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简体 | 正體 | English | Vietnamese

현목기 시즌 3 (2)

화본선생

【정견망】

통천교주의 제자가 곤륜산을 가리켜 “괴상하고 사악하다[忒邪性]”고 했는데, 정말일까? 곤륜산은 대체 어디가 그렇게 기괴한 것일까?

사실 삿된 것이 아니라 신비하고 독특한 것뿐이다.

곤륜산에는 풀과 나무가 무성하고 호수가 많으며, 온갖 기이한 보물과 짐승들이 가득하다. 종종 “숲속에 숲이 있고, 호수 속에 호수가 있다”고들 한다. 무슨 뜻일까? 곤륜산은 서우하주(西牛賀洲)와 남섬부주(南瞻部洲)의 접경에 위치한다. 즉, 남주와 서주 사이에 거대한 곤륜산이 가로놓여 있는 것이다. 아마 경계 지점에 있다 보니 조물주가 이곳을 만들 때 미로처럼 알 수 없게 만든 모양이다.

곤륜산의 숲은 하나하나 이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서로를 품고 있어, 지형에 익숙하지 않은 생명이 들어가면 길을 잃기 십상이다. 숲속에는 호수와 시냇물도 많다. 언뜻 보기에는 그저 평온한 호수 같지만, 호수 깊숙이 들어가면 깊은 터널이 숨겨져 있어 깊은 골짜기나 어느 선인의 동굴로 이어지기도 한다.

곤륜산 꼭대기에는 ‘강(羌)’이라는 나라가 있다. 이 나라의 생명들은 대부분 맹수나 맹금류이지만, 모두 ‘인수(仁獸)’와 ‘인금(仁禽)’이라 약한 자를 보호하고 악한 것을 제거하기를 좋아한다. 소보의 다리를 부러뜨린 백호가 바로 이 곤륜산 꼭대기 강국의 영수 중 하나다.

강국(羌國)에는 점박이 맹호, 기린, 추우(騶虞) 등 짐승이 많고, 새 중에는 봉황, 예작(霓雀), 창란(蒼鸞) 등이 있으며, 물속에는 아름다운 인어(鮫), 적유(赤鱬), 현귀(玄龜) 등이 있다. 그중 백호(白虎)는 흔치 않은 존재지만, 그 신통력과 선력(仙力)은 곤륜산 짐승들 사이에서 일류에 속한다.

이 백호는 온몸이 옥처럼 희고 옅은 황색 무늬가 있으며, 옆구리에는 날개가 돋아 있다. 눈동자는 다이아몬드처럼 빛나고 눈빛은 횃불 같으며, 움직일 때는 번개 같고 머무를 때는 바위 같다.

한 걸음에 4~5미터를 가고 한 번 뛰어오르면 7, 8장을 가며, 한 번 길게 포효하면 만 그루의 나무가 흔들리고 생명들이 요동친다. 이마의 ‘왕(王)’ 자에서는 은은하게 광채가 난다.

소보가 곤륜산에 데려온 아홉 마리 농질은 결코 착한 짐승이 아니었다. 아홉 개의 머리와 꼬리를 가졌으며 개, 여우, 사자를 섞어놓은 듯 생겼다. 생김새는 흉측하나 목소리는 아기 울음소리와 같다. 녀석들은 서주(西州)와 남주(南州)의 경계에 서서 아기 울음소리로 남주 백성들을 유인해 잡아먹는 아주 교활하고 잔인한 짐승들이었다.

농질들이 이미 십여 명의 사람을 잡아먹고도 더 많은 사람을 유인하려 할 때, 마침 이 백호를 만난 것이다. 백호는 어진 짐승[仁獸]이니, 어찌 이런 무리가 이곳에서 악행을 저지르는 것을 두고 보겠는가!

그 농질들을 처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나, 백호도 어깨에 상처를 입었다. 백호가 강가에서 혀로 물을 찍어 상처를 핥으며 씻고 있을 때, 소보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찾아왔다.

“대단한 맹수인 줄 알았더니 고작 작은 암호랑이 한 마리였군! 내 영물을 죽였으니 네 가죽을 벗겨주마!”

소보는 말을 마치고 달려들어 큰 칼을 휘둘렀다. 백호가 몸을 휙 피하자 칼은 호수면을 쳤고, “좌르르” 물보라가 소보의 눈으로 튀어 들어갔다. 소보가 눈을 채 뜨지 못한 사이 백호가 그의 등 뒤에서 힘껏 발길질을 했고, “콰직” 소리와 함께 소보의 다리 하나가 부러졌다. 그 후 백호는 숲속으로 사라져 종적을 감췄다.

