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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목기 시즌 3 (26)

화본선생

【정견망】

요진과 청란, 희화가 농담을 나누고 있는데, 어제의 그 두 신관(神官)이 다시 구름을 타고 왔다.

청란이 말했다.

“저들이 또 무엇하러 왔지?”

요진이 구름 위를 향해 외쳤다.

“두 신관! 오늘은 저택을 헐러 오셨군요!”

그 두 신관은 급히 구름에서 내려와 요진을 보고 황급히 예를 갖추며 말했다.

“당치 않으십니다. 어찌 감히 상신(上神)의 저택을 헐겠습니까?”

말을 마친 그는 소매 안에서 소첩 한 묶음을 꺼내며 말했다.

“저희 두 사람은 천제의 명을 받들어 이 상소문들을 상신께 드려 검토하시라고 왔습니다. 사법천신 자리가 수년간 담당할 신이 없어 비어 있었는데, 늠름하고 영준하신 상신께서 다년간 천제를 도와 사악함을 물리친 공로로 이미 천제의 핵심인물이 되셨기에…”

요진이 신관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그만 하시고, 핵심만 말해보세요.”

신관이 계속 말했다.

“그럼 짧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사법천신 자리가 수년간 비어 있었는데, 이제 천제께서 연로하시어 상신께 잠시 사법천신 직무를 대행하게 하실 뜻이 있으십니다.”

요진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나는 그저 전투를 몇 번 치렀을 뿐인데, 이런 상소문들을 어찌 살펴보겠소?”

신관이 급히 권했다.

“천제께서 말씀하시길, 이 상소문들은 상신께 연습용으로 주라 하셨습니다. 주로 삼계의 선악에 대한 상벌 업무이니 상신께서 생각하시는 대로 처리하심 됩니다.”

요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요, 한 번 해보죠.”

두 신관은 상소문을 남겨두고 하직 인사를 하며 떠났다.

요진은 그날부터 점차 사법천신의 기본 직무를 맡게 되었다. 쉬는 시간에 요진은 자주 아택을 떠올렸는데, 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예를 들어 아택이 선거(仙去 신선의 죽음)하기 전 요진에게 했던 백호성과 사법정궁 등에 관한 성상학(星象學)적인 말들이었다. 요진은 성상(星象 별자리) 몰랐기에 아택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또한 아택이 매일 밤 자신을 위해 상처를 치료해 준 일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요진은 그때의 혈의 몇 벌을 조용한 석굴에 소중히 보관해 두었으며, 가끔 그 동굴에 가서 혈의를 향해 절을 하며 자신의 죄책감을 달래곤 했다.

하지만 요진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기왕에 심오한 천상을 알고 또 매일 밤 자신의 고통을 대신 감당할 수 있는 대라천의 시자(侍者)가 어찌하여 매번 전쟁에서 패하기만 하고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느냐는 점이었다.

그래서 요진은 지난 몇 년 동안 이 일을 조사하며 의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했으나 결과가 없었다. 하지만 요진에게는 늘 한 가지 직감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아택이 죽지 않았으며 언젠가 그들이 다시 만날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요진의 생각대로 아택은 정말 죽은 것이 아니었다. 그날 그는 경주도(輕舟渡)에 실려 대라천으로 돌아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깨어났다. 청허(靑虛)가 천천히 눈을 떴고 눈가에 맺혔던 눈물 한 방울이 마침 흘러내렸다. 청허는 손으로 눈물을 닦으며 천천히 일어났는데, 마치 매우 슬픈 꿈을 꾼 듯했다.

이때 홍균노조(鴻鈞老祖)가 미소 지으며 그를 바라보고 말했다.

“얘야, 네 몸 주변의 공력(功力)을 보거라.”

청허가 보니 자신의 온몸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자신의 공기둥(功柱)를 보니 아주 길게 자라나 있었다. 그러나 그의 얼굴에 기쁜 기색이라곤 전혀 없었다.

홍균 또한 청허에게 기쁨이 조금도 없음을 알아차리고 말했다.

“이번 관은 좀 넘기 어려웠지. 얘야, 너는 이 모든 것이 네 수련을 위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청허는 여전히 쓸쓸한 표정이었다.

