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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성(天醫星) 엽계(葉桂)

리밍다오

【정견망】

엽계(葉桂), 자는 천사(天士), 호는 향암(香岩)으로 강소성 우현(현재의 장쑤성 쑤저우) 사람이며, 청나라 옹정·건륭 연간의 명의였다. 엽천사의 의술이 지극히 고상하고 신묘하여 세상사람들은 그를 ‘천의성(天医星)’이라 높여 불렀다.

엽천사는 의학 집안 출신으로, 조부 엽시와 부친 엽조채 모두 의도(醫道)에 통달해 있었다. 《엽향암전(葉香岩傳)》의 기록에 따르면, 엽천사는 어렸을 때 낮에는 글을 배우고 밤에는 부친을 따라 의술을 배웠다고 한다. 14세 때 부친이 돌아가시자, 그는 부친의 문인인 주(朱) 씨를 따라 전심으로 의학을 배웠다.

엽천사는 총명하기가 남보다 뛰어나 말을 듣기만 해도 곧바로 이해했으며, 현명한 이들에게 겸손하고 마음이 텅 빈 것처럼 겸허히 타인의 장점을 잘 배워나갔다. 자신보다 뛰어난 의사라면 누구에게나 제자의 예우를 갖추고 스승으로 모셨고, 어떤 의사에게 특유의 전문적인 장기가 있다는 소문을 들으면 기꺼이 찾아가 그것을 배운 뒤에야 돌아왔다. 12세부터 18세까지 그는 17명의 스승을 모셨다.

민간에는 엽천사에 관한 이야기와 전설이 매우 많다. 다음의 몇 가지 일화는 청나라 작가 량장거(梁章鉅)의 《엽천사유사(葉天士遺事)》에서 발췌한 것으로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一)

하루는 엽천사가 걸어서 집으로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길이 망가졌다. 엽천사를 알고 있던 한 마을 사람이 그를 업고 물을 건너주었다. 엽천사가 그 마을 사람에게 말했다.

“당신은 내년 오늘 병으로 죽을 것이니, 지금 틈을 타서 서둘러 치료를 받으면 아직 살 수 있을 것이오.”

그러나 마을 사람은 천사의 말을 믿지 않았다.

엽천사가 말한 그날이 되자, 그 마을 사람의 머리에 악성 종기(악창)가 생겨 엽천사의 집으로 들것에 실려 와 치료를 애원했다. 엽천사는 마을 사람에게 돈 한 뭉치를 주며 돌려보내고는 말했다.

“내일 유시(酉時, 오후 5시~7시)를 넘기지 못할 것이오.”

과연 나중에 그 말대로 되었다.

(二)

한번은 엽천사가 가마를 타고 어느 시골을 지나다가 뽕을 따고 있는 젊은 여인을 보았다. 그는 가마꾼들에게 달려가 저 젊은 여인을 껴안으라고 시켰다. 뽕 따던 여인은 화를 내며 욕을 퍼부었고, 그녀의 남편도 달려와 가마꾼을 붙잡고 때렸다.

엽천사가 앞으로 걸어나와 설명했다.

“이 여인의 두진(痘疹, 천연두 등 마마)이 이미 피부 막까지 퍼졌는데, 화(火)가 성하여 꽉 막히는 바람에 밖으로 발산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 낸 것입니다. 그녀를 화나게 하면 오늘 밤에 아주 빨리 발진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위험했습니다.”

그날 밤, 과연 여인의 두진이 온몸에 싹 발출되어 나왔다.

(三)

엽천사에게 겨우 한 살 된 외손자가 있었는데 두증(痘症)에 걸렸으나 마마가 밖으로 뻗어나오지 못했다. 딸이 아이를 친정으로 안고 와서 그에게 치료를 부탁했다. 엽천사가 난감해하자, 딸은 화가 나서 제 머리를 벽에 들이받으며 그에게 말했다.

“아버님께서 평소에 늘 ‘두증에는 죽을 병이 없다’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오늘 어찌 유독 제 아들만 살려내지 못하신단 말입니까? 그렇다면 제가 아이보다 먼저 죽어버리겠습니다!”

그러고는 가위를 집어들고 자살하려고 했다.

엽천사는 고개를 숙이고 한참 동안 생각하더니, 마침내 외손자의 옷을 다 벗긴 채 빈방에 가두고 자신은 볼일을 보러 밖으로 나가버렸다.

딸은 아이를 보려고 했지만 문이 열리지 않았고, 몇 차례 사람을 보내 늙은 아버지를 찾아오라고 재촉했으나 엽천사는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딸은 억장이 무너져라 울부짖었다.

깊은 밤이 되어서야 엽천사가 돌아왔다. 문을 열고 안을 살펴보니, 아이는 온몸에 마마가 돋아나 있었는데 알갱이들마다 마치 진주 같았다. 알고 보니 빈방에 모기가 아주 많았고, 엽천사는 모기가 영아의 피부를 물게 하는 것을 빌려 마마가 발산되도록 유도했던 것이다.

(四)

이웃집 부인이 난산(難産)을 겪어 며칠 밤낮이 지나도 아이를 낳지 못했고, 다른 의사가 이미 처방전을 지어준 상태였다. 남편이 그 처방전을 들고 와서 엽천사에게 묻자, 엽천사는 그 처방전에 오동나무 잎 한 장을 약인(藥引, 약의 효능을 특정 부위로 인도하는 약재)으로 추가해 주었다. 임산부가 그것을 복용한 후 얼마 안 되어 아이를 순산하였다.

나중에 어떤 사람이 엽천사를 따라 해 아이를 낳는 처방에 오동나무 잎을 얹어보았다. 엽천사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그때 오동나무 잎을 썼던 것은 마침 그날이 입추(立秋)였기 때문이오. 이 하루가 지난 뒤에 (오동나무 잎을) 더해봐야 무슨 이로움이 있겠소?”

엽천사는 처방을 내릴 때 병에 맞추고 때에 맞출 줄 알았으니, 그 의술의 신묘함이 어찌 이토록 높은 경지에 이르렀단 말인가!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040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