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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오공이 파초선을 세 번 빌려서야 화염산의 불을 끌 수 있었던 원인

초약미(楚若薇)

【정견망】

《서유기》 제59회에서 당승 사도(師徒) 네 사람이 “한마음으로 힘을 합쳐 서천으로 급히 달려가는데”, “앞으로 나아갈수록 점점 열기가 사람을 찌는 듯했다”라고 말한다. 알고 보니 화염산 경계에 도착한 것이다. 물어보고 나서야 이곳에서 60리 떨어진 곳이 바로 화염산임을 알게 되었다.

“그곳은 서방으로 가는 반드시 거쳐야 할 길인데, 800리 화염이 있어 사방에 풀 한 포기 나지 않는다. 만약 산을 넘으려 한다면 구리 머리뚜껑에 철로 된 몸뚱이라도 즙이 되어 녹아버릴 것이다.” 또한 “철선선(鐵扇仙 철선공주)에게 파초선 한 자루가 있는데, 그것을 구해오면 한 번 부채질에 불이 꺼지고, 두 번 부채질에 바람이 일며, 세 번 부채질에 비가 내린다”라는 정보를 얻었다. 그 철선공주는 남서쪽으로 1,450~60리 떨어진 취운산 파초동에 있다.

이것이 바로 당승 사도가 서천취경(西天取經) 길에 화염산에 막힌 47번째 난이다. 이 난에서는 요괴가 당승에게 어찌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직 이 화염산만이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보기에는 그저 파초선을 빌려와서 화염을 부채질해 끄기만 하면 만사형통일 것 같다. 손오공에게 이 일은 별일 아니었다.

손오공은 구름을 타고 순식간에 취운산에 도착해 곧장 파초동 어귀에 이르러 파초선을 빌려달라고 간청했다. 그 철선공주는 원래 손오공과 의형제를 맺었던 우마왕(牛魔王)의 아내였고, 그 아들인 고송간 화운동 성영대왕 홍해아(紅孩兒)는 관음보살 처소에서 선재동자로 있었다. 이 때문에 철선공주는 원한을 품고 있었다. “파초선을 꺼내어 한 번 흔드니, 한 차례 음풍(陰風)이 일어 행자를 형체도 없이 날려버려 머물게 할 생각조차 못 하게 했다. … 그 대성은 너울너울 떠돌며 왼쪽으로 가라앉아도 땅에 닿지 못하고 오른쪽으로 떨어져도 몸을 보존할 수 없으니, 마치 회오리바람에 휘날리는 낙엽 같고 흐르는 물에 떠내려가는 낙화와 같아 밤새도록 뒹굴다가 날이 밝아서야 비로소 한 산 위에 떨어졌다.”

손오공은 그곳이 5만 리 밖 영길(靈吉)보살이 있는 소수미산(小須彌山)임을 알아보았다. 영길보살은 그에게 정풍단(定風丹) 한 알을 주며 “그자가 너를 부채질해도 움직이지 않게 해 줄 것이다”라고 했다. 손오공은 “정풍단을 입에 머금고 몸을 흔들어 초료충(蟭蟟蟲)이라는 벌레로 변신해” 철선공주가 차를 마시는 틈을 타서 “행자가 이미 그녀의 뱃속으로 들어갔다. … 통증을 견디기 어려워 땅에 주저앉아 고통을 호소하니” 어쩔 수 없이 부채를 빌려주기로 승낙했다.

손오공이 부채를 가지고 화염산에 왔다. “행자가 과연 부채를 들어 곧장 불가로 가서 힘껏 한 번 부채질하니 산 위의 불꽃이 확 타올랐고, 다시 부채질하니 백 배나 더 거세졌으며, 또 부채질하니 그 불길이 족히 천 장 높이까지 치솟아 점차 몸을 태우려 했다. 행자가 급히 돌아왔으나 이미 두 다리의 털이 다 타버린” 후에야 이 부채가 가짜임을 알았다.

