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아(唐雅)
【정견망】
오늘날의 사람들은 대다수 신령의 존재를 믿지 않고, 사람이 혼백(魂魄)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믿지 않으며, 세상에 귀신이 있다는 것은 더더욱 믿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일들은 일단 실제로 사람들 앞에서 발생하면 믿지 않을 도리가 없다.
고서 《환원기(還冤記)》에는 다음과 같은 일이 기록되어 있다.
낭야(瑯琊) 사람 제갈복(諸葛覆)은 남조(南朝) 송(宋) 원가(元嘉) 연간에 구진태수(九真太守)로 부임했다. 그의 가족들은 모두 양도(揚都)에 남겨두고, 오직 장자 제갈원숭(諸葛元崇)만 데리고 임지로 부임했다. 나중에 제갈복이 임지에서 병사했다. 당시 원숭의 나이는 겨우 열아홉 살이었는데, 아버지의 관을 모시고 고향으로 돌아가려 했다.
제갈복에게 하법승(何法僧)이라는 문생이 있었는데, 제갈 가문의 재물을 탐낸 나머지 일당과 함께 모의해, 원숭을 호위해 고향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원숭을 물에 밀쳐 빠뜨려 죽이고는 그가 지니고 있던 재물을 나누어 가졌다.
어느 날 밤, 원숭의 어머니 진(陳) 씨는 아들이 돌아오는 꿈을 꾸었다. 원숭은 꿈에서 아버지가 병사한 일과 자신이 살해당한 전후 사정을 상세히 이야기했다. 그는 자신의 시신이 물을 따라 떠돌고 있으며 자신이 당한 원한과 고통이 말할 나위가 없고. 어머니와 헤어진 지 여러 해 만에 갑자기 타향에서 참혹하게 죽임을 당하니, 가슴에 가득 찬 비분과 원한을 호소할 길이 없다고 했다. 여기까지 말하고는 길게 탄식하며 너무도 비통해 하며 자신을 가누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원숭은 또 자신이 급히 달려오느라 이미 피곤할 대로 피곤해져서, 창 아래 침상에 누워 머리를 창가에 베고 잤다고 했다. 잠들기 전에 그는 어머니에게 말했다. “어머니께서 내일 제가 누웠던 곳을 살펴보시면, 제가 말씀드린 것이 허황되지 않음을 아실 것입니다.”
진 씨는 비통함 속에 꿈에서 깨어나 급히 불을 켜고 아들이 말한 곳을 살펴보았는데, 과연 침상 위에 누워 있는 사람 모양의 물 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이로써 아들이 이미 해를 입었다는 것을 확신했고, 온 집안 식구들이 통곡하며 마치 원숭의 장례를 치르는 것과 같았다.
당시 서삼지(徐森之)가 막 교주(交州) 부임했고, 서도립(徐道立)이 장사(長史)를 맡고 있었다. 서도립은 진 씨 고모의 아들로 그녀와 친척 관계였다. 진 씨는 꿈에서 일어난 일을 상세히 적어 두 사람에게 알리고 진상을 밝혀달라고 부탁했다.
후에 서도립은 도중에 제갈복의 영구를 운반하는 배를 만났다. 그는 제갈 부자의 사망 시점과 사건 경위를 자세히 조사해, 원숭이 꿈에서 말한 것과 완전히 일치함을 발견했다. 이에 그는 즉시 하법승과 그 일당을 체포했다. 두 사람은 일이 발각된 것을 보고는 어쩔 수 없이 죄를 자백했고, 마침내 법에 따라 처형당했다. 서도립은 또 사람을 보내 제갈복의 관을 양도(揚都)로 호위해 보냈다.
원숭은 비록 이미 해를 입어 직접 어머니와 서로 만날 수는 없었지만, 여전히 꿈속에서 자신이 해를 입은 경위를 어머니에게 전달할 수 있었고, 뚜렷한 물자국을 증거로 남겨 마침내 진상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흉수들이 벌을 받게 되었다.
사람이 나쁜 일을 할 때면, 종종 다른 사람들의 눈만 피하면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사람이 저지른 모든 것을 신(神)은 환히 보고 계신다. 다만 많은 일들이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다가, 진상을 밝힐 때에 이르러야 비로소 어떤 특정한 방식을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것이다.
대법 사부님께서는 경문 《정진요지》-〈누구를 위해 수련하는가〉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부처가 사람에게 죄를 묻지 않는 까닭은, 사람이 모두 어리석은 견해 중에서, 이미 자신을 해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대단히 큰 업을 지어 오래지 않아 큰 겁난이 그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징벌할 필요가 있겠는가? 실제적으로 사람이 나쁜 짓을 하면 모두 나중 어느 한때에 보응(報應)을 받는다. 다만 사람이 깨닫지 못하고 믿지 않으며 일이 발생하면 우연한 것으로 여길 따름이다.”
이 이야기에서 두 흉수는 재물을 탐하고 목숨을 해친 까닭에 보응을 받았으니, 그 전체 과정이 선명하게 눈에 보이고 결과 또한 확실하다. 그러나 현실 속에는 여전히 많은 인과관계가 이처럼 뚜렷하게 사람들 앞에 나타나지 않는 것들이 있다.
어떤 사람이 오늘 나쁜 일을 하고서, 아마도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질병, 재앙 혹은 기타 골치 아픈 일을 겪을 수 있다. 응보가 즉시 발생하지 않고 표면적으로는 이전 악행과 아무런 관련도 없어 보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것을 우연한 것으로 여긴다. 사실 이 세상에 진정으로 우연한 일은 없다. 사람이 어떤 원인을 심으면, 최종에는 어떤 결과를 얻게 되기 마련인데, 다만 보응받는 시간과 형식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전에, 대법과 대법 사부님을 비방하고 대법제자를 박해하는 데 가담했던 사람들은, 나중에 어떤 이들은 큰병에 걸리고, 어떤 이들은 재앙을 겪었으며, 어떤 이들은 또 부패 등의 죄명으로 낙마했다. 표면적으로 보기에 이 일들은 서로 간에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 바로 그들이 예전에 악을 저질러 가져온 인과응보일 수 있다.
그러므로 사람은 절대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이며, ‘믿지 않는다’는 것을 핑계로 인과를 부인해서는 안 된다. 만약 진정으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한 사람의 소행과 나중에 벌어진 일들을 돌아볼 수 있다면, 우연처럼 보이는 많은 불행들 속에도 사실은 모두 선행 원인이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선악에는 보응이 따르는 법이며, 사람이 믿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 도리를 깨달으면 사람은 마땅히 자신의 언행을 단속하고, 마음에 선념을 품으며, 악행을 멀리하여 자신의 생명을 위해 아름다운 미래를 선택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