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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산야화: 장석순 의안 해독 (4) 아스피린을 보조로 삼아 외감성 전신 수종을 치료

백옥희(白玉熙)

【정견망】

앞서 우리는 한의학이 병을 치료할 때 경락이라는 이 에너지 시스템을 주목하여 약을 쓴다고 말했다. 에너지는 음양오행의 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병을 치료하는 것은 곧 음양을 조화시키는 것으로 서양의학이 약을 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러므로 현대인들이 서양의학의 약리로 한의학의 약을 쓰면 마땅히 나타나야 할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하지만 한의학의 약리로 양약을 쓰면 양약이 기적과 같은 효능을 발휘하게 할 수 있다. 오늘 해독할 이 의안이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동시에 이 사례는 왜 상풍(傷風) 감기가 온갖 병의 근원이 되는지 그 이유를 깨닫게 해준다.

의안: 땀을 흘리다 바람을 맞아 생긴 전신 수종

이번에 장석순이 만난 환자는 류(劉) 씨 성을 가진 30대의 부인으로, 외감풍사로 인해 전신수종(온몸이 붓는 병)에 걸렸다. 외감풍사가 어떻게 전신 수종을 초래할 수 있을까? 환자의 자술에 따르면, 그녀가 병에 걸렸을 때 마침 한여름이라 날씨가 매우 더웠고 논밭 일도 바빴다. 일하다 말고 급히 집으로 돌아와 밥을 지은 뒤, 밥을 다 지어 이것을 들고 다시 논밭으로 돌아가야 했다. 밥을 지을 때 땀을 많이 흘린 채 논밭으로 돌아가는 길에 바람을 쐬자마자 이로 인해 병이 발병해 온몸이 붓게 되었다는 것이다.

진료를 받을 당시 그녀는 아랫배가 팽만하고 답답하며, 머리와 얼굴을 비롯한 온몸이 모두 부어 두 눈이 부어올라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할 정도였고 물건을 보는 것조차 매우 힘들어했다. 가슴속은 화끈거리는 열감이 느껴졌지만 온몸에는 땀이 전혀 나지 않는 기색이었으며, 대변은 건조하고 소변은 양이 적으면서 붉고 누랬다.

한의학에서 병을 치료할 때는 경맥(經脈)을 기점으로 삼는다. 즉, 경락(경맥과 낙맥의 통칭, 낙맥은 경맥을 연결하는 통로)의 전체 상태를 파악하여 도대체 어느 부위의 경맥에 병이 들었는지를 알아야 비로소 약을 쓸 수 있다. 일반적인 의사들이 경맥을 진단하는 수법은 손목 부위를 짚어(진맥) 장부 각 부위의 경맥 중 어디에 이상이 생겼는지 감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환자는 온몸이 부어올라 진맥 극히 어려웠다. 간신히 측정한 결과 그녀의 간 경맥이 마치 거문고 줄처럼 팽팽하게 긴장되어 매우 딱딱한 느낌이었고, 위의 경맥은 매우 힘이 있었다. 바람을 맞았고 또 한여름이었으므로, 이는 틀림없이 풍(風)과 열(熱)이라는 두 가지 병사(病邪)가 인체의 모공이 열려 땀이 나는 틈을 타서 인체의 경맥으로 동시에 침입하여 초래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에너지 시스템이 균형을 잃었고, 경락이 정상적으로 운행하지 못하자 장부 기능에도 문제가 생겼던 것이다.

장석순은 간경(肝經)이 줄처럼 팽팽하고 딱딱한 것은 간담(肝膽) 경맥에 울열(鬱熱 울체된 열)이 있어 소통되지 못하고 열이 발생했음을 나타내는 것이며, 위경(胃經)이 힘이 있고 미끄러지는 듯한 촉감[이를 맥진에서 활맥(滑脈)이라 함]이 있는 것은 위부 역시 풍열의 영향을 받아 위장이 열독에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대변이 건조하고 소변이 짧으며 색이 붉은 증상들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누군가 물었다.

“바람이 사람의 피부를 엄습하는데, 어찌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소변이 불리(不利)하게 만들고 그리하여 수종이 쌓이게 할 수 있습니까?”

장석순이 대답했다.