《서유기》 제60회에서 손오공이 다시 우마왕을 찾아가 부채를 빌리는 과정이 나온다. 우왕(牛王)은 그 말을 듣고 강철 같은 이를 갈며 욕했다. “속담에 이르기를 친구의 아내를 모욕해서는 안 되고, 친구의 첩을 죽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네가 이미 내 아내를 모욕하고 내 첩을 죽였으니 이 얼마나 무례한가? 이리 와서 내 몽둥이를 받아라!”

원작에서는 이렇게 묘사한다. “이 우왕이 어찌 사정을 들어주겠는가, 혼철곤을 뽑아 들고 머리를 내리쳤다. 이 대성은 금고봉을 들고 손가는 대로 맞받아쳤다.”

나중에 우마왕이 난석산 벽파담으로 술을 마시러 간 틈을 타 손오공은 그의 탈것인 금정수(金睛獸)를 훔치고, 우마왕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대성이 거짓으로 같이 어울려 같이 웃으며 어쩔 수 없이 그녀와 바짝 달라붙어 있었다.” 철선공주의 손에서 진짜 파초선을 속여 빼앗은 후 본래 모습을 드러내니 “그 여자가 손행자인 것을 보고 당황하여 술상을 밀어뜨리고 먼지 바닥에 넘어져 비할 바 없이 수치스러워했다.”

손오공은 무척 득의양양했는데 원작에서는 이렇게 묘사한다.

“이 대성은 그녀의 생사에는 상관없이 손을 뿌리치고 큰 걸음으로 파초동을 나섰으니, 참으로 미색에는 마음을 두지 않고 뜻을 얻어 웃으며 돌아왔다. 몸을 솟구쳐 상서로운 구름을 밟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 부채를 토해내어 사용법을 연습해보았다. 왼손 엄지손가락으로 그 자루 위의 일곱 번째 붉은 실을 비틀며 ‘동허가흡희취호(哃噓呵吸嘻吹呼)’라고 한 번 외우니, 과연 길이가 한 장 두 척 정도로 길어졌다. 손에 들고 자세히 보고 또 보니 지난번 가짜와는 과연 달랐다. 상서로운 빛이 번쩍이고 서기가 분분하며, 그 위에는 서른여섯 가닥의 붉은 실이 경락처럼 꿰어져 안팎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원래 행자는 길어지게 하는 방법만 구하고 작아지게 하는 구결은 구하지 못해 그저 그 정도 길이 그대로였다. 어쩔 수 없이 어깨에 메고 옛길을 찾아 돌아가기로 했다.”

생각지도 못하게 우마왕이 뒤쫓아와 저팔계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부채를 다시 속여서 가져가 버렸다.

손오공이 두 번이나 파초선을 빌리는 데 실패한 것은 무슨 까닭인가? 손오공은 단지 이 일을 하나의 임무나 완수해야 할 프로젝트로만 여겼다. 서천취경(西天取經)은 신성한 사명이다. 하지만 내심도 마찬가지로 신성한 상태로 바로잡혀야만 한다. 손오공의 행동은 취경팀의 집중적인 체현인데, 그의 내심이 제위치까지 바로잡혔는가? 길을 바르게 걸었는가?

손오공이 첫 번째로 파초선을 빌린 것은 철선공주의 뱃속으로 들어가 위협하는 방식으로 가짜 부채를 얻어온 것이었으며, 결과적으로 자신의 다리털만 태웠다.

두 번째로 파초선을 빌린 것은 우마왕의 모습으로 변신해 역시 속여서 얻어낸 것으로, 의형제의 아내를 희롱해 그녀를 모욕하고도 “뜻을 얻어 웃으며 돌아왔으며”, 또한 스스로 도덕이 고상하다고 여겨 “참으로 미색에는 마음을 두지 않았다”라고 여겼다. 손오공의 이 에피소드는 반대되는 이치(反理)가 주도하는 미혹된 속세에서는 흔히 정면(正面)적이고 일 처리 능력이 있는 상징으로 사람들에게 칭송받곤 한다.

