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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연소 전기】 양종보 목계영을 처음 만나다 (상)

앙악

【정견뉴스】

목가채(穆柯寨) 전설

목계영(穆桂英)의 부친 목우(穆羽)는 본래 조정의 무관이었으나, 간신의 모함을 받아 온 가족이 멸문의 화를 당할 뻔했다. 이에 목우는 가족을 데리고 목산(穆山)이라는 곳으로 도망쳤으며, 간신 일당의 추격을 막기 위해 병마를 모으고 산채(山寨)를 세웠으니 이것이 바로 목가채다.

목우는 탐관오리를 몹시 증오하여 간신의 진상품이 지나간다는 소식만 들으면 반드시 병사를 거느리고 빼앗았다. 그러나 현지 백성들에게는 조금도 피해를 주지 않았으며, 수시로 빈민을 구제하고 요나라 군대의 약탈을 막아냈다. 목우에게는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보물인 항룡목(降龍木) 두 그루가 있었는데, 전해지는 바로는 선조가 신선에게 하사받은 것으로 요괴와 마귀를 굴복시키는 강력한 능력이 있었다. 가문에 전해지는 주문과 결합하면 광풍을 일으켜 천군만마를 휩쓸어버릴 수 있었는데, 목우는 이 신물(神物)에 의지해 적을 물리쳤다. 불과 몇 년 만에 목가채는 수백 명 규모의 산채로 발전하여 일대를 독점하게 되었고, 현지 백성들도 그를 목천왕(穆天王)이라 높여 불렀다.

목우는 의로운 일을 즐길 뿐만 아니라 강호의 기인이사(奇人異士)들과 교류하기를 좋아했다. 그에게는 목계영이라는 딸이 있었는데, 천성이 총명하여 무엇이든 한 번 배우면 곧바로 깨우쳤다. 목우는 가문의 고대 병법을 그녀에게 남김없이 전수했고, 수많은 무술 고수들을 불러 모아 대련하게 했다. 목계영은 십여 세에 벌써 십팔반(十八般)무예에 정통해 부친을 능가했다. 그녀가 성인이 되자 목우는 산채의 경영을 모두 맡겼다. 목계영은 여자였지만 부친보다 훨씬 유능해서 채 내의 크고 작은 일을 질서 정연하게 처리했다. 평소에는 채병들을 훈련시켜 진법을 익히게 하고, 농번기에는 산을 내려가 백성들의 경작을 도우며 군량을 축적하니 목가채의 규모는 이전보다 더욱 번성했다.

조정에서 여러 번 군대를 보내 목가채를 평정하려 했으나 매번 실패했다. 한때 양연소에게 군사를 거느리고 토벌하게 하려 했으나, 영웅은 영웅을 알아보는 법이라 양연소는 협객으로 이름난 목우와 적이 되길 원치 않았다. 그는 조정의 문서에 요나라 군대가 연달아 침범하고 있음을 이유로 들어 항요(抗遼)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상소했고, 이 일은 그렇게 흐지부지되었다.

목계영의 나이가 차면서 중매쟁이들이 목우를 찾아와 혼사를 제안했지만, 목계영은 근처 청년 중 누구도 눈에 차지 않았다. 부친 목우가 비무초친(比武招親 무예대회를 열어 신랑감을 초빙)을 열기도 했으나 그녀를 이기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에 혼사는 잠시 미뤄졌다. 그러나 인연은 종종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오는 법이다.

초찬과 맹량 두 장수의 침입

어느 날 목계영이 여병들에게 무예를 가르치고 있을 때 갑자기 산채 안이 소란스러워졌다. 살펴보니 집사 목과가 지원을 요청하러 왔는데, 강적을 만나 많은 형제가 다쳤다는 것이었다. 소식을 들은 목계영은 즉시 군사를 거느리고 산 아래로 내려가 확인하니, 그들은 바로 맹량과 초찬이었다. 명령을 받고 항룡목을 구하러 온 두 사람은 산 아래에서 목과(穆瓜)를 만났고, 원수를 갚으러 온 관군으로 오해받아 시비 끝에 싸움이 벌어졌다. 목과는 상대가 되지 않아 패퇴하여 도망쳤던 것이다.

