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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목기 시즌 4 (1)

화본선생(話本先笙)

【정견망】

청양(靑陽)이 잠기니 ~ 현영(玄英)이 멀어지네
옛 꿈속 ~ 선향(仙鄕)은 ~ 지난날로 달려가고
새벽이슬 맑으니 ~ 곤안(坤顔)을 씻어내네
잠깐의 일정이 ~또 한 기(期)가 되었구나

青陽潛兮~玄英遠
故夢~仙鄉~赴往昔~
晨露澄兮~洗坤顏
須臾一程~又一期~

어린 소녀가 강가에 앉아 폭포 같은 검은 머리를 감으며 망아지의 털을 닦아주고 있었다. 문득 멀리서 누군가 시를 읊는 소리가 들리자, 소녀는 재빨리 말에 올라타 망아지를 몰고 시를 읊던 선생에게 달려갔다.

말발굽이 초록빛 들판을 지나고, 말 위의 소녀는 느슨하게 풀어진 긴 머리를 휘날렸다.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은은한 향기가 배어 나왔고, 소녀가 친근하게 외쳤다.

“무류(無留) 선생님! 자광(慈光) 이모! 정아(淨兒)야! 저는 지금 창목(蒼沐)이를 씻기고 있어요!”

소녀가 말에서 내리자, 따스한 햇살 아래 다시 그 순수하고 맑은 미소가 드러났다.

“아가씨, 여자는 머리를 풀어 헤친 채 사람을 만나면 안 된다고 이모가 말하지 않았어요? 정아야, 어서 아가씨 머리를 묶어드려라.”

“선생님, 시 읊는 소리가 정말 듣기 좋았어요!”

“네가 또 몰래 빠져나왔구나, 후작님과 부인마님께서 걱정하실 게다.”

소녀는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싱긋 웃었다.

“오늘 선생님이 부(賦)를 짓고 시 쓰는 법을 가르쳐주마, 어떠냐?”

“좋아요! 그럼 집으로 가요. 이모, 오늘 제게 학을 수놓는 법도 계속 가르쳐주실 거죠?”

“아가씨가 총명해서 학은 이미 잘하시니, 오늘은 원앙을 수놓아 봅시다.”

……

뺨을 타고 흐른 눈물이 붉은 수건을 적셨고, 아름다운 추억은 생각 속에 멈춰버렸다.

이 여인은 원래 온몸이 꽁꽁 묶인 신부였다.

신부가 가마 안에서 울고 있는데, 갑자기 뒤편에서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새화(賽花) 아가씨, 서둘러 시집갈 것 없소! 나와 함께 산채 부인이 되어 호의호식하며 삽시다!”

다급한 말발굽 소리가 이미 가까이 다가왔다.

혼례 행렬 중이던 노집사가 외쳤다.

“산적들이 신부를 가로채려 한다! 아가씨를 보호하라!”

산적 무리는 대략 수백 명으로, 이미 행렬의 뒤쪽까지 다다랐다.

집사는 태연하게 마차에서 내려 산적들을 보더니,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튕기고는 목청을 가다듬어 소리쳤다.

“흥!”

그러자 징을 치고 북을 두드리던 이들, 혼수품을 메던 이들, 말을 끌던 이들이 일제히 화답했다.

“예!”

그러고는 팔의 강인한 이두박근을 드러내며, 품속에서 단검을 꺼내 산적들에게 달려들었다!

산적들은 허를 찔려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났다. 그중 한 산적이 도망치며 말했다.

“시집가는 행렬에 웬 군대가 있는 거야? 늙은 후작 부부가 다 죽어서 아가씨를 돌봐줄 사람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 어째서 호위가 이렇게 삼엄한 거지?”

산적들이 달아난 후, 집사는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가소롭다는 듯 말했다.

“감히 양부(楊府 양씨 가문)의 혼례 행렬에 덤비다니, 분수를 모르는군.”

행렬은 다시 북을 치고 징을 울리며 동쪽으로 향했다.

가마 안의 신부는 냉소를 지으며 혼잣말을 했다.

“허, 숙부님이 나를 이토록 두려워해 강족(羌族) 병사들까지 데려오셨구나.”

행렬은 줄곧 동쪽으로 향해 7일 밤낮을 걸어 1,300여 리를 이동했다.

(독자 여러분들 중 혹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요즘 사람들은 70일을 걸어도 1,000여 리를 가기 힘들다. 옛날 사람들은 전반적인 일의 효율이 지금보다 높았고, 걷는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또한 시간도 지금보다 느리게 흘렀다.)

앞에 파도가 소용돌이치는 큰 강이 나타났고, 강가에는 신랑 측 행렬이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신부를 보내는 양가(楊家) 쪽에서 한 도사(道士)가 나오더니 기쁘게 마차에서 내려 읍(揖)을 하며 웃으며 소리쳤다.

“장(張) 총병(總兵)을 오래 기다리시게 했습니다!”

“별말씀을요, 다만 시간이 다 되어 만구(灣口)가 곧 열리려 하는데, 오시는 게 늦어 마음이 무척 급했습니다!”

장 총병이 대답했다.

도사가 손가락을 꼽아 계산하더니 말했다.

“시간이 되었습니다, 바람이 붑니다! 모두 준비하십시오!”

가마 안의 신부는 이 대화를 듣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데, 갑자기 거센 바람이 가마 휘장을 젖혔고, 붉은 면사포가 얼굴에 밀착되어 눈을 뜰 수 없었다.