“소변은 방광에서 나오는데, 방광은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의 부(腑)이다. 침입한 풍열(風熱)의 사독(邪毒)이 경맥을 타고 방광부로 전해져 방광이 그 직분을 잃게 만들었으므로 소변이 불리한 것이다.”

여러분은 아마 소변에 문제가 생겼는데 어찌하여 수종이 되는지 이상하게 여길 것이다. 방광과 신(腎)은 서로 표리 관계를 이루는 한 쌍의 장부이다. 신은 오행에서 수(水)에 속하여 온몸의 수액을 주관하는데, 방광의 배뇨가 불리해지면 신이 주관하는 수도(水道)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므로 온몸의 수액이 정상적으로 운행하지 못하고 폐수(廢水)가 세포 속에 누적되어 수종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월비탕(越婢湯)’과 ‘아스피린’의 결합

장석순은 《금궤요략(金匱要略)》에서 수종병을 치료하는 명방인 ‘월비탕(越婢湯)’을 가감하여 치료하기로 결정하고 아래와 같은 처방을 내렸다. 그런데 처방 속에 놀랍게도 처방전에 양약이 등장한다.

처방

* 생석고(生石膏): 1량 (잘게 찧음)

* 활석(滑石): 4돈

* 생항작(生杭芍): 4돈

* 마황(麻黃): 3돈

* 감초(甘草): 2돈

* 대조(大棗): 4매 (쪼갬)

* 생강(生姜): 2돈

* 양약 아스피린: 1g

복용법

우선 한약 7가지를 함께 달여 커다란 대접 하나 분량의 탕약을 만든다. 달인 탕약이 거의 다 완성될 무렵, 먼저 설탕 물로 아스피린을 복용시킨다. 그리고 온몸에 땀이 날 때까지 기다린 뒤(만약 땀이 나지 않으면 아스피린을 한 번 더 복용해도 무방함), 달여놓은 탕약을 따뜻할 때 마시게 한다.

장석순은 이렇게 복용하면 땀이 반드시 많이 나며, 이 일단의 방법이 효험을 발휘하면 수종이 곧 제거될 것이라고 밝혔다. 왜냐하면 땀을 배출하는 과정을 통해 풍열의 사기를 밖으로 몰아냄과 동시에 폐수를 함께 배출하기 때문이다.

과연 환자가 이 방법에 따라 약을 복용하자 온몸에 땀이 쫙 쏠리며 터져 나왔고, 가슴속의 열감도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으며 소변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복부 팽만과 몸이 부은 것도 모두 절반 이상 좋아졌고 경맥도 평화로워졌다. 이에 처방을 바꾸어 생작약 6돈, 생의이인 6돈(잘게 찧음), 신선한 백모근 1량으로 나머지 부종을 제거했다. 이 약을 다시 10제(10일 치) 복용하자 완전히 치유되었다.

아스피린으로 땀을 내게 한 한의학적 약리

누군가 물었다.

“처음 처방에서 마황 3돈을 쓴 것만으로도 본래 땀을 낼 수 있는데, 어째서 굳이 양약인 아스피린을 먼저 써서 땀을 내게 했습니까?”

그렇다. 마황은 맛이 맵고[辛] 오행에서 금(金)에 속하므로, 매운맛은 폐로 들어갈 수 있다. 폐는 모공(毛孔)이 열고 닫히는 것을 주관하므로 모공을 열어 땀을 배출할 수 있다.

장석순은 이렇게 대답했다.

“마황을 3돈까지 쓰면 비록 땀을 낼 수는 있지만, 마황의 음양 속성은 양성(陽性), 즉 조열(燥熱)한 성질이므로 위장의 열을 가중시키기 쉽다. 그래서 석고, 활석, 작약을 사용하여 그 조열한 성질을 제어한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땀을 내는 힘이 크게 줄어들게 되는데, 하물며 피부 수종이 심한 환자를 만났을 때 땀이 쉽게 푹 나지 않는다면 어떠하겠는가? 만약 땀을 내는 힘을 보장하기 위해 마황의 분량을 더 늘린다면 그 조열한 약성이 환자의 병증에 맞지 않게 된다.”