목계영이 도착하여 두 장수에게 말했다.

“너희 조정 관군들이 어찌 이리 무례하게 사람을 상하게 하느냐.”

초찬이 대답했다.

“우리는 변관(邊關)의 대장 양연소의 부하인 맹량과 초찬이다. 이번에 명령을 받들어 항룡목을 잠시 빌리러 왔으니, 요나라 군대를 격파한 후 즉시 돌려주겠다.”

목계영이 응수했다.

“항룡목은 우리 목씨 가문의 가보인데 어찌 함부로 빌려줄 수 있겠느냐?”

초찬이 말했다.

“금은보화나 군량이 얼마나 필요한지 말하면 협의할 수 있다. 어쨌든 나는 반드시 가져가야겠다!”

목계영이 대답했다.

“명색이 양 원수의 부하라는 자들이 내게 빚이라도 맡겨놓았느냐? 주지 않겠다면 어쩔 셈이냐!”

초찬이 말했다.

“그렇다면 이 산채를 평지로 만들어버려도 원망하지 마라!”

말을 마친 초찬이 즉시 출전하여 목계영과 싸우기 시작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열댓 합이 지났으나 목계영은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맹량이 상황이 좋지 않음을 보고 함께 가세하여 싸웠으나, 목계영은 일대이로 수십 합을 싸우면서도 여전히 팽팽하게 맞섰다.

목계영이 말했다.

“사내자식 둘이서 가녀린 여자를 에워싸고 공격하다니 참으로 부끄럽지도 않으냐, 더는 상대하지 않겠다.”

그녀는 말을 돌려 뒤로 달아났다. 초찬과 맹량이 즉시 뒤쫓았으나 목계영이 갑자기 올가미 밧줄 두 세트를 연속으로 던져 두 장수의 말을 넘어뜨렸다. 이어 양옆에 매복해 있던 채병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두 사람을 포위했다.

목계영이 말했다.

“이렇게 쉽게 잡히다니 할 말이 있겠느냐!”

두 사람이 침묵하자 목계영은 맹량의 투구를 벗기며 말했다.

“이것을 우리 장졸들을 다치게 한 보상으로 삼겠다. 양 원수의 부하임을 생각하여 죽이지는 않을 테니 어서 떠나거라!”

목계영이 몸을 돌려 군사를 이끌고 산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자 맹량은 분함을 이기지 못하고 화호로(火葫蘆)를 꺼내 산에 불을 질렀다. 그러나 불꽃이 뿜어져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목계영이 부채 하나를 들고 나타나 말했다.

“내 분화선(分火扇)의 위력을 보아라!”

그녀가 부채를 휘두르자 큰불이 산 위에서 산 아래로 직접 쫓겨 내려갔고, 송군(宋軍)은 몸에 불이 붙어 급히 산 아래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며칠 동안 초찬과 맹량은 온갖 수단을 다 썼으나 끝내 목가채에 들어가지 못했다. 양연소를 대할 면목이 없었던 두 사람은 그 자리에 진을 치고 기회를 엿보며 구원을 기다렸다.

양종보의 목가채 야습

며칠이 지난 후 초찬과 맹량은 목가채 주변 상황을 완전히 파악했고, 이때 양종보가 2천 군사를 거느리고 지원하러 왔다. 두 장수는 뛸 듯이 기뻐하며 종보에게 말했다. 목가채는 지키기 쉽고 공격하기 어려우며, 목계영의 무예가 고강하여 상대하기 매우 힘들다. 양종보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 전투는 지략으로 이겨야지 힘으로만 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산채 상황을 파악한 양종보는 가급적 살생 없이 산채를 점령할 계획을 세웠다. 그는 군의(軍醫)에게 특수한 미혼초(迷魂草) 약과 해독제를 조제하게 하여, 밤중에 미혼약을 산채에 투입해 채병들을 잠재울 계획을 세웠다. 또한 송나라 군사들에게 기습 훈련을 강화시켰다.