강가에 광풍이 휘몰아치자, 양쪽 행렬 모두 바닥에 엎드려 꼼짝도 하지 못했다.

점차 바람이 잦아들었다.

큰 강은 더 이상 파도치지 않고 서서히 평온해졌으며, 강 한가운데에 길이 하나 열렸다.

장 총병이 말했다.

“모두 서두르시오! 이 길은 12시진(時辰) 동안만 열리니, 그 안에 반드시 왔던 길로 되돌아와야 하오!”

신부는 더욱 어리둥절하여 밖의 상황을 살피려 했으나, 밧줄이 너무 단단히 묶여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는 초조하게 몸을 비틀 뿐이었다.

두 행렬은 서둘러 앞으로 나아갔다. 산적 무리가 쫓겨난 뒤 소규모 부대를 조직해 몰래 뒤를 밟아 만(灣) 안으로 들어온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만 안으로 들어서자 사람들은 두리번거리며 구경하기 시작했는데, 점차 안과 밖이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양씨 가문의 한 수행원이 말했다.

“이곳도 밖이랑 별반 다를 게 없는데, 뭘 그렇게 신비하게 구는 거야.”

도사가 장 총병 앞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우방(友芳), 대공자(大公子)가 예전에 이곳에 왔을 때 군사들을 데려왔었는가?”

지도를 보고 있던 장 총병이 확신하며 고개를 끄덕여 답했다.

“그건 당연하지요. 아버님께서 마음이 놓이지 않아 당시 군사와 수행원, 그리고 침모까지 데려가게 하셨습니다. 앞으로 몇 리만 더 가면 도착합니다.”

도사는 그 말을 듣더니 눈동자를 굴리며 잠시 생각하다가, 음흉하고 잔인하게 말했다.

“그럼 빈도(貧道)가 더 기다릴 수 없겠군!”

말을 마치자마자 손에 든 깃털 부채를 들어 장 총병을 향해 휘둘렀다.

장 총병은 피하지 못하고 땅에 거꾸러지며 소리쳤다.

“도우(道友) 어찌하여 이런 짓을 하시오?!”

도사가 말했다.

“네 총병 자리를 내게 넘기면 목숨만은 살려주마!”

장 총병이 크게 노하여 외쳤다.

“요사스러운 도사놈아! 내 너를 친구로 여겼거늘!”

말을 마치고 도사와 싸우기 시작하자 양씨 가문과 장씨 가문 사이에도 싸움이 벌어졌다.

혼란스러운 틈을 타 어린 몸종이 기회를 틈타 아가씨의 마차에 올라타 아가씨를 데리고 도망쳤다.

너무 공포스러운 나머지 방향을 잃었고, 말도 놀라 뛰는 바람에 몸종은 아가씨를 태운 채 정신없이 달렸다. 가마 안의 신부는 너무 흔들리는 데다 몸이 꽉 묶여 있어 가물가물하게 잠이 들었다.

공포 속에서 악몽을 꾸었는데, 꿈속에서 요괴를 보기도 하고 신선을 보기도 했다. 혼미한 중에 오직 한 구절만이 희미하게 들려왔다.

“그녀는 수련자의 육신(六神)을 제도하려 하는데, 무엇으로 교환하려 하는가?”

그 뒤로 꿈속에서는 연달아 쿵쾅거리는 폭발음이 들려왔다.

한편, 장씨 가문과 양씨 가문은 이미 태반이 죽거나 다쳤다. 그 도사는 두 가지 사술(邪術)을 부릴 줄 알았는데, 하나는 섭혼대법(攝魂大法)이었고, 다른 하나는 사람을 말에서 떨어지게 하거나 신속하게 말에 오르게 하는 요마술(妖馬術)이었다.

장 총병은 젊은 시절 절교(截敎) 문중(門中)에서 사부를 모시고 기예를 배운 적이 있기에, 도사도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겨우 그를 물리칠 수 있었다. 그 후 그는 도사의 섭혼대법에 상처를 입고 목숨을 잃었다.

이때 이미 6시진이 지났고 남은 시간은 6시진이었다. 도사 역시 상처가 가볍지 않았기에 시간이 충분한 것을 확인하고 강가에 앉아 치료를 시작했으며, 남은 강족 병사들에게 신부를 찾게 했다.

몸종은 마차를 몰고 방향도 없이 빙빙 돌며 헤매다 저녁이 되었다. 말도 지치고 몸종도 정신이 아득한 가운데 낡은 저택 하나가 보였다. 저택에는 ‘장부별원(張府別院)’이라고 적혀 있었고 편액에는 붉은 비단이 걸려 있었다.

대문 앞에 두 사람이 서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이 다른 명에게 말했다.

“아묵(阿默), 저 마차가 신부를 데려오는 마차 아니야?”

다른 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는 것 같아, 어서 가서 맞이하자!”

두 사람이 서둘러 마중 나갔지만, 마차를 몰던 몸종은 겁에 질려 다시 도망치려 했다. 그중 한 명이 급히 물었다.

“시집오신 신부님이 맞으십니까?”

몸종은 깜작 놀라 횡설수설하며 더듬거렸다.

“아… 안 가요, 억지로 시집온 거예요, 가… 가면 안 돼요…”

가마 안의 아가씨가 말소리를 듣고 깨어나 급히 외쳤다.

“정아(淨兒)야! 빨리 내 밧줄을 풀어다오!”

(계속)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5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