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옌
【정견뉴스】

천문학자들이 우주에서 처음으로 초록색 항성을 확인했다. (개념도) (NASA/JPL-Caltech)
학술지 《RAS 기술 및 계측》(RAS Techniques and Instruments)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천문학자들이 사람의 눈에 유령 같은 황록색(chartreuse)으로 보이는 항성을 최초로 확인했다. 이는 백색왜성의 대기가 주변 행성 잔해와 상호작용하면서 발생하는 경이로운 색상 변화를 보여준다.
WD J1330+6435로 명명된 이 초록색 백색왜성은 은하수 용자리 방향으로 지구에서 약 284광년 떨어져 있다. 백색왜성은 태양과 유사한 질량의 별이 핵연료를 모두 소진하고 죽은 뒤 남은 고밀도의 핵심체로, 크기는 지구 정도에 불과하지만 질량은 태양의 절반(지구의 약 16만 5천 배)에 달한다.
핵융합으로 생겨나던 열에너지를 잃은 백색왜성은 남은 열에 의존해 천천히 식어갈 뿐이라 대다수는 백색이나 청백색 빛을 띤다. 그러나 WD J1330+6435는 대기 성분의 극심한 변이로 인해 전에 없던 독보적인 초록색 빛을 발산하고 있다.
“행성 포식”이 바꾼 대기의 색상 팔레트
일반적인 항성의 색상은 주로 온도에 의해 결정된다. 비교적 차가운 별은 적황색, 태양과 유사한 별은 황백색, 가장 뜨거운 별은 옅은 푸른색을 띤다. 그러나 중간·저질량 별의 핵연료 소진 후 남은 고밀도 핵심체인 백색왜성은 평균적인 색상이 백색일지라도 대기의 화학적 진화를 통해 매우 희귀한 색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이자 영국 워릭 대학교의 천체물리학자인 마크 홀랜드(Mark Hollands)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인 별의 색상은 오렌지색, 백색, 푸른색이 거의 전부지만 이 초록색 백색왜성 대기층의 물리적 메커니즘은 매우 특이하다고 지적했다.
홀랜드는 이 백색왜성의 표면이 추락하는 행성 물질의 파편을 흡수하면서 외곽층에 칼슘, 리튬, 특히 나트륨 등의 원소가 풍부해졌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별에서 나트륨은 특정 파장의 오렌지색 빛을 흡수합니다. 하지만 밀도가 극도로 높은 이 백색왜성에서는 나트륨 원자가 주변 헬륨 원자들로부터 지속적인 충격을 받아 나트륨 원자의 에너지 준위가 변하게 됩니다. 그 결과 나트륨 원자가 극히 좁은 범위의 오렌지색 빛만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황색, 오렌지색, 그리고 일부 붉은색 빛까지 대량으로 흡수하게 됩니다. 결국 마지막까지 남아서 방출되는 것이 바로 이 아름다운 황록색 빛이며, 이는 태양과 같은 일반적인 별에서는 불가능한 현상입니다.”
연구 공동 저자인 워릭 대학교 천체물리학자 보리스 갠스케(Boris Gänsicke)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화가가 팔레트 위에서 색을 섞는 것에 비유했다. “백색왜성의 크기는 지구와 비슷하지만 질량은 지구의 약 16만 5천 배입니다. 적은 양의 나트륨이라도 별에서 나오는 빛 중 대량의 오렌지색 빛을 차단할 수 있죠. 팔레트에 섞여 있던 특정 색을 제거하면 최종적으로 출력되는 색상이 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산디에고 캠퍼스의 아담 버가서(Adam Burgasser)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우주 범죄 현장” 같다고 묘사했다. “백색왜성이 행성을 해체했고, 우리는 남겨진 증거를 통해 이 행성의 성분과 그것이 걸어온 긴 형성 과정을 재구성해낼 수 있었습니다.”
연어 핑크부터 자주색까지: 다채로운 백색왜성
연구팀은 지구에서 약 65광년(20파섹) 이내에 위치한 알려진 백색왜성 151개를 분석한 결과, 백색왜성의 색상이 대기 성분에 따라 다양하게 발전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 연어 핑크색(WD J1011+2845): 사자자리(Leo Minor) 방향으로 지구에서 48광년 떨어져 있으며, 현재 알려진 가장 붉은 백색왜성 중 하나다. 갠스케는 로이터에 이 백색왜성의 분홍빛이 외부 행성 물질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 내부 깊은 곳에서 떠오른 탄소 원소가 청색과 녹색 파장대를 강하게 흡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기타 색상: 행성 파편이 풍부한 백색왜성은 황색을 띠는 경향이 있으며, 대기에 수소와 헬륨이 혼합되어 있고 온도가 낮은 백색왜성은 청록색이나 옅은 푸른색 조를 띤다.
지구에서 맨눈으로 이들 백색왜성을 직접 볼 수는 없지만, 홀랜드는 슬론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SDSS) 등의 분광 데이터를 활용해 사람의 눈으로 가까이서 보았을 때의 실제 색상을 계산해냈다. 홀랜드는 CNN에 분광 데이터를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색상으로 복원하는 작업이 멀게만 느껴지던 천체에 “인간적인 유대감”을 불어넣어 차갑게 느껴지던 우주 연구를 한층 더 구체적이고 실감 나게 만들어준다고 전했다.
이번 초록색 백색왜성의 발견은 최근 SF 영화(예: 《슈퍼걸》) 등에 등장하는 가상의 천체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홀랜드는 웃으며 로이터에 “우주는 때로 공상과학 소설의 상상보다 훨씬 더 기이하다는 사실을 증명해 준다”고 말했다.
(에포크타임스에서 전재)