소보는 절뚝거리며 울고불고 형을 찾아가 원수를 갚아달라 했고, 그래서 그의 형인 다보가 곤륜산에 오르게 된 것이다.

소보와 다보는 형제이자 또한 통천교주의 제자들이었으나, 두 사람의 신통법력(神通法力)은 천지 차이였다. 다보는 통천교주의 수제자로 법력이 고강했으나 소보는 배운 것도 없고 술법도 없어 어설펐다.

하지만 곤륜산의 지형은 워낙 기이하고 신비로웠다. 곤륜산이 처음인 다보는 백호의 그림자조차 보지 못한 채 길을 잃고 말았다.

다보가 어찌할 바를 몰라 하고 있을 때, 멀리서 갑자기 금빛 광채가 나타났다. 다보가 자세히 보니 사상탑(四象塔)의 빛이었다. 그는 단전의 힘을 모아 소리쳤다.

“내가 여기 있다!”

옥두는 사형의 목소리를 듣고 소리를 따라 다보를 찾아냈다.

“사형, 사부님께서 저더러 먼저 사형을 찾으라고 하셨어요. 그다음 사상탑으로 그 축생을 잡아요.” 옥두가 다보에게 말했다.

다보가 말했다. “좋다. 소보가 흘린 핏자국을 따라 백호를 찾아보자.”

두 사람은 숲속의 핏자국을 따라 백호가 소보를 다치게 한 곳을 찾아냈으나 백호는 그곳에 없었다.

다보가 옥두에게 말했다. “사매(師妹), 내가 녀석을 한번 도발해 보겠다!”

다보는 기운을 모아 외쳤다.

“이 축생아! 어서 모습을 드러내라! 네 놈이 얼마나 대단한지 내 한번 보겠다. 감히 나와 한판 붙어볼 용기가 있느냐?”

숲속은 여전히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다보가 다시 말했다. “듣기로 호랑이 무리가 숲의 왕이라던데, 사람을 다치게 하고 숨기만 하는 것이냐? 왕의 풍모를 다 잃었구나! 내가 너를 찾아내 호랑이 가죽을 벗겨 내 발수건으로 삼아주마!”

말이 끝나기 무섭게 숲속에서 “슉슉” 소리가 났다. 옥두와 다보는 숨을 죽이고 백호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길게 포효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순식간에 나무와 풀이 요동쳤다. 사매와 사형 두 사람은 공력을 운용하며 일촉즉발의 준비를 마쳤는데, 숲에서 걸어 나온 것은 뜻밖에도 아직 성년이 되지 않은 암호랑이 한 마리였다. 어깨에는 상처를 입었고 생김새가 오히려 귀여운 구석이 있었다.

다보와 옥두는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 소보가 대체 얼마나 한심하기에 이런 녀석 하나 이기지 못했나 싶었다.

생각이 끝나기도 전, 백호가 “휙” 하고 덮쳐왔다. 미처 대비하지 못한 다보는 백호의 꼬리에 한 대 맞았다. 백호의 꼬리는 표범 꼬리처럼 길고 무거워 마치 거대한 채찍 같았다.

“사매, 조심해! 이 호랑이가 아주 영민하구나!” 다보가 옥두에게 외쳤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보와 옥두는 백호의 신통한 수를 파악하고 맹공을 퍼붓기 시작했다. 백호는 버티기 힘들자 날개를 펴고 달아나려 했으나, 옥두의 손가락에서 뿜어져 나온 검기(劍氣)에 왼쪽 날개를 다치고 말았다.

“사매, 어서 사상탑을 써라!”

옥두가 사상탑을 꺼내려는 찰나, 백호가 하늘을 향해 한 번 포효하자 순식간에 천지가 어두워졌다. 다보와 옥두는 영문을 몰랐다.

두 사람이 자세히 보니 거대한 날개 하나가 태양을 가리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기도 전, 거대한 청란(青鸞) 한 마리가 백호를 태우고 서쪽으로 날아갔다.

“쫓아라!”

두 사매와 사형은 구름을 타고 바짝 추격했다. 거리가 좁혀지지 않자 다보는 손목의 염주를 튕겨 청란의 날개를 향해 하나씩 발사했다.

청란이 슬피 울며 비행 속도가 느려졌다. 백호는 의리가 있어 청란이 다치는 것을 차마 보지 못하고 자신의 몸으로 염주알을 막아주려다 그만 발을 헛디뎌 구름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다보와 옥두가 그 뒤를 바짝 쫓아 내려갔다. 백호는 오늘 죽을 고비를 넘길 수 있을까?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78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