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계항(啟航)
【정견망】
마천국이 건립 된 후 마단은 현인들을 소집하여 관직을 수여하고 규칙을 바로잡으며 제도를 정비했다. 일체가 순서 있게 진행되도록 했다.
마천국을 건립할 때 마단은 이미 48세였다. 모든 것이 안정되자 국왕의 혼사가 국민의 관심사가 되었다. 이때 두 여자가 국왕의 시선에 들어왔는데 하나는 좌대신 지개(智凱)의 딸 묘갈(妙葛)이었고 다른 하나는 우대신 현범(玄凡)의 딸 수함(秀涵)이었다.
묘갈의 피부는 옅은 갈색으로 이마가 넓고 눈 양미간이 비교적 넓으며 눈썹이 평평하며 입술은 두터웠다. 수함의 피부는 흰색이고 수려하게 생겼으며 붉은 입술에 하야 치아를 가졌다. 눈썹이 둥글었으며 눈꼬리가 예뻤다.
처음에 마단은 수함에게 호감을 가졌다. 수함은 득의만면하여 기지와 열정이 자기의 눈 앞을 환하게 한다고 생각했다. 묘갈의 행동거지가 단정하며 말이 적으나 일하는데 상당한 견해가 있어 마단은 가끔 의외의 느낌을 받았다. 묘갈은 잘 웃지 않는데 웃을 때 입가에서 웃음기가 나와 온 얼굴로 천천히 퍼지며 가득했다. 묘갈과 함께 있으면 마단은 심경이 매우 평화로웠고 흡족했다. 마단은 이 두 여자가 모두 자기를 만족시키므로 어느 쪽을 택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신에게 절을 하며 물어보아도 뜻을 드러내지 않았다. 마단은 스스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마단은 몇 가지 국가대사를 준비하며 먼저 수함에게 말했다. 수함은 표정이 활발하여 말을 끝까지 다 듣기도 전에 의견을 발표했으며 일부 견해에 대해 자기의 상상을 더하며 때로는 기뻐 팔짝 뛰기도 했다. 마단이 상반된 의견을 말하면 수함은 입을 뾰로통 내밀며 응석부리듯이 마단의 소매를 끌어당겨 자기 말을 듣도록 했다. 마단은 잠시 어찌해야 좋을지 몰랐다.
수함이 떠난 후 마단은 자기의 머리가 어지러움을 느꼈다. 또 수함의 옷과 화장은 사소한데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마단은 좋지 않은 생각이 생기게 되었다. 수함은 자기가 전심전력으로 일을 할 수 없게 하고 내심으로 안절부절하고 힘이 들었다. 이 때문에 마단은 매우 불안했다. 자기는 일국의 주인으로 자기를 바로잡지 못하면 어떻게 백성을 교화하는가?
묘갈과 일을 상의하면 묘갈은 늘 먼저 듣고 나서 그 후 왕에게 뜻을 묻고 그 후에 자기의 견해를 말하며 마단의 부족을 보충해 주었다. 설사 왕의 뜻과 어긋나더라도 늘 평화롭게 자세히 설명했다. 묘갈과 함께 있으면 마단은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친구같은 생각이 들어 편안하고 즐거웠다. 마단은 묘갈이 지혜가 있고 덕이 있으며 예절이 바르고 건의하는 의견도 좀 더 나음을 발견했다. 그래서 마단의 내심은 점차 묘갈 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마단은 또 공공장소에서 두 여인을 주시하고 있었다. 수함은 어떤 일에 닥치든 반드시 끼어들어 재주를 뽐내며 많은 사람의 초점이 되었고 이를 영광으로 여겼다. 하지만 묘갈은 잘 나타나지 않으며 설사 나타나더라도 소리를 내지 않고 주도면밀하게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노인과 아이들을 잘 살폈다. 묘갈의 온건한 분위기는 수함의 의기양양하고 자아를 드러내는 것과는 선명한 대비가 되었다.
또 한 가지 일 때문에 마단은 최후의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같지 않은 시간에 두 여자가 왕을 모시고 긴 주랑을 지나갈 때 수함은 나비같이 앞뒤로 춤을 추어 왕의 눈을 요란하게 하며 때로는 가슴에 부딪혔다. 한편 묘갈은 조용히 안정되게 모시며 느슨하여 왕이 줄곧 이렇게 걷도록 했다.
마단은 결국 묘갈을 아내로 맞기로 결정했다.
“나는 아름다움만 고려하고 덕을 소홀히 하여 자기의 심령을 잃으면 안 된다. 묘갈로 하여금 내가 나라를 다스리는데 보좌하고 또 나의 피로한 심령을 위안하도록 해야겠다! 어떻게 수함과 놀 시간이 있겠는가?”
