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징, 구샤오화 기자
【정견뉴스】

2026년 10월 7일, 한 여성이 러시아 연방 이르쿠츠크주 이르쿠츠크시에 위치한 페스트 연구소를 지나가고 있다. (Tatyana Makeyeva/AFP via Getty Images)
러시아의 한 페스트 연구소 소속 젊은 여직원이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이후, 폐페스트 발생 소문이 중국 인터넷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쓰촨성의 한 주민은 발열 증상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후 질병예방통제센터(CDC)로부터 페스트 관련 증상이 있는지 묻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담당 의사로부터 지역 내에서 러시아 페스트 관련자 1명이 이미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며, 네티즌들이 해당 주제로 개인 메시지를 주고받은 후 현지 경찰로부터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러시아 연구소 직원의 의문사, 페스트 의혹 확산
러시아 시베리아의 이르쿠츠크 페스트 연구소(Irkutsk Anti-Plague Research Institute)에서 최근 28세 여성 연구원 다리야 시필로바(Darya Shipilova)가 10월 2일 ‘원인 불명의 중증 폐렴’으로 사망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폐페스트(Pneumonic Plague) 유행 및 연구소 내 바이러스 유출 가능성에 대한 국제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건의 파장이 커지자 세계보건기구(WHO)는 10월 7일 러시아 측에 관련 정보 상세 제공을 요청하고, ‘두 번째 직원 역시 원인 불명 폐렴에 걸렸을 수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중앙아시아 여러 국가가 방역 및 검역 조치를 강화했으며, 몽골은 러시아 접경 지역에서 건강 모니터링을 실시 중이다. 중국 역시 칭하이, 내몽골, 후난, 광둥 등지에서 페스트 예방·통제 주의보를 잇따라 발령했다.
최근 자신을 중국 P4 연구소 직원이라고 밝힌 한 인물은 위챗을 통해 상하이와 충칭에서 각각 1건의 폐페스트 사망 사례가 발생했으며, 두 환자 모두 러시아에서 입국했다고 주장했다. 페스트 관련 소식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일반 대중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쓰촨성 남성 발열 진료 중 의사에게서 페스트 사망 사례 들어
인터넷상 진위 파악이 어려운 상황에서, 쓰촨성 청두의 한 시민이 진료 도중 의사로부터 러시아에서 귀국한 남성이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10월 16일, 청두시 솽류구 주민 쑨징양은 에포크타임스과의 인터뷰에서 발열로 병원을 찾았을 때 담당 의사가 솽류에 러시아에서 귀국한 후 발병해 사망한 남성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쑨 씨는 “11일 인플루엔자(A형 독감) 발열 증상으로 솽류 제2인민병원 외래진료를 받았는데, 의사의 질문 내용을 볼 때 러시아 귀국자와 관련된 건이었으며 페스트와 연관이 있어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에서 돌아온 후 현지 질병예방통제센터에서 전화가 와 페스트에 걸렸을 때 나타나는 증상들이 있는지 확인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의사가 언급한 사례가 러시아에서 솽류로 돌아온 한 남성으로, 귀국 후 이틀 만에 사망한 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쑨 씨는 의사가 몸에 발진이 있는지 물었으나 추가적인 페스트 검사 계획은 없었다며, 증상에 따라 추가 조사 여부를 판단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질병예방통제센터 해명: “페스트 역학 조사는 기밀 사항”
해당 정황과 관련해 본지 기자가 솽류구 질병예방통제센터에 문의한 결과, 남성 직원 한 명이 현지에서 페스트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은 부인하면서도 전화 전수조사가 실시된 점은 인정했다.
그는 “언급하신 상황에 대해 질병예방통제센터가 조사를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페스트와는 무관하며, 주로 발열 여부를 확인하는 조사”라고 해명했다.
솽류 지역 내 페스트 환자 및 사망자 발생 여부에 대해 이 직원은 인터넷상의 정보는 유언비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누군가 페스트에 걸려 입원 치료를 받거나 사망하는 등의 사례가 발생하더라도, 당 기관의 규정상 이는 보안 및 업무상 기밀에 해당하므로 대외적으로 함부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감염병 소식 공유한 네티즌 경찰 경고 받아
당국의 공식 발표와 시민들 증언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가운데, 민간에서 정보가 유통되는 과정에서도 압박이 가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쑨 씨는 또 다른 쓰촨 지역 네티즌 천쓰한 씨로부터 전국 다수 지역에서 관련 확진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천 씨가 언급한 지역은 내몽골, 티베트, 간쑤, 푸젠 장저우, 상하이, 베이징 등이며, 충칭에서도 해외에서 귀국 후 발병하여 사망한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천 씨는 에포크타임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녀는 평소 “24시간 숏폼 플랫폼(도우인)에 접속해 있다”며 최신 동향을 주시하고 네티즌들과 정보를 교류하며 해외 소식까지 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녀는 인터넷 정보에 진위가 섞여 있다며 “많은 내용이 당국에 의해 유언비어로 치부되고 있어 더 말해봤자 소용없다”고 덧붙였다. 천 씨는 솽류 지역 네티즌(쑨징양)과 개인 메시지를 주고받은 후 이미 경찰로부터 경고를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추가적인 세부 사항에 대해 그녀는 입을 다물었다. 모바일 앱들이 감시받고 있어 스스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취재에 더 이상 응하지 않았다.