홍균이 탄식하며 말했다.

“음, 몸은 한 겁(劫)을 건넜으나 마음은 아직 건너지 못했구나. 천천히 하거라.”

이후 홍균은 도도(陶陶)와 묵묵(默默)을 시켜 청허를 데리고 대라천의 산수를 유람하게 했다. 도도와 묵묵이 하루 종일 희희낙락하니 청허의 기분도 조금씩 나아졌다.

어느 날 도도와 묵묵, 청허는 대라천의 한 높은 산 정상에 올랐다. 이 산꼭대기에서는 삼계의 전모(全貌)를 거의 다 볼 수 있었다.

도도와 묵묵은 매우 흥분했다. 도도가 감탄하며 말했다.

“와! 이 풍경은 구름을 타고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도 보기 힘들 거야. 삼계는 참 아름답구나.”

묵묵도 감탄해서 말했다.

“정말 아름답구나! 봐! 우리 동주(東洲)가 보여.”

청허도 조용히 감상하고 있는데 도도가 말했다.

“저길 봐! 저기는 곤륜산이야!”

도도는 말을 뱉자마자 실언했음을 깨달았고 묵묵도 그를 쏘아보았다.

청허는 곤륜산이라는 말을 듣자 안색이 다시 슬퍼지며 말했다.

“너희끼리 놀아라. 나는 피곤하니 돌아가 쉬겠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떠나버렸다.

청허는 침상에 누워 남주에서의 일들을 하나하나 떠올렸다. 특히 요진이 검으로 자신을 찌르던 그 장면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청허는 일어나 앉아 생각했다. 한낱 꿈일 뿐이며 모두가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다. 슬픔과 기쁨, 깊은 정, 인과와 전생의 인연에 마음 둘 필요 없다. 동주를 떠난 지 오래되었으니 이제 돌아가야겠다.

그리하여 청허는 도도와 묵묵을 데리고 홍균노조에게 작별 인사를 하러 갔다. 홍균도 그가 돌아가는 것을 승낙했다.

떠나기 전 청허가 홍균노조에게 질문을 하나 던졌다.

“사부님, 제자가 가르침을 청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홍균이 말했다.

“말해 보거라.”

청허가 말했다.

“만약 저 약수(弱水)에 빠져 정(情)에 갇히게 된다면, 풀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홍균은 단정히 앉아 눈을 감은 채 말했다.

“수련해서 삼계를 나가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청허는 잠시 생각하더니 확고한 눈빛으로 말했다.

“알겠습니다. 제자는 깨달았습니다! 사께 하직 인사를 올립니다!”

청허는 동승신주(東勝神洲)로 돌아온 후 더욱 잡념 없이 정진하여 수련했으며 예전보다 훨씬 부지런해졌다.

어느 날 밤중에 잠에서 깬 도도와 묵묵은 주인이 밖에서 연공(煉功)하는 것을 보고 속삭이기 시작했다.

도도가 말했다.

“대라천에서 돌아온 뒤로 주인님께서 정말 정진하고 부지런해지셨어. 삼계를 벗어날 날이 머지않으신 것 같아.”

묵묵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꼭 그렇지는 않아. 주인님이 저토록 부지런히 수련하시는 건 목적의식이 너무 강해. 그 정(情)으로 인한 상처의 고통을 겪지 않으려는 것 아니겠어.”

도도가 말했다.

“그게 뭐 어때서. 적어도 연공 시간이 원래보다 세 배나 늘었는데 설마 성과가 효과가 전혀 없겠어?”

묵묵이 말했다.

“당연히 효과가 있기를 바라지. 이번에 주인님 마음의 상처가 정말 깊었잖아. 요진에게 그렇게 잘해줬는데 설마 그럴 줄이야. 어휴.”

도도가 말했다.

“내가 나중에 알아봤는데 그게 꼭 요진 탓만은 아니더라고. 그때 요진은 아주 중요한 사람을 구하러 가려 했대. 풍잠(風潛)이라는 남신(男神)인데 주인님이 그 앞을 가로막고 못 가게 하니 급하지 않았겠어!”