마단이 결정한 후 이 날 꿈을 꾸었는데 땅에 네 개의 신발이 있는 것을 보았다. 두개의 큰 신과 또 두 개의 작은 신이었다. 마단은 깨어난 후 기뻤다. 이 꿈은 묘갈이 자기에게 한쌍의 자녀를 줄 것을 예시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단의 선택은 수함을 실망하게 했고 질투로 고통스럽게 했다. 수함의 얼굴색이 한동안 새파랗게 되어 토라져 시집을 가려하지 않았다.
마천국에는 또 자연(紫然)이라는 이름의 대장군이 있었다. 그는 너그럽고 대범하며 품행이 단정하고 용모도 좋았다. 그는 수함에 대해 관심이 많았으며 나중에 수함을 아내로 맞았다. 수함도 좋은 배필을 찾은 셈이었다.
마단은 묘갈을 선택한 후에도 여전히 묘갈은 조용하고 평정하며 더욱 마단의 칭찬을 받았다.
마단이 60세가 되었을 때 묘갈이 아들을 낳았다. 마단은 늙어서 아이를 얻었으므로 기쁨을 금치 못했다. 아들이 출생할 때 마단은 하늘에서 오색 구름이 나타나는 것을 보았고 선악이 울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아들은 하늘이 보낸 것임을 알고 특히 기뻐했다.
아들이 태어나기 사흘 전 묘갈은 꿈을 꾸었다. 꿈에서 한 덩어리 자색 기운이 매우 먼 곳에서부터 다가와서는 점점 사라지고 난 후 손에서 두 조각을 들고 자색 얼굴을 한 신인(神人)이 왔는데 위무 당당하고 장엄했다. 돌연 이 신은 그녀에게 빙그레 웃으며 미소를 환하게 지어보였다. 묘갈이 깨어나서 고민했다. 얼굴이 이렇게 엄숙한 신이 어쩌면 이렇게 즐거워 할까? 묘갈은 매우 이상했으나 이 미소는 매우 따뜻했으므로 마단과 묘갈은 아들의 이름을 즐거울 낙자를 써서 마락(摩樂)이라고 지었다.
오년 후 묘갈은 또 아이를 가져서 이번에는 딸을 낳았다. 딸은 출생 후 이틀만에 부모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는데 부모는 몹시 기뻐했다. 마단은 행복감으로 인해 자기의 마음속에 꽃이 핀 것처럼 느껴졌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 묘갈은 황홀한 중에 커다란 오색연꽃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은 보았으며 하늘의 음악이 울리는 것을 들었다. 연꽃이 점점 작아지더니 뱃속으로 들어왔다. 그래서 딸의 이름은 오색이라는 뜻으로 마채(摩彩)라고 지었다.
마락은 동생을 매우 좋아해 늘 동생이 자는 모습을 지켜보았고 인내심을 가지고 동생이 깨어나기를 기다렸다. 마채가 깨어나 눈을 뜨면 오빠가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작은 손을 흔들어 오빠 얼굴을 만졌으며 알아듣지 못할 옹아리를 했다. 마락은 매우 기뻐했으며 늘 예쁜 것을 가져와서 동생에게 보여주며 웃겼다. 마채는 큰 눈을 뜨고 보며 가끔씩 소리내어 웃기도 했다. 마채가 걸음마를 하기 시작했을 때 그림자처럼 오빠 뒤를 따라다녔다. 오빠도 동생을 잘 돌보며 한가지 습관이 생겼는데 밤에 동생을 재우고 나서야 잠이 드는 것이었다. 묘갈은 조용히 마단에게 말했다. “아들이 이렇게 동생을 예뻐하니 우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어요.”
수함의 아들 자행(紫行)은 세 살로 마채와 동갑이었다. 아이들이 함께 놀 때에 분별이 없이 놀므로 때로는 자행이 마채를 밀어 넘어뜨려 마채가 크게 울었는데 마채는 눈물을 닦으면서도 손가락 사이로 오빠가 자행을 야단치는 것을 보며 즐거워하며 얼른 눈물을 그치고 웃었다.
마락이 15살, 마채가 10살 때 마단과 묘갈은 차례로 세상을 떠났다. 남매는 매우 슬퍼했으며 모친의 따뜻한 품과 부친의 자애로운 모습을 생각하여 마채는 울음을 그칠 수 없었다. 마락은 슬픔을 매우 강인하게 참으며 부모님의 장례를 지내고 동생을 위로했다. 그러나 이런 타격은 너무나 커서 마락은 가끔씩 소침해졌으며 동생과 함께 눈물을 흘리고 했다. 하지만 국가의 책임 때문에 늘 이럴 수 없었다. 마락은 부친이 세상을 떠난 지 삼개월 후 국왕이 되었으며 나라를 부지런히 다스렸다.
