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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지 않고 피는 꽃

자함(子菡)

【정견망】

겨울에 감상할 수 있는 꽃은 많지 않다. 그러나 어떤 꽃은 계절과 별 상관이 없는 듯하다. 뼈를 깎는 찬 바람이 불고 차가운 안개가 옷깃을 적셔도, 그 꽃은 쉼 없이 피어나 이슬을 머금은 채 아리땁다.

그것은 꽃 중에서도 가장 끈기 있고 소탈하다. 얼마나 소탈한지 “꽃 지고 꽃 피는데 끊임이 없으니, 봄이 오고 감과는 상관이 없구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야성적인 면모도 품고 있다. 설매(雪梅)나 납매(臘梅) 등은 오직 한겨울에만 피어나지만, 이 꽃의 강인함과 끈기는 늦가을부터 한겨울까지 이어진다. 며칠씩 가랑비가 내리고 때때로 눈송이가 흩날려도 태연히 버텨내며, 봄과 여름 사이에는 향기가 드높아 벌과 나비를 취하게 한다.

또한 매우 소박하고 흔해서 창가, 길가, 풀밭 곳곳에 흩어져 있다. 투박한 질그릇이나 낡아서 버려진 화분 속에서도 생생한 자태를 가득 뽐내며, 심지어 포장용 스티로폼 상자 안에서도 유유자적하게 자라나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한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고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풍경이 되어준다.

이 꽃은 또 포용성도 있다. 접붙이기나 전정, 모양 잡기를 가리지 않고 받아들여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푸른 하늘 아래 펼쳐진 꽃폭포, 꽃울타리, 꽃담장, 꽃대문은 낭만과 응집의 묘미를 다하며, 장미나 덩굴장미 등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얼굴을 가졌다. 같은 뿌리에서 나온 정교함이 대중적이면서도 우아하여 시각적인 경이로움을 자아낸다. 화려한 로비에 놓이면 높은 누각에 향기가 떠돌고, 너른 들판에 흐드러지면 화려한 문장을 써 내려가는 듯하다.

더욱이 영롱하고 둥글며 질감이 비단 같은 대형 품종은 의심할 여지 없는 귀기와 궁정의 풍모를 풍긴다. 미풍에 실려 오는 화장분 같은 진한 향기는, 부지불식간에 가뿐한 발걸음으로 우아하고 달콤하게 양산을 받쳐 든 명배우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사실 이 꽃은 오늘날에 이르러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워졌다. 일찍이 유럽의 정원 조경 시기부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작품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귀한 품종이 탄생했다. 동서양을 아울러 2천 년이라는 유구한 재배 역사와 풍부한 문화적 전승을 지니고 있다. 물론 이 꽃의 발원지는 유럽이 아니라 중국이다. 이를 증명하는 시가 있다.

푸른 가시 안개 머금어 울창하고,
붉은 꽃봉오리는 달 따라 피어나네.
아침 꽃은 굽이진 못가에서 솟아나고,
저녁 꽃송이는 향기로운 화대에 가득하네.
견줄만한 것은 서리 앞의 국화나
눈 속의 매화이니
봄날 강가에서 노래 부르며,
몇 번이나 금잔에 취했던가!

綠刺含煙鬱,紅苞逐月開。
朝華抽曲沼,夕蕊壓芳台。
能鬥霜前菊,還迎雪裏梅。
踏歌春岸上,幾度醉金杯。

이 꽃이 바로 월계화(月季花)다. 사악함이 없고 쉼없이 피며 포용력 있고 소탈하며 강인하고 끈질기다. 사계절을 봄처럼 아름다움을 봉사한다.

이 꽃을 보며 이러한 사람들을 떠올린다. 강인하고 사심 없으며, 초심을 굳게 지켜 온갖 난관을 배제하고 춘하추동 사계절 내내 사명을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모습은 전 세계에 퍼져 있으며, 그들의 미소와 선의는 헤매고 무력해진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킨다. 그들이 전하는 진상(真相)이야말로 사람들의 생명 깊은 곳에서 가장 진실하게 고대하던 소망이다.

밝은 달 비쳐 잠 못 드는 밤,
꽃그림자 샘가에 비치네.
긴 밤은 마침내 끝이 나리니,
여명 속에 새로운 하늘을 보리라.

明月照無眠
花影映泉
長夜終有盡
黎明看新天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01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