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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언: 몽구의 둥지

심원(心遠)

【정견망】

고적 《순자·권학(勸學)》에는 ‘몽구(蒙鳩)’에 관한 우언 하나가 기록되어 있다.

남방에 ‘몽구’라는 이름의 새가 있는데, 깃털로 둥지를 틀고 머리카락을 엮어 보탠 다음, 그 둥지를 연약한 갈대 이삭에 매달아 놓았다. 바람이 불어오자 갈대가 꺾였고, 둥지는 추락하여 알들이 모두 깨지고 새끼도 죽었다. 둥지를 완벽하게 짓지 않아서가 아니라, 매달린 곳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순자·권학》)

이 이야기는 겉보기에 간단해 보이지만 함축된 뜻은 매우 깊다.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저마다 다른 인식을 얻게 되는데, 결국 귀결되는 것은 ‘기점(基點)’의 문제다.

속인의 관점에서 보면 “남자는 직업을 잘못 선택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여자는 남편을 잘못 만나는 것을 두려워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오늘날에는 남녀를 불문하고 모두 직업 선택의 문제에 직면한다. 만약 입문할 때 방향이 적절하지 않다면, 제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흔히 그 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나 자신도 체험한 바가 있다. 어릴 적부터 높은 곳을 무서워했음에도 전기공학 업종을 선택했다. 높은 곳에서 하는 작업을 할 수 없었기에 발전은 늘 제한적이었다. 나중에 일 년간의 과도기를 거쳐 그래픽 디자인으로 전향했고, 금세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를 익혀 업무도 점차 순조로워졌다. 하지만 전향 초기의 고생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업종을 잘 선택하는 것은 마치 ‘몽구’가 둥지 틀 곳을 잘 선택하는 것과 같아서, 자신의 노력이 더해져야 비로소 수확이 있을 수 있다.

또 《봉신연의》를 보면 많은 인물의 심성이 착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주왕(紂王)을 따르는 바람에 결국 결말이 좋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반면 중간에 깨닫고 돌아서서 무왕을 보좌한 이들은 처지가 크게 달라졌다. 이로 보아 단지 심성만으로는 부족하며, 의탁하는 방향 또한 지극히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더 깊은 층차에서 본다면 이는 ‘기점’의 근본 문제와 연관된다.

대법 사부님께서는 《정진요지》 〈뿌리를 캐다〉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하셨다. “만약 당신이 한 속인이라면 나는 반대하지 않는다. 인류사회를 수호하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다. 그러나 당신은 지금 수련하는 사람이다. 어떤 기점(基點)에 입각하여 대법(大法)을 대하는가 하는 이것은 근본적인 문제로서, 바로 내가 당신에게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다. 당신들이 수련하는 중에, 나는 모든 방법으로 당신들의 온갖 마음을 폭로하게 하며 뿌리부터 그것을 파낸다.”

이로써 수련인과 속인의 근본적인 구별은 바로 서 있는 기점이 다른 데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떤 이들은 심성이 반드시 높지 않은 것은 아니나, 만약 시종일관 속인의 기준으로 문제를 대하고 수련의 각도에서 인식하지 못한다면, 결국 ‘좋은 사람’의 층면에 머물 뿐 더 높은 경지에 도달하기 어렵다.

사람이 세상에 온 것은 본래 더 깊은 목적이 있다. 다만 오늘에 이르러 많은 이들이 점차 최초의 초심을 잊었을 뿐이다.

사람마다 끊임없이 선택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선택의 근본은 바로 출발점의 선택이다. 일단 기점이 어긋나면 흔히 모든 것이 틀어지게 된다.

‘몽구’는 의탁할 곳을 잘못 선택하여 결국 공든 탑이 무너졌고, 사람이 사업이나 인생의 방향 선택에서 적절함을 잃으면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기 어렵다. 하물며 수련하는 사람이 기점이 바르지 않다면 더욱 원만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0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