묵묵이 말했다.

“풍잠이라면? 늘 머리카락 한 가닥이 얼굴 앞에 내려와 있는 그 영준(英俊)한 남신 말이야?”

도도가 말했다.

“맞아, 바로 그 사람이야. 요진과 사이가 아주 좋다고 하더라고.”

묵묵이 말했다.

“어쩐지, 우리 주인님이 질투하신 게 아닐까? 그런데 정작 본인은 모르시는 거지. 늘 자신의 일편단심이 칼 한 자루에 상처 입었다고만 생각하시지, 자신의 심성(心性)에 어디가 잘못되었는지는 생각지 않으시잖아!”

도도가 말했다.

“질투라고? 그럴 수도 있겠네. 주인님이 평소 도량이 넓으시긴 해도 요진과 관련된 일이라면 속이 좁아지시거든. 비록 그가 실수로 칼을 찔렀다 해도 주인님의 수행이 워낙 높으시니 큰 지장은 없었을 텐데, 마음속에 계속 한이 맺혀 있는 것 같아. 이건 주인님 스타일이 아니야. 아마 이게 약수의 위력이겠지. 네가 질투라고 했는데 내 생각에도 그럴 가능성이 아주 커.”

묵묵이 말했다.

“어쩌면 주인님이 정말로 막다른 골목에 빠지셔서 자신이 입은 상처만 크게 느끼고, 어떤 집념(執念)이 있는지 생각지 못하시는 걸지도 몰라.”

도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언제 한번 주인님의 생각이 도대체 어떤지 떠보고 근심을 덜어드리자.”

묵묵도 고개를 끄덕였다. 청허가 연공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오려는 것을 보고 그들은 서둘러 누워 깊이 잠든 척했다.

다음 날 아침, 묵묵이 청허에게 말했다.

“주인님, 동주에 돌아오신 지 수년이 되었습니다. 주인님께서 이 목조 가옥에서 담박하게 지내시는 걸 좋아하시는 건 알지만, 그래도 궁(宮)에 한번 가보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도도 역시 말했다.

“맞습니다. 물속에 도통 안 들어가니 제가 소룡(小龍)이라는 사실도 잊어버리겠어요.”

청허는 도도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좋다. 회궁(回宮)하자.

그리하여 청허와 도도, 묵묵은 수중 궁전으로 돌아갔다. 이 궁전의 이름은 동궁(東宮)으로, 아주 거대하고 오래된 해역(海域)의 깊은 바닥에 있었다.

청허는 비록 동승신주의 왕이었으나 다른 왕들과는 달랐다. 그의 오고 감은 늘 조용했고 번잡한 행차도 없었으며, 신하나 백성 그 누구도 번거롭게 하지 않았다.

어느 날 동궁 정문을 지키던 두 병사가 초소에 서 있다가 갑자기 동주왕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서둘러 무릎을 꿇고 예를 올렸다. 청허도 급히 미소 지으며 두 사람을 일일이 부축해 일으키며 말했다.

“한식구인데 어찌 이런 큰절을 하느냐?”

말을 마친 그는 그들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고 궁 안으로 들어갔다.

도도가 다가가 그들에게 물었다.

“너희는 새로 왔느냐. 천궁에서 온 것이냐?”

두 호위병이 고개를 끄덕이자 도도가 그들에게 말했다.

“우리 동주에서는 왕을 뵐 때도 절을 할 필요가 없단다. 그냥 인사만 하면 돼.”

묵묵은 두 호위병이 어리둥절해하는 것을 보고 미소 지으며 설명했다.

“우리 동주왕께선 너무 소탈하셔서, 네가 큰 절을 하면 왕께서도 반드시 몸을 굽혀 너를 부축해 주셔야 한단다. 오늘은 너희 둘이 절을 했지만, 만약 이백 명, 이천 명, 이만 명이 모두 절을 한다면 우리 왕께서는 일일이 다 부축하느라 일을 보지 못하실 거야. 그러니 동주에서는 이런 규칙이 없단다.”

두 호위병은 매우 놀라운 표정을 지으며 당황해했다. 이런 왕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78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