마채는 한밤중에 깨어나 다시 잠이 들지 않았는데 그러면 맨발로 신을 들고 조용히 오빠에게 가서 오빠가 잠이 들지 않았는지 보려고 살그머니 문앞으로 다가가서 신을 놓았다. 그러면 안에서 “동생이니 ? 들어와!” 하는 소리가 들렸다.
마채는 오빠의 말을 듣기만 하면 마음이 쓰러 입을 삐죽 내밀고 눈물을 흘리며 손을 문에 대었으나 들어가지 않았다. 마락이 가볍게 문을 열고 동생의 눈물을 닦아주고 손을 잡고 창문으로 걸어갔다. 두 사람은 말이 없었으며 주위는 온통 정적이었다. 한참 지나면 마채가 평온해졌고 마락이 말했다 “동생, 돌아가 잘 자!” 그러면 마채는 고개를 끄덕였고 마락은 동생의 어깨를 잡고 집안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피리로 아름다운 곡을 들려주며 잠이 들 때까지 기다렸다 돌아갔다.
낮에 국사 처리가 끝나면 마락은 동생을 데리고 먼곳에 놀러가서 동생의 슬픔을 달래주려고 애썼다. 어느 날 마락은 동생이 이틀간 울지 않는 것을 보았다. 마채가 말했다 :“이틀간 꿈에 부모님을 뵈었어요, 그들은 천상에 있는데 몸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고 어머니가 말했어요. ‘아이야 울지 말고 즐겁게 지내라.’ 이때 ‘쾌락’이라는 두 글자가 내 눈 앞에 날아가는 것을 보았어요. 그러니 나는 즐거워야 되겠어요.” 마락이 듣고 매우 기뻐하며 한곡의 노래를 지었다. 《/span>자은송(慈恩頌)이었다.
요즘 말로 대강 번역하면 이런 뜻이다:
부모님의 은혜 영원히 천당에 있고 부모님 즐거움은 나 위에 있어
부모님의 길함은 영원히 건강한 것이네 즐겁게 아들을 굽어보시며 걱정하지 마소서
자애로움을 길이길이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마락은 18세 때 나라의 현명하고 재주 있는 여자 문미(文美)를 아내로 맞았다. 마락, 문미, 마채가 함께 있을 때면 한폭의 좋은 화면을 이루었다. 마락은 금발로서 키가 크고 영준했으며 문미는 단정하고 조용했으며 마채는 희고 부드러우며 활발하고 사랑스러워 금색의 긴 곱슬머리 장발을 늘어뜨렸다. 이마에 아름다운 장식을 했고 팔에는 은팔찌를 끼고 있었다.
문미 왕후는 청정함을 좋아하고 일심으로 부처님을 모셨다. 마채는 열정이 넘쳐 마락이 하는 일에 모두 참여하려고 했다. 이렇게 두 남매는 이전처럼 늘 함께 있었다.
마락이 20세가 된 어느 날 마채에게 말했다.
“동생아, 내가 꿈에 신령의 점지를 받았는데 높고 큰 불탑을 지어 부처님을 모셔야 되. 나는 구름 중에 황금색의 꼭대기가 나타나는 것을 보았어.”
마채는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이건 보통 일이 아니야. 우린 신중히 하여 신령을 만족하게 해드려야 되.” 마락이 끄덕이며 마채에게 꿈에 본 불탑을 묘사했다. 불탑의 밑바닥은 정방형이며 사면은 정삼각형이었다. 마락의 묘사를 따라 불탑의 형상이 마채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놀라면서 말했다.
“오빠 내 머릿속에 불탑이 나타났는데 두텁고 반듯하며 금광을 번쩍이는 모습이야. 그걸 금탑이라고 부르자!”
마락이 부르르 떨더니 무슨 생각을 하다가 잠시 멈추며 동생에게 말했다.
“왜 불탑의 모양이 매우 익숙하게 느껴질까. 무엇 때문에 ‘금탑(金塔)’이라는 두 글자를 들으면 진동이 느껴지고 따뜻함을 느낄까? 여기에 내가 모르는 것이 들어있을 거야. 왜 나는 금탑을 건설할 중대한 의의를 느끼며 맡은 책임이 중대하다고 느낄까?”
그래서 두 남매는 신령의 가르침에 따라 불탑을 세우기로 했다.
(계속 이어집니다)
발표시간: 2013년 1월 22일
정견문장: http://www.zhengjian.org/node/116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