닝샤 마을 주민 “의심 환자 발생, 유행성 출혈열로 의심돼”
쓰촨성의 페스트 소문 외에도 닝샤의 주민 린 씨는 최근 자신이 사는 마을에서 전염병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고 에포크타임스에 제보했다.
린 씨에 따르면 사촌 오빠의 딸이 최근 발병해 처음에는 감기로 오인받았으나, 이후 병원 검사에서 ‘유행성 출혈열’ 진단을 받았다. 한때 상태가 심각했으나 치료를 받고 현재는 퇴원한 상태다.
자료에 따르면 유행성 출혈열은 한타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제2종 법정전염병으로, 쥐 등 한타바이러스 보균 동물이 주요 감염원이다.
린 씨는 최근 마을에서 유사한 증상의 환자가 또 발생해 시안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당국은 주민들에게 쥐약과 쥐를 잡는 끈끈이를 배포하고 무료 독감 백신 접종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시골 주민의 전언만으로는 해당 질환의 정확한 진단명을 확정할 수 없으며, 이러한 방역 조치가 페스트를 겨냥한 것인지 여부도 단정하기 어렵다.
중-러 물류 통관은 정상, 몽골·미국 등은 경계 강화
중국 내부의 정보 통제가 강화되는 한편, 해외의 반응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에서 근무 중인 중국인 롼 씨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친구로부터 들은 바에 따르면 베트남 당국이 의료 방역을 강화하고 러시아 일부 지역 입국자의 진입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베트남 다낭 시내에 러시아인이 가득한데, 출입국 심사 분위기만 봐도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롼 씨는 “러시아 이르쿠츠크 지역에서 이미 체온 스크리닝이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해당 지역은 러시아 ‘원인 불명 폐렴’ 발생지다.
이러한 소문과 달리 중-러 국경을 오가는 중국 화물차 운전기사들은 국경 검문소 분위기가 평소와 다름없다고 전했다.
10월 12일 만저우리 통관항을 통해 귀국한 중국인 운전기사 쉐 씨는 중-러 국경 통관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검사도 그다지 엄격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운전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개인 방역을 잘하면 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모스크바에서 일하는 후난 잉저우 출신의 운전기사 웨이 씨 역시 러시아에서 두 달간 일하고 있다며, 만약 현지 전염병 상황이 매우 심각했다면 중국 관련 부처가 이미 응당한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보았다.
웨이 씨는 “정말 문제가 있다면 중국 외교부나 국경 검문소에서 중국인들의 출입국을 전면 막았을 것”이라며 “우리는 현장에서 근무 중이며, 격리되더라도 월급은 나온다”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적 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중-러 간 경제·무역 교류는 계속되고 있으며, 중국 당국 역시 대러 지원에 “한계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 왔다.
중국 검문소는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타국의 대응은 확연히 다르다.
주러시아 미국 대사관은 앞서 미국인들에게 페스트 위협에 주의할 것을 경고하며 즉시 러시아 영토를 떠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또한 몽골 보건부는 러시아 이르쿠츠크주에서 폐페스트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폐페스트는 치사율이 매우 높고 비말을 통해 전파되어 대유행을 일으키기 쉽다. 몽골은 비상 대책을 가동하고 국경 검역을 강화하여 감염병의 유입을 엄격히 차단하고 있다.
학자 “당국 정보 불투명할수록 공포심 더욱 확산될 것”
서로 의견이 갈리는 다양한 주장에 대해 학자들은 이러한 소문이 불러온 공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베이징의 학자 양밍은 앞서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러시아 양국 모두 돌발 악재 처리 시 정보 통제와 부적절한 소식의 확산 방지를 최우선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3년 사스(SARS) 사태와 2020년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중국 대중이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대해 높은 경계심을 갖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간 정보가 불투명한 환경에 노출되어 온 중국 대중이 당국의 발표에 신뢰를 갖지 못하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전염병 소문이 퍼질 경우, 해당 사실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더라도 대중 사이에 공포가 급격히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포크타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