어느 날 밤 북풍이 불자 양종보는 때가 되었음을 알고 장졸들을 거느리고 목가채를 야습했다. 처음에는 순조롭게 진행되어 각 초소를 점령하고 내무반에 미혼향을 피우는 데 성공했다. 약효가 나타나자 신속하게 장졸들을 나누어 진격시켰고, 과정은 매우 순조로워 사소한 저항만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불과 한두 시진 만에 목가채를 성공적으로 점령했다.

그사이 이상을 감지한 목계영이 급히 무장하고 채병들을 깨웠으나 이미 늦어 있었다. 채병 열에 여덟아홉은 이미 송군에게 묶였고, 우두머리인 목우도 꽁꽁 묶인 상태였다.

양종보가 말했다.

“대세는 기울었으니 무의미한 저항은 그만두고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라!”

아버지가 붙잡힌 것을 본 목계영과 측근들은 무기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목우가 말했다.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해라, 항룡목을 내놓으라는 것은 헛된 꿈이다!”

양종보는 이때 상당히 난처해졌다. 목우를 해치고 싶지 않았으나, 이대로라면 목가채를 공격해 항룡목을 얻으려는 임무가 실패로 돌아갈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바로 그때 목계영이 양종보에게 일대일 비무(比武)로 승부를 가릴 것을 제안했다. 목우도 만약 양종보가 목계영을 이긴다면 항복하고 항룡목도 바치겠다고 동의했다.

양종보는 자신의 무공에 상당히 자신이 있었기에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는 군의를 시켜 미혼향의 해독제를 목계영에게 건네며 말했다.

“그대를 이용하고 싶지 않으니 몸 상태가 회복되면 다시 싸우자.”

목계영은 해독제를 먹고 몸을 푼 뒤 전마에 올라타 말했다.

“오너라!”

양종보도 즉시 말에 올라 목계영과 맞붙었다.

두 사람은 말 위에서 수십 합을 주고받았으나 승부가 나지 않자 말에서 내려 계속 비무를 이어갔다. 양종보는 본래 힘으로 제압하려 했으나, 예상외로 목계영은 겉보기와 달리 힘이 장사였고 속도는 자신보다 훨씬 빨랐다. 순식간에 수백 합이 오갔고 양종보는 양가창법의 절초들을 몇 가지 펼쳤으나 목계영이 하나하나 다 받아냈다. 그의 창세(槍勢)가 매서웠으나 목계영의 도세(刀勢)는 더욱 강렬했다. 갑자기 몸을 돌리는 순간 목계영의 대도가 번개처럼 내리쳐졌고, 수비가 미처 미치지 못한 양종보의 목에 칼날이 들이대어졌다. 종보는 패배를 자각하고 제자리에서 침묵하며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부친의 진전을 전수받아 무예가 초찬과 맹량 장군보다 뛰어난데도 그녀를 이기지 못하다니, 정말 이대로 군사를 물려야 한단 말인가?’

이때 목계영이 말했다.

“양 장군, 왜 그러시오? 난처해할 것 없소. 내게 양쪽 모두 좋은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나와 혼인하는 것이오. 그러면 우리는 한 가족이 되고, 당신은 수백 명의 조력을 얻어 적을 격파할 희망이 생기며 미인까지 얻게 되니 이보다 좋을 수 있겠소!”

말을 마친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몸을 돌렸으나, 양종보는 침묵에 빠졌다.

양종보가 망설이는 것을 본 맹량과 초찬이 급히 다가와 말했다.

“이 혼사는 우리 두 숙부가 찬성하네! 현질(賢姪), 어서 수락하게!”

