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옥림(玉琳)
[정견망 2003년 4월 19일] (상편에 이어서 계속됩니다)
이른 새벽, 아직 그가 눈을 뜨기도 전에 부인의 말소리가 들렸다. “일주일만 더 있으면 세금 내는 마감일이고 당신은 이미 일년동안이나 준비해왔으니까, 이번에는 당연히 모든 것을 정리해서 한데 모아서 부쳐야 할 때에요. 만약 이번에도 다시 이전처럼 지체한다면, 나는 즉시 밖에 나가서 살 테니까 그리 알아요.!”
“지금 나를 겁주는거야?” 그가 묻자,
“아니요. 이건 단지 통지(通知)에 불과해요”라고 그녀는 명쾌하게 대답했다.
부인은 이런 말이 그에게 있어 얼마나 어려운 일이며, 다른 무엇보다도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또한 자기 남편이 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단지 그녀는 남편이 이미 믿음을 주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을 뿐이다.
그가 진료소에 왔을 때, 혼(魂)이 나간 모양이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그는 무의식적으로 호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어 이리저리 뒤적였는데 무엇을 찾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한 장의 사진이 지갑에서 떨어져 나왔고 나는 손으로 그것을 집어 그에게 돌려주었다. 그것은 한 장의 낡은 사진이었다. 사진 속에는 5세 전후의 한 어린이가 있었는데 얼굴에 현란한 그림이 있어서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하기가 힘들었다. 별로 보기 좋은 사진도 아니었고 예술적인 가치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 그가 왜 이렇게 진귀하게 이 사진을 보관하는지 의아했다.
내가 묻기도 전에 그는 스스로 설명하기를
“이 사진은 내가 5살 때 찍은 것입니다. 그때 누님이 그림에 심취한 상태였는데 특히 사람의 얼굴에 그리는 것을 좋아했어요. 어느 날 저녁에 내가 잠자는 틈을 타서 내 얼굴에 이런 큰 그림을 그렸답니다. 그날 밤 갑자기 고열(高熱)이 나면서 상태가 아주 엄중하여 혼미(昏迷)상태에 까지 이르렀죠. 가족들이 병원에 데리고 가자 의사가 내 얼굴을 보더니 깜짝 놀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에 그는 내 병이 얼굴에 그린 그림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는지 바로 얼굴 사진을 찍게 했는데…”
……
나는 돌연히 노인들의 다음과 같은 옛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잘 때 장난으로 얼굴에 그림을 그리면 혼(魂)이 돌아오지 않는다……”
“당신의 병은 그때에 바로 시작되었습니까?”하고 물었다.
그는 약간 생각에 잠기더니 어리둥절한 듯이 “그런 것 같아요.” 라고 했다.
나는 어느 정도 명백해졌는데 아마 그의 혼이 그날 밤부터 그의 몸 속으로 진정으로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 50년간 그는 이런 식으로 혼(魂)이 나가고 백(魄)이 떨어진 날들을 보낸 것인데 온몸이 마치 개미가 기어가는 것과 같았으며 무슨 일을 해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를 정신병(精神病)이라고 부르자니 옳지 않고, 정상인이라고 하자니 뇌의 일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
혼백(魂魄)이 몸에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흥분할 때는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며 여기저기 부딪치거나 뜨거운 물이나 기름이 튀어도 모두 피할 줄을 몰랐으며, 우울할 때에는 침대를 벗어나려고 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몸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다.
혼백이 돌아오지 않으니 감정변화(喜怒)가 그치지 않았고, 신(神)이 집을 지키지 못하니 애증(愛憎)이 명확하지 않았으며 기혈(氣血)이 가득 차지 않았다. 정신과 육체가(神魂體魄) 같이 하지 않으니 뜻(意)을 함부로 하여 몸을 상하게 했던 것이다.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이에 나는 그에게 몸을 닦고, 마음을 닦으며 수련(修煉)하는 도리를 이야기해주었으며 마음을 다스리는 것(調心)과 가부좌의 효능을 설명해 주었다. 나는 또한 그에게 한의의 치료방법을 설명해주었다. 나는 그에게 우선 심리적인 평형과 사물에 대하여 집중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부터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처음에는 1분 정도 해보고 자주하여 마음이 정지한 물(止水)과 같이 되면 영기(靈氣)가 존재하고 고요하게 하면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마음이 고요하면(心靜) 신이 응축되고, 신이 응축되면(神凝) 기가모이며, 기가 모이면(氣聚) 형이 완전해지고, 형이 완전해지면(形全) 혼백이 돌아오게 된다!
그는 나의 설명을 듣고 난 후에 알 듯 모를 듯한 표정으로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발고시간 : 2003년 4월 19일
문장분류 : 인체생명우주
원문위치 : http://zhengjian.org/zj/articles/2003/4/19/21262p.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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