하지만 우마왕 입장에서 보자면 처첩이 희롱당했기에 개인적인 원한이 더해졌다. 화염산 토지신이 우마왕에게 분명히 경고했다.

“당 삼장의 서천취경은 보호하지 않는 신이 없고 돕지 않는 하늘이 없으며, 삼계가 다 알고 시방(十方)이 옹호하고 있소. 어서 파초선을 가져와 화염산의 불을 끄고, 그들로 하여금 재앙과 장애 없이 조속히 산을 넘게 하시오. 그러지 않으면 하늘이 당신의 죄를 꾸짖어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것이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우마왕은 원한에 눈이 멀어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탁탑천왕과 나타가 천병천장을 거느리고 온 후에야 원조했고, 우마왕은 조요경에 본래 모습이 비쳐 머리가 연달아 열댓 개나 잘리고 나서야 비로소 귀순했다. 철선공주는 두 손으로 파초선을 받쳐 들고 손오공에게 불을 끄는 법을 알려주었다.

“만약 불의 뿌리를 끊으려면 그저 연달아 마흔아홉 번을 부채질하면 되니, 그러면 영원히 다시 타오르지 않을 겁니다.”

《서유기》 원작에서는 토지신의 입을 빌려 한 가지 도리를 말한다.

“옛말에 이르기를 가는 길에 지름길을 택하지 않는다(行不由徑)고 했거늘, 어찌 돌아서 가려 합니까?”

여기서 ‘행불유경(行不由徑)’이란 말은 《논어·옹야》에서 나온 성어(成語)인데, 길을 걸을 때 지름길로 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람이 정직하고 일 처리가 광명정대하며 일을 처리할 때 정도를 따르고 기교를 부리지 않음을 비유한다. 오직 마음이 바르고 행동이 올발라야만 난관을 넘어 진경(眞經)을 구할 수 있다. 게다가 이 화염산은 우마왕이 지핀 불이 아니다.

“이곳에는 원래 이런 산이 없었으나, 500년 전 대성이 천궁에서 큰 소란을 피울 때 현성(顯聖)에게 잡혀 노군에게 압송되었을 때의 일이다. 대성을 팔괘로 안에 넣고 단련한 후 솥을 열자, 그대에게 걷어차여 넘어진 단로에서 벽돌 몇 개가 떨어졌는데 그 안에 남은 불씨가 있어 이곳에 이르러 화염산이 된 것이다.” 이로 보아 이것은 손오공이 과거에 천궁에 소란을 피우면서 지은 업(業)이니, 오늘날 이 업력을 갚아야 하는 것이다.

손오공은 마지막에 연달아 마흔아홉 번을 부채질하여 철저히 불의 뿌리를 끊었다. 그렇다면 화염산은 정말로 불을 끄는 법으로 부채질해서 끈 것일까? 사실 꼭 그렇지는 않다. 이것은 단지 표면적인 층차의 표현 형식일 뿐이며, 취경 길의 난관은 닦아서 넘겨야 하는 것이다. 화염산 경계에 도착한 것부터가 마음을 닦는 시작이었으며, 집착을 제거하고 업력을 전화(轉化)한 후에 이 난관이 자연히 사라지게 된다.

만약 손오공이 처음부터 바르게 걸을 수 있었다면, 이후의 상황이 그토록 복잡하고 충돌이 격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불법(佛法)은 끝이 없으니, 심성(心性)이 제자리에 도달하기만 하면 실제로는 소도(小道)의 그런 식화법(息火法) 같은 것은 필요하지 않다. 앞길을 가로막는 화염산은 사실 마음속에 뿌리가 있으니, 오직 자신의 마음을 바로잡아야만 마음속의 화염산을 제거할 수 있다.

“고집 센 소 끌어 부처께 귀의시켜 거친 성정 잠재우고(牽牛歸佛休顛劣),

수(水)와 화(火)를 서로 이어주니 성품이 절로 평온해지네(水火相聯性自平).”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4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