간, 위, 대장, 방광에 모두 열독이 울체되어 있기 때문에 대변이 건조하고 소변이 불리하며 색이 붉은 화열(火熱)이 치성한 현상이 나타난 것이므로, 마황을 너무 많이 쓰면 열독을 가중시킬까 염려스러웠던 것이다.

반면 양약 아스피린은 성질이 서늘하고[涼] 맛이 맵기[辛] 때문에 열을 식히는 데 능숙하고 땀을 내는 것과 열을 내리는 것 모두에 능숙하다. 이를 마황이 땀을 내게 하는 선봉으로 삼으면 마황 역시 땀을 내는 공효(功效)를 쉽게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장석순은 마황에 또 하나의 약효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방광 경맥에 들어가 방광부로 들어간 풍사(風邪)를 땀을 통해 체외로 몰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석고와 활석을 보조로 삼았기 때문에 방광의 열을 맑힐 수 있고, 열독이 해소되면 방광의 직분이 회복되어 열독에 의해 닫혀 있던 불리한 소변이 자연스럽게 통창해진다. 게다가 이 병은 간경에도 울열이 있었는데, 《내경》에서 “간에 열이 나는 병은 소변이 먼저 누래진다”고 하였으므로 간과 소변 역시 큰 관계가 있다. 처방 속의 작약은 간열(肝熱)을 맑히므로 소변이 더욱 쉽게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었다.

의이인(율무)와 모근 역시 모두 소변을 이롭게 하는 보조 품목들이므로, 여러 약들의 힘이 모였기 때문에 사용하면 반드시 효험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인체의 수환(水患)도 이로써 해결된 것이다.

우리는 장석순이 양약을 쓸 때 그 서늘한 성질, 즉 음성(陰性)의 약리를 이용하여 인체의 열독을 맑히고, 그 매운맛[辛味]이 폐로 들어가는 발한(發汗)의 약력을 이용하여 피부의 폐수를 배출해 내며, 마황의 풍사 제거 작용과 배합함으로써 외감 풍열 병사들을 모조리 체외로 몰아냄을 볼 수 있다. 경맥의 기기에 병사의 방해가 없으니 자연히 정상적인 운행으로 복원되고, 장부의 직분이 회복되어 병이 완전히 치유된 것이다.

매운맛은 발산하는 작용이 있어 오행상 금(金)에 속하고 폐부(肺部)의 경맥에 대응한다. 폐는 표피의 모공을 열 수 있으므로, 매운맛의 발산 약력이 일단 폐로 들어가면 땀을 내고 열독을 흩어지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아스피린은 여기서 성질이 서늘하고 맛이 매워 음양오행의 용약법으로 작용을 발휘한 것이니, 그 공효가 알맞게 발휘되어 마황과 완벽하게 짝을 이룰 수 있었다. 마황의 발한 힘을 북돋워 주면서도 마황의 열성(熱性)에 따른 폐단을 없애주어, 심폐의 울열까지 함께 체외로 배출해 주었으므로 가슴속이 화끈거린다고 느끼던 현상도 따라서 말끔히 사라졌다.

맺음말: 만병의 근원이 되는 외감병

이를 보면 똑같이 양약을 쓰더라도 현대의 한의사들과는 달리 장석순은 양약을 땀을 내게 하는 한약의 일종으로 여겨 사용했을 뿐임을 알 수 있다. 사실 만사만물은 모두 음양오행의 속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음악을 포함해서 어떤 것이든 약이 될 수 있는데 하물며 양약임에랴! 당신이 그 음양오행의 속성만 확실히 밝혀낸다면 모두 한의학에 의해 응용될 수 있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나누면 여러분 역시 외감병이 왜 온갖 병의 근원이 되는지 깨달았을 것이다. 만약 풍열의 사기를 줄곧 몰아내지 못한다면 이 병은 낫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복잡한 종합 병증으로 변해 평생토록 괴로움 속에서 지내게 될 것이다.

[주] 글 속의 처방은 오직 한의학의 용약 원리를 해설하기 위해 사용된 것이며, 각 사람의 경맥 상황이 다르므로 약을 쓰는 것 역시 다르다. 오직 증상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약을 복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따라서 병을 치료하고 약을 쓰는 것은 반드시 전문 한의사의 진단을 거쳐야 한다.

자료출처: 《의학충중참서록(医学衷中参西录)》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84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