그러고는 종보를 한옆으로 끌고 가 이해관계를 설명했다.

“만약 목가채를 함락시키고 항룡목을 취하지 못하면 돌아가 원수님께 보고할 면목이 없네. 자네뿐만 아니라 우리 두 숙부도 군법 처분을 면치 못할 것이네!”

양종보가 대답했다.

“혼인은 부모님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큰일인데 사사로이 결정할 수 없습니다. 하물며 이런 여도적이나 산채 우두머리를 아내로 맞이한다면 가문의 격이 맞지 않으니 조상님들께 어찌 얼굴을 들겠습니까?”

귀가 밝은 목계영은 양종보가 하는 말을 듣고 서러워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가족이 간신에게 박해받은 사정과 부친이 치욕을 참으며 지내온 사연을 전부 털어놓았다. 양종보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맹량과 초찬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현질, 우리 숙부들 말을 듣게나. 이 혼사는 일단 수락하게! 이렇게 무예가 고강한 며느리를 어디서 구하겠나!”

양종보가 대답했다.

“두 숙부님, 아버님께서 여색을 탐하는 자를 가장 증오하시는 것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저는 지금 죄를 기다리는 몸인데, 출병하여 아내를 맞이했다면 이를 어찌 설명하겠습니까?”

맹량이 말했다.

“그것은 걱정 말게. 내가 원수님께 잘 설명할 테니, 정말 문제가 생기면 우리 두 숙부가 함께 책임지겠네.”

목계영이 말했다.

“양 장군, 당신 가문의 노령공(老令公)부터 부친에 이르기까지 모두 진중에서 아내를 맞이한 적이 있지 않나요. 만약 승낙한다면 항룡목뿐만 아니라 우리 산채의 모든 병마가 당신에게 귀순할 것이니, 이것이야말로 큰 공을 세우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러면 천문진을 깨뜨리지 못할까 걱정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사실 비무를 하는 과정에서 양종보 역시 물 흐르듯 유려한 목계영의 솜씨에 매료되었고 내심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다. 이에 상황에 흐름에 따라 혼인을 승낙하니 모두가 크게 기뻐했다. 초찬과 맹량은 즉시 군사들에게 명령하여 채병들의 포박을 풀게 했고, 양측은 적에서 친구가 되어 혼례 준비를 서둘렀다. 양종보와 목계영은 그날 밤 함께 동방(洞房)

에 들었다.

밤이 깊어 양종보는 요 며칠간의 기이한 만남을 되새기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방 안을 서성였다. 목계영이 물었다.

“서방님, 무슨 걱정이 있으십니까?”

양종보가 대답했다.

“큰 적이 앞에 있어 부친과 장졸들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할 텐데, 그 생각을 하니 잠이 오지 않소.”

목계영이 대답했다.

“그 일이라면 제게 말씀해 보세요. 저도 어려서부터 병법을 익혔으니 혹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양종보가 성모(聖母)에게 병서를 전수받은 기이한 일과 요나라 군대가 친 진법의 개략적인 형세를 탁자 위에 그려 보였다. 목계영이 보고 툭 던지듯 말했다.

“이 진법은 실전된 지 오래된 천문진인데, 깨뜨리기 어렵긴 하지만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양종보가 크게 놀라 성모가 준 병서를 꺼내 보여주었다. 목계영은 책을 훑어보더니 책에 기록되지 않은 주해를 막힘없이 말하는 것이었다.

양종보가 물었다.

“그대가 어찌 이 병서를 읽을 줄 아는 것이오?”

목계영이 말했다.

“저 또한 장군 가문 출신이며, 우리 가문에 전해 내려오는 병법이 마침 이 병서에서 실전된 나머지 부분입니다.”

종보는 뛸 듯이 기뻐하며 말했다.

“하늘이 도우시니 진법을 깰 희망이 보이는구려!”

이때부터 그는 목계영과의 인연이 하늘이 정해준 뜻임을 느끼게 되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41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