하지 않고 자연스러움에 따른다면, 어쩌면 산속의 이 노인처럼 잠시나마 평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 세상에 사는 이상, 사람의 마음은 무언가를 구하려 하고 욕망을 완전히 없애기 어렵기에, 번뇌 또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이는 인생의 일반적인 상태다.

현재 대법(大法)이 인간 세상에 널리 전해지고 있다. 수련인은 사람의 집착을 내려놓아야만 비로소 제고할 수 있다. 산속 생활에는 번뇌가 없을지는 모르나, 제고할 기회가 부족하다. 많은 산속 수련인들이 인간 세상에 와서 이 법(法)을 얻고자 하니, 우리도 이 만고(萬古)의 기연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9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